라틴아메리카 사용법 - HOW TO USE Latin America
에스피노사 벨트란 리엔.연경한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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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 사용법]을 읽어보았습니다. 여행 가이드 책자와 국가 소개 책자 중간 어디쯤 위치하는 이 책은 현재 유로중남미연구소 소장을 역임 중인 저자 에스피노사 벨트란 리엔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애정을 담뿍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을 보기 전에는 여행지 위주로 설명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고 보니 여행지보다는 각국의 역사와 문화 위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쿠바, 칠레, 콜롬비아 총 6개 국가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는 이 책 [라틴 아메리카 사용법]은 우리에게 가까운 듯 먼 지역인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거리감을 한껏 줄여줍니다.

아즈텍 및 마야 문명과 미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유명한 멕시코 부분에서는 국경에서 오히려 멕시코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새롭게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살고자 하는 그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빵의 역사에서 마야 문명에서 옥수수를 숭배해서 옥수수신을 상징하는 남성을 매해마다 선발해서 1년마다 떠받든 후 죽였다는 얘기가 떠올랐는데, 강렬한 태양이 작열하는 지역이기에 가능했던 풍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도시 이미지만 갖고 있는 제게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저자의 말은 개도국과 선진국의 격차를 다시 한 번 일깨우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아직 부족한 만큼 그 잠재력 또한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도 했습니다. 거대석상 라파누이로 유명한 칠레의 경우에는 미식이 유명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책이 가볍고 분량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내용이 꽉꽉 채워져 있고, 각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사진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흥미를 한껏 돋구어줍니다. 말 그대로 [라틴 아메리카 사용법]을 제시하는 이번 책이었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해외여행의 문도 조금씩 열리고 있는 지금, 라틴아메리카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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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의 과학적 원리와 구조 - 1942년 이후 우주 로켓과 인공위성 발사체의 기술과 발전
데이비드 베이커 지음, 엄성수 옮김 / 하이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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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로켓의 과학적 원리와 구조]는 받아보고 두 번 놀란 책입니다. 처음엔 그 크기에 한 번, 읽을 때는 저자의 정성과 지식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책이 생각보다 너무 커서 이거 백과사전인가..? 싶었는데 읽고나니 일반 도서 크기였으면 책 내부에 삽입된 삽화나 도면 등을 알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르몽드 세계사나 NGC의 백과사전 등에서 세계사나 지리 등에 관해 굉장히 잘 편찬하는 편인데 이번 출판사도 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베이커는 전 나사 항공우주국 출신으로 90여권이 넘는 책을 집필한 이력을 가진 베테랑 우주작가입니다. 이번 책은 로켓 과학의 기초 원칙부터 현재 독일, 미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개발 중이거나 개발된 로켓과 발사체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저술되어 있어 고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두루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세한 저술과 도면이 이른바 우주덕후들을 설레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실 저와 같은 일반인으로서는 로켓 내부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필요에 의해 공부하는 게 아닌 이상 그렇구나~~놀라워라! 하고 지나가겠지만 관련자와 흥미를 가진 분들에게는 정말 단비와 같은 책이 되어줄 테니까요.

냉각이 재생/증발/필름/탈격 네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은 요제프 괴벨스 (전 나치 선전장관)가 명명한 v-2였으나 후에 독일 디자이너 팀에 의해 a-4 로 변경되었다는 점, 최초로 성공한 비행은 미국의 바이킹 로켓이었다는 점 등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1장은 로켓의 장치에 대한 설명이라 좀 어려워서 건너뛰고 2장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로켓이나 우주과학에 관심 많은 분들은 필히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주과학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면 이 책 하나만 읽어도 기초는 완료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찬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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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 식물의 사계에 새겨진 살인의 마지막 순간
마크 스펜서 지음, 김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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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입니다. 저자인 마크 스펜서는 세계적인 법의식물학자이자 식물학 컨설턴트로, 자연사박물관에서 식물학 큐레이터로 12년을 근무하다 우연한 기회로 법의식물학에 뛰어든 사람입니다. 현재는 컨설팅, 강의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책에서도 걸출한 입담을 자랑합니다. 번역본이라서 말투가 딱딱한 느낌인데 실제 원서로 접해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라길래 미스터리 소설이나 CSI, 로앤오더 같은 범죄수사 드라마에 나오듯이 독성식물로 사람을 죽인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려나? 하는 흥미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자는 초반에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하면서 땅땅 쐐기를 박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은가 봐요. 이 책에서는 법의식물학자로서의 고충, 식물의 생태를 통해 어떤 식으로 범죄가 이루어졌는지, 수사 집단의 생태계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블랙베리덤불, 꽃가루, 아이비 등을 통해서 범죄를 추적하는지를 독자에게 설명해줍니다. 꽃가루가 나왔던 에피소드에서는 미드 엘리멘터리였던 듯 한데, 드라마에서 식물을 통해서 범죄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추적하던 에피소드가 생각났는데요, 상당히 현실적으로 잘 반영했던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드라마 특유의 허구는 당연히 있겠지만요

책을 읽으면서 미디어와 현실과의 간극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찰, 의사, 판사 등 미디어에서 자주 다뤄지는 직업의 경우 화려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이 잘못된 편견을 갖거나 환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책에서는 미디어의 허구성을 잘 짚어준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쉬운 직업은 없다는 점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기도 하면서요. 식물학자이니만큼 식물의 생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때 왠지 조너선 드로리의 [식물의 세계]와 그 애정이 겹치는 느낌이었는데, 한 분야를 오래 파고든 사람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가 시니컬한 유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습니다. 또한 수사가 얼마나 터프한 일인지를 알려주기도 한 책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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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 - 나를 지키는 거리두기의 심리학
송주연 지음 / 한밤의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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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 [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는 보자마자 웃음이 났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에 너무 와닿아서 그랬던 듯합니다. 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너무나 많은 인간관계에 얽혀 있는 우리는 그 촘촘한 관계 속에서 힘들어질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 영화 어바웃어보이에서 인간은 섬과 같다. 하지만 서로 연결된 섬이다. 라는 대사를 보고 큰 공감을 느꼈는데, 인간의 특성을 이보다 잘 짚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그 관계 자체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까요. 그만큼 남과 자신 사이의 거리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번 책의 저자인 송주연 심리상담사는 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인지 책에서도 깔끔한 필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알맹이인 심리 상담은 그 필력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느꼈습니다. 흔히 심리상담을 할 때 자기자신을 들여다보라고 말합니다. 인터넷과 같은 신빙성이 부족한 소스에서는 본인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얘기하지만 아무리 자기자신이라고 해도 인정하기 싫은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자기자신을 무조건 사랑하는 게 아니라 타인화, 객관화해서 들여다보라고 제시합니다. 보다 온전한 자기자신이 되기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면에서 이번 책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서문에도 나와있듯이 무례한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좀 더 알고싶었는데 이번 책은 그보다는 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책이었기에 그에 대한 사례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좀 더 단단한 내가 된다면 그런 사람들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도 좀 더 견고해질 테니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목 그대로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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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게임
제니퍼 린 반스 지음, 공민희 옮김 / 빚은책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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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소설은 세계적으로 히트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시류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속게임]입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심지어 자매조차 동복이 아닌 이복자매인 가정의 고등학생 에이버리는 사실상 사회경제적 계층의 저 밑단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그녀에게 데이비드 호손이라는 자가 찾아와 토비어스 호손이라는 노인의 유산 상속녀가 되었다는 놀라운 얘기를 전해 듣습니다. 상속 금액은 자그맟니 462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55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치인데요, 여기서 그냥 받는다면 소설이 진행이 되지 않겠죠? 바로 토비어스 호손의 대저택에서 손자 4명과 함께 1년간 거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 플롯만 들었을 때는 스릴러인가? 스릴로맨스 장르인가? 싶었는데 읽고 나니 칙릿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트와일라잇 같은 틴에이지 소설보다는 조금 더 묵직한 소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초반 본인의 생활을 얘기할 때에는 트와일라잇이나 헝거게임이 떠올랐는데,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문체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번역가분이 왠지 번역을 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왠지 원서를 보면 아주 쉬운 영어로 쓰였을 것 같다는 느낌을 군데군데 받았습니다.

연고가 없는 노인으로부터 거액의 상속을 이어받으며 그에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는 영화 [나이브스 아웃]이 떠오르기도 했고, 미남 4명과 한 집에서 생활하며 묘한 로맨스 기류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는 드라마 상속자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같은 로맨스 프로그램이 떠올랐습니다. 이 점만 봐도 흥행거리를 콕콕 박아놨기 때문에 페이지가 금새 넘어가는 책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상속녀로서 재벌의 삶을 체험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일약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훌쩍 뛰어오르기 때문에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이면서도 두려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데, 단지 재력의 좋은 점만을 설파한 게 아니라는 점이 틴에이저 대상 소설이었음에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소설은 3부작의 첫 권으로 시리즈의 첫 장을 알리는 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결말을 궁금해했던 분이라면 끝이 왜 이러지? 하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절묘한 부분에서 끊었기 때문에 마치 시즌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작품 전체에서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것을 보면 작가도 MZ 세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기성 작가가 원하는 젊은 작가 특유의 감성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리 쓰지 않고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고 계신다면 추천 드리고 싶은 [상속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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