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 줘유 큰곰자리 5
이승호 지음, 김고은 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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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지금의 아이들이 이 시절을 이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83쪽의 짧은 동화책이지만, 이 안에는 순수했던 1960년대의 생활 모습이 녹아있고, 그 시절 아이들의 삶이 들어있다. 충청도 시골마을에 사는 1학년 민재가 처음 맞이하는 방학! 독후감이 뭔지도 모르는데, 집에 읽을 동화책이 한권도 없는데 독후감 숙제가 생겨버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버지와 채선생님댁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나도 어릴땐 보물섬 같은 잡지 한권을 사주면 한달내내 행복했다. 아마 이 책을 사는것도 뭔가 해야?사주시지 않았던가 싶다. 우리집에는 책이 별로 없어서 책이 많은 집에 가면 부럽고, 서점에 가서 꽂힌 책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집집마다 전집이 넘쳐나고, 세상이 좋아져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많이 생겼는데 도서관에 가보면 마음이 풍부해 지는 책을 찾아보기 보다는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학습만화책만 보는 친구들과, 한 구석에서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 모습이 마음에 걸리는 시절이 된것 같다.)

민재가 우여곡절 끝에 얻어 온 동화책은 걸리버 여행기다. "제목 걸리버 여행기. 지은이 조나단 스위프트. 민재는 '성이 조 씨인가? 이름이 뭐 이렇디야...'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순식간에 걸리버의 세계로 빨려들어 간다. 여름방학 내내 민재는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또 읽고, 걸리버가 된 상상을 하며, 바느질 상자에서 실타래를 꺼내 제 몸을 칭칭 감아 소인국에 잡혀 온 걸리버가 돼 보려고 하기도 한다. 개학날 당당히! 걸리버 여행기를 학급 문고로 기증을 하고 친구들에게 혼자만 하던 걸리버 놀이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며, 친구들도 걸리버 여행기를 앞다투어 읽게 되는데...민재는 독후감 숙제로 교장선생님께 상장을 받는다. 그 독후감의 내용이 너무 솔직담백 귀엽다.

[채 선생님한테 걸리버 여행기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그래서 여름방학동안 걸리버 여행기를 읽었다.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걸리버가 됐다고 생상해 보았다. 소인국에 가서 거인도 돼보고, 거인국에서 난장이도 돼보고, 말나라에서 똑똑한 말도 돼 보았다. 그러다가 아버지도 되고, 엄마도 되고, 형도 되고, 누나도 되고, 봉구도 되고, 해당이도 되고, 선생님도 되고, 소도 되고, 돼지도 되고, 닭도 되고 개구리도 되고, 송사리도 돼 보았다. 그러다보니 이상한 일이 생겼다. 아버지, 엄마, 형, 누나, 봉구, 해당이, 선생님, 소, 돼지, 닭, 개구리, 송사리가 더 좋아지는 것이다. 오늘은 또 어디에 가서 무엇이 될까?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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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민재처럼 책을 좋아해서 책속의 이야기를 내것으로 만들어 보는 독서가 진짜 독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독서 논술 학원을 다니고 감동을 배워야 하는 요즈음...민재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 예쁜 아이와, 그 시절이 그리워 진다. 다독이 유행하는 시절인데 슬로우 리딩을 몸소^^체험한 민재에게 나도 상을 주고 싶다.

사족을 붙이자면 책속에 나온 그림들 또한 마음에 쏙 든다. 똥호박의 김고은 작가님이 그림을 그렸는데 아이다운 생동감 있는 모습과 순수함이 표현되어 글을 더욱 마음에 와닿게 도와준것 같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책을 읽는 다는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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