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들썩들썩 보건실의 하루
첼시 린 월리스 지음, 앨리슨 파렐 그림, 공경희 옮김 / 미디어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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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보건실에 가는 경우는 당연히 어딘가 아파서 처치를 받으러 가겠지만,

이 그림책을 읽으며 과연 보건실에서 학생들은 단지 처치만 하는 것일까?란 생각을 해본다.

이 작은 공간에서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아픈 곳의 경중을 떠나 위안을 함께 받는 다는것을.

이가 흔들리는 경우도 많이 봐왔기에 참으로 공감이 됐다.

많이 흔들리면 어련히 살짝만 건드려도 빠질것인데, 아이들은 그것을 참지 못한다.

어쩌면 그 이가 흔들리는 불안함을 보건실을 다녀 옴으로 인해서 해소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곘다.

물론 보건샘이 그자리에서 흔들어서 빼주시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들이 왔다갔다 과정에서(자신이 대부분 손으로 흔들며 또는 만지며 간다.) 더 흔들리게 되거나

집에 가서 치과에 가서 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알면서도 꼭 가게 된다.

책의 면지에 있는 다양한 색의 반창고가 이 책의 다채로움을 먼저 보여주는듯하다.

그림체는 편안하기 보다 약간 개성이 있지만, 아이들의 특성과 선생님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아이들의 아픔을 살피는 어려운 일을 하는 보건 선생님이 노래를 부르며 출근 하시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런 분은 학생들에게 굳은 얼굴을 잘 안보일거 같다.

보건실 정리가 끝나고 학생들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림책 왼쪽 끝에 보건실 방문일지를 그려 넣어, 학생들이 하나둘씩 찾아 올떄 마다 빈칸이

채워져가는것도 그림책에서 찾은 쏠쏠한 재미이다.

이들이 모두 다 치료가 된 것은 아니지만, 치료라고 봐도 무방할듯하다.

재채기가 심한 아이, 이가 있는 아이,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아이. 모두가 다른 처치를 받지만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심장이 아픈 아이에게 전해 준 메모지에서는 웬지 모를 울컥임이 느껴진다.(선생님..감사합니다.)

학기초에는 아픈 아이들이 많다. 정말 아프다기 보다 학기초라 적응을 하면서 아픈 느낌이 더 많이 드는것도 같다.

그림책 면지의 반창고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쓰- 윽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해본다. 학기초보다 방문횟수가 현저히 줄어들 아이들의 모습도 기대하면서.

마지막, 보건선생님의 집에서 마중나온 반려견의 모습을 보며, 또 여기에서 위로받는 보건선생님의 모습에서 누구에게나 하루의 끝엔 휴식과 위로, 평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든다.


보건실에서 하는 일 만이 아닌, 그 안에서의 따뜻함까지 보여준 좋은 책이었다.

제목에 있는 "와글와글 들썩들썩"이라는 말로 담기 힘든 큰 의미를 헤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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