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고 쌓인 콤플렉스나 질투심이 끓는점을 넘어서 일어나는 대폭발, 분명 그것이야말로 ‘펑크’일 것이다. 쓰레기 산에서 발생한 가스가 자연 발화하며 일어나는 폭발과 닮았다. 당연히 그것은 빛이 닿지 않는 바닥 부근에서밖에 생겨나지 않는다. 아니, 바닥에서 생겨나지 않는 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해설 中)
..미스터리는 레고와 비슷하다. 둘 다 미리 형태가 정해져 있는 크고 작은 파트를 조합하여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나간다. 세상에는 엄청난 사람이 많기에 레고든 소설이든 같은 파트를 사용해 잘도 이런 대단한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고 놀라는 일이 종종 있다. ‘작은 블록’을 모아서 실제 크기의 인간이나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고, ‘있을 법한 일’을 차곡차곡 쌓아서 대모험이나 대범죄를 그리거나, 혹은 멋지게 독자를 속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밖의 온갖 것과 마찬가지로, 레고나 미스터리도 진화한다. 레고를 예를 들자면, ‘스타워즈’의 전함이나 중세의 성 등 사전에 미리 모양이 정해진 상품이 있다. 모든 파트가 ‘그것 전용’으로, 일종의 프라모델처럼 정해진 파트를 정해진 방식대로 확실히 조합해나가면 최종적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완성품을 보면 세부적인 표현까지 무척이나 정성껏 만들어져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만 이런 진화된 레고 세트에 대해서 "이런 식이라면 뭐든 가능한 거 아닌가? 이런 건 레고가 아니야"라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레고 조각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완전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지 않느냐, 하는 주장이다. 분명 그런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미리 형태가 정해져 있다고 해도 아름답게 완성된 모습을 보면 역시 순수하게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