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 사탕은 내가 이미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알사탕 ㅣ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내 주머니에 이런 알사탕이 들어있다면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 읽어 주려고 샀는데 내가 더 감동해버렸다. 읽다가 미야니시 타츠야의 "와! 신기한 사탕이다"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비슷한 사탕이야기지만 와 신기한 사탕이다가 조금 더 단순하고 유쾌하다면 알사탕은 감성면에서 많이 다른 느낌이다. 혼자서 노는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아이가 사실은 많이 외롭고, 아닌척 하고 있었다는것. 알사탕의 모양들이 그 대상을 나타내는 특징과 닮아있어서 추측해보는 재미도 있네. 까끌까끌한 아빠의 수염을 닮은 사탕, 우리집 개의 무늬랑 닮은 사탕, 그리고 풍선껌.. 핑크색 풍선껌은 읽다가 내가 목이 메었다. 다른 이들은 다 만날 수 있지만 풍선껌은 하늘에 계신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에.

이런 생각을 해 낸 작가님이 참 존경스럽다.

나에겐 누구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탕이 필요할까. 큰 아이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 하지는 않았는지, 슬그머니 반성이 든다. 그 사탕을 갖고 있으면서도 모른체 했던 것은 아닌지.

알사탕 한 알이지만, 한 봉지를 한꺼번에 먹은 듯한 마음을 들게 한 이야기. 다른 이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는 없지만 사탕이 없어도 사랑해 정도는 말 할 수 있고,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한 착.하.고.멋.진.이.야.기.

사탕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주변엔 분홍색이라곤 없는데,
누구 목소리가 들릴까?
어, 말랑하다. 속에 껌이 들었네. 그것도 풍선껌.
풍선을 불었더니 휙 날아가 버렸다.
한참 있다가 제멋대로 돌아와서는
뻥 터졌다. 그것도 내 귓가에서.
‘동동아 잘 지내지?‘
할머니 목소리다!
‘할머니 내 목소리 들려?‘
나는 풍선을 커다랗게 불어 보냈다.
풍선이 되돌아 왔다. 펑!
‘아주 잘 들려. 할머니는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어.
여학교때 친구들을 모두 만났거든. 옛날처럼 막 뛰어다니면서 논단다.
동동이도 친구들이랑 많이 많이 뛰어 놀아라.‘
풍선껌은 잘 뭉쳐서 식탁 밑에 붙여 두었다.
이제 할머니와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