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was located in Kampung Sungai Beruk, the "village of the river of apes". Well, better than a river of piss, at least. There was a lot of jungle around there, but strangely no discernible river, and I’d not seen many monkeys in the trees behind the house either, so I often wondered where the name could have come from. I could have said the same for many other places in Brunei actually; names here tend to have rather random mea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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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을 휘두르고 바닥을 박차며 곁눈질 한 번 하지 않고 열심히 달렸다. 가속하는 다리는 그때까지 잠들어 있던 진정한 자신이 눈을 뜬 듯 가벼웠다.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화살처럼 사라졌다. 그때 몸속의 모든 세포가 하나도 빠짐없이 불꽃을 내뿜는 것 같은 감각을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형은 살해당했고 부모는 나를 남기고 미국에 갔다. 그래도 만년상업대루의 구둣가게에서 농구화를 훔쳤을 때 나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그냥 살아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살려고 했다. 우리 앞에 이제 막 시작된 여름방학이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기억이 불러온 감각은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것과 비슷했다. 유리컵에 물을 붓는 것처럼 추락의 풍경은 사라지지 않고 내 몸을 채웠다.

..나는 진심 안타까운 것처럼 행동했지만 사실은 한수밍이 아무 데도 없어서 좋았다. 만약 발견되면 우리는 잔혹한 짓을 하게 되었을 테니까. 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나와 제이의 관계는 뒤틀려 있었다. 화해하기 위해서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아아, 집오리가 된 기분이야." 바닥을 쓸면서 아강이 커다란 목소리로 내뱉었다. "막대기를 든 녀석이 우리를 어딘가로 몰고 가는 것 같아."

...그 떠들썩한 날들 속에서 나는 그저 불행할 것이라는 예감에 겁먹었던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인데 불행의 예감은 불행 자체보다 호되다. 거대하고 사악한 싹이 트고 있는 그림자의 정체가 작고 귀여운 생명체일 때도 있다. 사람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반대로 무슨 일에든 불행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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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는 망자들이 항상 그러하듯 과연 망자답게 유달리 묵직하게 누워 있었다. 빳빳하게 굳은 사지는 관 바닥에 푹 잠기고 영원히 젖혀진 머리는 베개에 닿아 있었으며, 여느 망자들처럼 밀랍같이 누런 이마와 움푹 꺼진 관자놀이의 맨살, 윗입술을 짓누를 듯 우뚝 솟은 코를 내놓고 있었다. 그는 표트르 이바노비치가 보지 못한 사이에 더 여위어서 몹시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모든 망자처럼 아름답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의미심장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는 해야 할 일을 해냈고 더욱이 제대로 해냈다는 표정이 어리어 있었다. 그 밖에도 아직 살아 있는 자들에 대한 책망이나 무언가를 경고하는 기색이 담긴 표정이었다....

...이반 일리치는 자기 권력을 남용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바로 이런 권력을 의식하고 그것을 부드러이 부릴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새로운 직책이 주는 흥미와 매력의 핵심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새로 단장한 집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항상 그렇듯이 아무리 살기 좋은 집이어도 딱 방 한 칸이 부족하기 마련이고, 또 수입이 늘어나도 딱 얼마가, 그러니까 500루블 정도가 부족하긴 했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특히 집 단장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서 뭘 더 사들이고 주문하고 재배치하고 다듬고 손봐야 할 것이 여전히 남아 있던 시절이 참 좋았다....

..이러한 거짓 말고도, 혹은 그 때문에 더더욱 이반 일리치를 괴롭힌 것은 아무도 그가 바라는 만큼 그를 불쌍히 여겨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기나긴 고통을 맛본 뒤에 이반 일리치는 때때로 이렇게 고백하기가 창피스럽지만, 누구든 자기를 아픈 아이처럼 그저 불쌍히 여겨 주길 무엇보다 바랐다. 아이를 어루만지고 달래 주듯 상냥히 쓰다듬고 입을 맞추고 자신을 위해 울어 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턱수염이 허옇게 센 고위 판사에게 아무도 그렇게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쯤은 알았다. 그럼에도 어쨌든 그래 주길 바랐다. 그런데 게라심과 있으면 그 비슷한 뭔가를 느꼈고, 그와의 관계에서 위안을 얻었다. 엉엉 울고 싶고,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울어 주고 어루만져 주길 바랐던 이반 일리치는 법원 동료인 셰베크가 찾아오자 울음을 터뜨리고 다독임을 받기는커녕 곧장 진지하고 엄격하고 고뇌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관성에 따라 상소심 결의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그것을 집요하게 고수했다. 이 거짓,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거짓이야말로 이반 일리치의 마지막 나날을 독살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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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p.
..우리나라의 옛 마을에는 서원이 있고, 산속엔 절집이 있다. 절집은 아무리 허름해도 온정이 느껴지는데 서원은 아무리 번듯해도 황량감과 황폐감만 감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사실, 사람이 살고 안 살고의 차이이다. 선암서원 대문이 열려 있을 때 촌로들이 거기에 와서 나무토막을 베고 누워 정담을 나눌 때는 지나가다가도 들러보고 싶은 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문 열고 들어가라고 해도 무서운 집이 되고 말았다.

485p.
..운문사 솔밭은 우리나라에서 첫째는 아닐지 몰라도 둘째는 갈 장관 중의 장관이다. 서산 안면도의 해송밭, 경주 남산 삼릉계의 송림, 풍기 소수서원의 진입로 솔밭, 봉화군 춘양의 춘양목…… 내 아직 백두산의 홍송을 보지 못하여 그 상좌를 남겨놓았지만 남한 땅에 이만한 솔밭은 드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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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271p.
..나는 미륵사탑의 아름다움과 복원된 탑의 미움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가를 곰곰이 따져보았다. 그것은 실제로 돌이 죽어 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복원된 탑은 자연석이 아니라 인조석으로 만든 탑처럼 보인다. 돌을 정으로 쪼은 것과 기계로 깎은 것의 차이인 것이다. 그리고 낱낱 부재를 이어맞춘다는 것은 돌 하나하나의 성격이 살아 있는 연결이어야 하는데 복원된 것은 마치 긴 돌이 없어서 그랬다는 듯이 낱장 낱장의 성격을 죽여버리니까 이같이 박제된 시체처럼 된 것이다. 그것은 기계만 과신하고 손의 묘를 가볍게 생각한 탓이다. 요즘 유행하는 무덤 앞의 석물들이 옛날 것과 달리 멋도 없고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도 정으로 쪼은 것이 아니라 기계로 깎은 것이라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형식상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도 정신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는 공사계획과 견적에 따라 석조물을 복원한다는 생각에서 한 것임에 반하여 백제 사람은 절대자를 모신다는 종교 하는 마음으로 했다는 사실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리라.
..그래도 이 미륵사의 20세기 석탑이 아름답게 보일 때도 있다. 그것은 해 넘어간 어둔 녘 희끄무레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다. 하기야 그런 상태에서는 어떤 여인도 다 괜찮아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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