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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교환소 ㅣ 그래 책이야 29
김경미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나는 직감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이야기 일거라고.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엄마의 목소리를 가지고, 금기시?되는 일들을 하다가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아이의 이야기.
그런데 이 단순한 스토리가 제법 여운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를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또 엄마가 전화하면 바로 들어주는 일들을,내가 전화를 했을땐 들어주기는 커녕
전혀 먹히지 않던 경험을.
많은 아이들이 지운이와 같은 일들을 경험해 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의 이야길 들어주고, 믿어주고, 힘들면 쉬라고 해야 하는 일들을 우리는
어떤 일이 생기기 전까지 잘 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읽으면서 지운이의 마음이 되어보기도, 엄마의 마음이 되어보기도 했다.
우리 아들 한테도 묻고 싶다. 목소리 교환소가 있다면 너는 누구의 목소리를 갖고 싶니?라고.
살짝 걱정도 된다. 우리 아이도 이런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으려나...
책의 내용이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아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목소리 교환소에 있던 병들에 써 있던 말들이 생각난다. 우리가 살면서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할 이야기들은 다 그 병들 속에 있었다. 목소리 교환의 대가로 지불한 말들이니 정말 가치로운
말이겠지.
우리는 아직 목소리 교환소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말들도 다 내안에 있다.
목소리 교환소보다 더 중요한 내 마음의 교환소에 부탁해 보자. 이젠 마음을 표현하자고.
말 안해도 알 거라는 말은 우리도 알지 않나. 모를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위하는 일인지 내 마음이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시키는 일들인지 생각을
해 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아이가 더이상 아이가 아닐때 해 보지 못한말,
하지 못한 일들로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운이가 떡볶이집에서 일인분을 시키고, 아줌마의 눈총을 받는 장면에서는 그냥 속상했다.
아이가 일 인분을 먹든 혼자 왔든 아이가 쭈뼜거리지 않을 좋은 어른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우리 아이가 동전을 모았다. 근처 편의점에 가서 동전을 지폐로 바꿔달라고 하자 여기가 은행이냐고 화를 내서 챙피한 마음으로 그냥 나왔다고 한다. 동전을 모아 지폐로 바꿀 수 있다고
신이났던 아이의 마음은 여기까지 였다. 꼭 그렇게 아이를 대했어야 했을까? 설명을 해주었다면
알아들었을텐데. 조금 더 부드럽게 말해 주어도 좋았을텐데.
물론, 그곳이 지폐를 교환해 주어야 하는 곳은 아니다.
또 바빴거나, 정말 지폐로 교환해주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른이 그랬다면
그렇게 대했을까?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고, 또 아이한테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 감정은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
목소리 교환소라는 책이 나온 것도, 이 책을 읽고 나서 하는 생각들도 이런 마음에서 멀리
빗겨가지는 않는 것 같다.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이다 '갑갑한 세상' 아이도 어른도 모두 갑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