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 - 기능 저하의 함정에서 벗어나 내 몸을 제대로 돌보는 법
김광일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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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린아이나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노인을 보기가 더 쉬운 요즘이다. 노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고, 동네에서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 노인들을 위한 주간보호 센터나 재가 방문 등의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환갑만 해도 ‘장수’의 범주에 들어가 동네잔치를 열 정도였지만,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시선도 ‘세 번째 스무 살’이라거나 ‘아직도 청춘’이라 표현하며 노인보다는 중년에 가깝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사회적인 체감과 달리 생물학적으로 떨어지는 신체기능은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하게 한다. 대단한 질병은 아니어도 이곳저곳 몸에서 불편한 신호가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했던 노동이나 활동에도 며칠의 회복기가 필요하며 나이 듦은 어쩔 수 없다 느끼게 만든다. 이제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데 떨어지는 신체기능과 노화를 긴 세월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죽기 전 10년은 다들 ‘앓다가 간다’는 게 일반적인 것처럼 말하는 요즘, 이를 체념하고 혹은 외면하기보다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남은 것 같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 내과 전문의인 김광일 교수는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를 통해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을 통해 깨달은 후회 없이 나이 드는 법을 설명한다. 막을 수 없는 노화 앞에 어떻게 나이가 들더라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생물학적 변화를 넘어 심리적·사회적 관점에서 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 질병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배우자·자식·친구를 비롯한 사회적 네트워크, 경제적 준비, 은퇴 후 시간을 보내는 방법 등 현실적인 가이드를 제안한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모두가 늙고 결국은 죽음을 향해 다가가지만 누군가는 노년의 시간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고, 누군가는 질병으로 괴로워하거나 준비 없는 노년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다가올 마지막만 기다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그저 오래 사는 장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스스로를 움직이며 자신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앞가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행복하겠지만, 돌봄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긴 병 앞에 효자는 없다’는 옛말처럼 가족이나 자녀, 부양자와의 관계까지 악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슬슬 중년을 넘어서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을 보며, 또 노년의 삶에 두려움이 생기는 요즘의 분위기에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나이 들고, 어떻게 내 몸을 돌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점을 세울 수 있었다.


책은 노화와 노쇠의 차이, 건강수명과 수명 연장 등 노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 그리고 쉽게 궁금해하는 의학적인 질문에 답을 내리며 시작한다. 나이 듦으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는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늙어서 쇠약해지는 노쇠는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나이 먹는 것은 모두가 똑같지만 개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능에 따라 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체감이 다를 수 있고, 이는 수명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은지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보통의 노년 건강에 대해 식단이나 운동계획, 생활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건강한 노년은 몸보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접근법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목표를 만들고, 부족함보다 남아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 질병을 앓더라도 이에 대해 걱정하는 집착을 내려놓고, 타인과의 비교나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거리 두기의 필요성, 지나간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이나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등의 마음 법칙이 오히려 실용적이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배우자, 자식, 친구 등 노년을 지탱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과 함께 더 이상 가족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돌봄에 대한 지적은 물론 은퇴 이후 노년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와 시간관리에 이르기까지 노년 생활을 위해 갖추어야 할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한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스스로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식사, 질병관리, 약 복용, 운동과 같은 영역의 건강관리법까지 일상에서의 실천방법도 포함하고 있어 노년이라는 삶 자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포괄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은 노년 건강에 대한 접근을 식사와 운동, 질병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생활과 마음가짐이라는 측면까지 고려한 제안을 담은 책 덕분에 노화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전달뿐 아니라, 실제 노년기의 독자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현실적으로 계획하고 그려보며 생활습관을 고쳐나가는 실용서로, 아직 노년기 이전의 청년·중년층에게는 부모님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 미리 노년의 삶을 이해하는 설명서로 읽히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20여 년간 노인 환자를 진료하고 가족과 상담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노인의 치료는 단순히 병 하나를 고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질병이 치료된다 하더라도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고, 또 환자가 처한 경제적인 상황이나 가족과의 관계, 돌봄의 환경이 어떠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질병뿐 아니라 환자의 기능이나 생활환경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잡기 보다, 노년을 앞둔 개인 스스로 혹은 부모님의 노년을 앞두고 미리 이 노년을 ‘준비’한다면 노화를 막을 수는 없어도, 후회 없이 나이 들며 노쇠하지 않은 노년의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마냥 다가오는 게 두려운 노년과 죽음, 그리고 조금씩 떨어지는 신체기능과 질환 등은 사실 외면하고 싶은 주제였다. 조금씩 ‘아이고’ 소리가 늘어나는 부모님을 보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혹은 나의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잘 늙는다는 것은 몸만 살핀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식사와 운동, 생활습관이나 약 복용 같은 신체적인 측면뿐 아니라 인간관계나 마음가짐 등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측면까지 고려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노화를 제대로 이해할 때, 병이 있더라도 잘 살아가며 마지막까지 나에게 소중한 것을 지켜낼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노화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지금부터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노년을 맞이했더라도 남은 삶을 후회 없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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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11가지 법칙
체탄 바갓 지음, 이선미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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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도 뛰어난 인물이 나온다는 뜻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사교육 없이 혼자 독학으로 명문대에 합격하거나 어려운 사법고시를 통과하는 등 과거에만 해도 ‘노력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정설처럼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부모의 능력이나 가정 형편에 따라 금수저, 흙수저 등으로 계급을 나눈 일명 ‘수저론’이 등장하기도 했고, 갈수록 가난의 대물림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가 가진 막대한 부를 물려받아 갓 서너 살짜리 아이가 건물이나 부동산을 소유하며 엄청난 수익을 얻기도 하고, 누군가는 취업을 하고 돈을 벌며 아등바등 살아도 평생 내 집 장만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나 희망은 헛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저 정해진 나의 계급을 받아들이며 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공평하지 않은 세상, 불리한 출발선에 원망하지 말라 말하는 이가 있다. 전 세계가 사랑한 〈세 얼간이〉의 원작자이자, 판매 누계 1,200만 부 이상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체탄 바갓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를 통해 공정과 평등이 희미해진 현대에도 노력의 의미까지 사라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보이지 않는 세상의 문턱을 넘어 어떻게 성공에 다다르고 오롯이 ‘나’로 성장할 수 있는지 총 11가지의 인생 비법을 소개한다.


책은 배달 앱을 통해 점심 식사를 주문한 어느 날, 도착 예정시간이 30분이 넘도록 오지 않은 어느 날에서 시작한다. 배달 오토바이는 1km 떨어진 곳에 멈춰진 채 연락을 받지 않았고, 시간이 지난 후 땀에 젖은 배달 기사가 나타나 오토바이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늦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배달 중 사고’로 생각할 수 있지만, 체탄에게는 그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수리를 하고 오느라 늦었다는 배달기사의 말과는 달리 오토바이의 이동은 전혀 없었던 것. 안절부절 하는 배달 기사에게 체탄은 괜찮냐는 물음을 던진다. 실은 괜찮지 않다는 대답을 하던 운전기사는 눈물을 흘리며 진실을 이야기한다. 사실 오토바이는 고장 나지 않았다는 것. 8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이별을 고했고, 그녀에게는 더 좋은 조건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상심한 탓에 배달이 늦은 것이다.


그는 이야기한다.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자신의 인생은 끝이 났다고. 돈도, 미래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다고. 이제 스물아홉 살인 그에게 체탄은 묻는다. 왜 삶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냐고. 그는 답한다. 운명 탓이라고. 그저 이렇게 타고났을 뿐이라고. 그런 그에게 체탄은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참 편리한 운명이라며. 당신 대신 모든 책임을 져주니 말이에요 하며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그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매일 자신이 주문하는 배달 주문을 그가 가지고 온다면, 인생에서 알아야 할 진실,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칙을 일깨워 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렇게 시작한 체탄의 가르침. 비단 그들이 사는 인도뿐 아니라 계급론, 수저론을 이야기하며 ‘인생은 어차피 뻔한 결과’라 믿고 있는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나아가 새로운 삶,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에 대한 자극을 주었다. 그가 하루에 하나씩 전하는 11개의 인생 법칙을 읽고 실행하다 보면 어느덧 상심에 빠진 배달기사와 같던 우리의 인생도 체탄의 삶처럼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가 책에서 이야기는 인생의 법칙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간단한 시도에서 시작한다. 첫 번째, 일단 움직여라.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며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기보다는 실행을 먼저 택하라는 법칙이다. 뚱뚱했던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면, 식단, 운동계획을 세우고 움직일 것을 제안하며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이유, 계획과 습관의 문제를 함께 다룬다.


두 번째, 마음의 파도를 다스려라. 감정이 충동적인 반응으로 끝나지 않도록, 냉정함을 유지하고 타인에게 너그럽게 대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는 이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당신이 먼저다. 타인의 기대나 주변 상황을 읽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꼭두각시 같은 삶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누가 되었든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내용은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져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


네 번째, 세계와 소통하라. 이 파트에서는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면 특정 직군에서 일하거나 인정받을 수 없는 인도에 국한된 조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을 지나치게 어렵게 여기지 말고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 나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 속 발전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삶의 관점을 바꾸고자 하는 시도가 변화와 성장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좋은 자극이 되었다.


다섯 번째는 쾌락의 이자에 대해 다룬다. 현실이 퍽퍽하고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줄어들게 되면서 값싸게 쉽게 얻을 수 있는 ‘싸구려 도파민’에 혈안 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파트이다. 즉각적인 만족만을 쫓다 보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를 포함해 죄책감을 동반한 쾌락, 도파민 해독, 생활의 기본 균형에 대해 다루며, 절제를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으로 이끌어준다.


여섯 번째, 쉬운 길은 없다. 삶에는 오르막이 있으며 성장은 편안한 경로에서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 다만 어려움을 견디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자기 자신만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일곱 번째, 큰 꿈은 한 입씩. 일명 ‘코끼리 먹기’에 대입해 큰 목표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커다란 목표 앞에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기 쉽기 때문에 가장 와닿은 부분이었다. 큰 목표 앞에서 압도당하지 않도록 과정을 작게 나누는 방법을 제시한다. 명문대 입시에 도전하고, 금융권에서 활동하다가 작가로 전환한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단계적인 성장과 전환을 설명한다. 보통 처음에는 코끼리(목표)의 크기만 보고 ‘나는 절대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어려운 목표를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고 임할 것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


여덟 번째, 끊임없이 적응하라. 살충제에도 죽지 않는 바퀴벌레처럼, 새로운 조건에 맞춰 대응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환경과 상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변화를 회피하기보다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며, 적응력을 개발하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아홉 번째, 사람을 남겨라. 병아리콩 통조림으로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던 일화가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인간관계가 예상 밖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관계, 네트워킹의 기술이 삶의 전환점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당장의 결과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타인과의 소통, 관계가 가져오는 뜻하지 않은 인연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열 번째, 탓하지 말라. 체탄에게 음식을 배달했던 배달 기사 비라즈가 그랬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운을 자신의 탓보다 환경이나 타인의 잘못으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어쩌면 그것은 방어기제나 핑계에 불과할 수 있으며,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바꿀 수 있는 행동에 집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불인이나 환경을 외면하지 않더라도, 책임까지 남에게 맡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불확실함에 대비하라. 앞날을 예측한다는 것은 누구도 불가능한 것이다. 앞날을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으므로 위험을 낮추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경제적인 안전망, 미래를 지키는 투자 등 돈과 관련된 내용도 담아내며 이러한 준비를 갖췄을 때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공정과 평등이 희미해진 현재의 ‘불평등 사회’에서도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도하지도 않은 채 미리 포기하지 말고, 보이지 않은 세상의 문턱 그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할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모든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을 뿐, 영원히 풀리지 않는 난제는 없다는 것이다.


주어진 현실에 마냥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보되 좌절하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책을 읽는 스스로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고난과 시련 앞에 어떤 것은 내 선택에 의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성공을 위해 감내해야 할 어려움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는 괴로움일 수도 있기에 이를 각자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는 것. 그동안은 내 ‘계급’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얹어지는 어려움이라 생각했는데, 이것이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막막하고 퍽퍽하게만 느껴지는 현실의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삶의 목적은 자산 얼마, 집 몇 평 같은 가치로 규정할 수 없다. 결국 그것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행복’이다.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 미래의 행복을 위한 현재의 절제는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행복이 주는 가치를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메시지가 지금보다 더 나은 곳에 도달할 준비가 되었는지 자신의 인생과 태도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성공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오롯이 나로 성장하기 위해 매일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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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설인가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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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라는 가사를 가진 노래가 있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힘들기만 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이 들곤 한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안전지대. 무조건 내 편인 가족들과 함께하는 이 공간의 의미는 단순히 ‘거주’라는 기능적인 것을 넘어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집이라는 공간에서조차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어떤 집은 불법 건축물로 규정되어 다른 이웃들에게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으며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이웃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편안함을 누리지도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으로, 누구도 부를 수도 없는 창피함을 느끼게 하는 집까지… 따스한 안식처가 아니라 치열한 생존의 최전선이자 평범하고 멀쩡한 이들과는 다른 ‘계급’에 속해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서글픈 상징이기도 하다.


고은규 작가의 신간 《이것은 소설인가》은 책 제목처럼, 너무도 차가운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 허구라는 것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집이라는 공간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담았다. 집이라는 공간을 토대로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의 결핍, 상처, 소외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삶의 모양을 조명한다.


각각의 사연과 등장인물의 삶은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린 이웃들의 작고 사소한 순간들을 담아내면서 개운하지 않았던 그 찜찜한 감정을 끄집어낸다. 엇비슷한 모양새로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누군가에겐 그 하루가 얼마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였는지 깨닫게 한다.


주거의 불안정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구성원, 해체된 가족과 깨진 사랑이 인간을 어떻게 고립시키는지 등 상처 입고 결핍된 여러 관계를 집이라는 테두리로 묶어 표현함으로써 삶의 끝까지 내몰린 이들의 결핍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학원 강사로 일하는 무명 소설가 관철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대학시절 친구를 통해 10년 넘게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 나미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 나미는 그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장본인이자, 그의 글을 인정해 주고 몰래 투고까지 해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블로그 글을 통해 대학 동기들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블로그에는 나미에게 술을 먹이고 성추행했던 선배, 그녀에게 성병을 옮긴 동기, 그리고 가해자를 두둔하면서 나미가 당한 불행을 떠벌리고 다녔던 동기를 고발한다.


그녀의 글을 보고 관철은 많은 생각에 빠진다. 자신 또한 그녀에게 저격당할 만한 찜찜한 마음의 빚이 남아있던 것. 관철은 대학 때 나미와 함께 글쓰기 수업을 수강하며 가까워졌고, 그녀의 자취방에 갔다가 수북이 쌓인 책장 속의 책들 중 최인훈의 『광장』초판을 발견하곤 빌려달라 요청한다. 나미는 자기의 책이 아니라며 거절했지만 관철은 그 책을 자기 가방에 챙겨와버렸고, 이후 여러 가정사로 인해 그 책은 읽지도 돌려주지도 않은 채 가지고 있다가 그만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에게 뺏기다시피 빌려주었다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3일만 보고 돌려주겠다는 학생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자신이 나미에게 그러했듯, 그 학생 역시 관철의 뜻을 어기고 억지로 그를 뜻을 억압하고 제 뜻대로 행동하며 관철이 나미에게 했던 것과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다. 나미의 블로그를 보며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르던 찰나, 책을 돌려달라는 나미의 연락이 오고, “빌려 갔으면 제때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잘못했으면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나미의 블로그 글을 보고 나서야 여러 차례의 실랑이 끝에 책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지만 돌려받은 책은 처음에 빌려주었던 초판이 아닌 새 책이다. 가져갔던 것을 온전하게 되돌려 받지 못하는 부조리. 그 책을 받아든 관철은 오랜 시간 쓰지 못했던 소설을 비로소 쓸 수 있겠다는 의지와 욕망을 느낀다.


이처럼 각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당사자에게는 목숨이 걸릴 만큼 중요한 일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마 집이 너무 좁고 지저분하고 초라해 남자친구조차 데리고 올 수 없을 정도라 집에 대한 집착을 갖게 한다거나, 불법 건축물에 산다는 이유로 집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계단 통로를 막는 이웃들 그리고 이를 오로지 조회수를 끌기 위해 드론을 날려 촬영하는 이들 사이에서 기본권조차 침해받는 등. 누군가에게는 그저 웃음거리이지만 타인을 자기의 이해타산에 따라 차별적으로 대하거나 그들의 불안과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꼭 ‘불법’인지 아닌지를 넘어 우리의 현실 속에서 만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런 사람들이 취업도 잘 하고, 이름을 떨치기도 하며,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성공을 누린다. 각 이야기들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타인을 향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꼬집고 추궁하며, 누군가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지금 모습보다 그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 들여다볼 것을 이야기한다.


가족에게 받은 작은 거절이 쌓이고,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보편적인 사회에서의 밀려남, 타인의 시선과 규정 아래 상처받은 경험 등이 한 사람의 성격과 행동, 그가 관계를 대하는 방식이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뒤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했다.


불법 건축물에 터를 잡았다는 이유로 합법 공간의 주민들에게 저것들이라 불리며 멸시를 당하는 이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은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사치이고, 이들에게 집은 불안과 고립, 차별을 감내해야만 하는 가혹한 현실이다. 그럴듯한 집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으로 외곽의 신축 빌라를 마련하는 데 성공하지만 텅 비어 유령도시 같은 건물 속에서 홀로 버티는 주인공에게 안전지대라 기대했던 집은 불안과 외로움, 이웃이나 사회와의 소통 없이 단절되며 더 큰 고립 속으로 밀어 넣는다.


취업이 되지 않아 부유층 가정의 베이비시터로 들어갔지만, 그들이 자는 동안 수많은 감시 카메라 사이에서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 적선하듯 자신이 15년 전에 들던 가방을 선물로 받지만 그조차도 너무도 큰 것이라 자존심도 없이 이에 빠져드는 모습. 하지만 그 단지 한편에서는 고양이가 차 지붕을 긁었다는 이유로 훨씬 어린 입주민에게 굽실거리며 사과를 해야 하는 경비원의 울부짖음과 뒤엉키며 누군가의 그저 열심히, 잘 살겠다는 일상이 어던 면에서는 트라우마를 만들어내고 윤리를 자연스레 무너뜨리는 것임을 꼬집으며 씁쓸함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주거의 불안정이 사람을 어떻게 흔드는지, 결핍이 사람을 어디까지 내모는지를 느끼게 하는 이 이야기들이 책의 제목처럼 ‘이것은 소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그리고 이보다 더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삶의 막바지까지 내몰린 이들에게는 상처 입은 마음을 헤아리고 회복할 새도 없이 또 하루가 시작되고 매일이 반복된다. 이들의 결핍과 상처를 헤아리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우리가 되찾아야 할 윤리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책의 메시지를 통해 삶을 새로 일으키는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시선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별생각 없이 타인에게 꽂힌 시선에도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경각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살까를 따지기에 앞서 왜 그런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헤아리는 마음. 상처를 헤아리고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된 독서였다. ‘현실의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이들을 바라보는 애정의 시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책의 추천사처럼, 삶을 과장하지 않고 진실하게 이를 직시하고 공감하는 작가의 자세가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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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물방울 모양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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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간관계를 이야기할 때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람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에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는 뜻으로, 억지로 붙잡거나 끊어내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또 가까워지기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친구와의 관계가 참 소중했다. 피를 나눈 형제나 가족도 아니고 그저 같은 반, 혹은 같은 학교에 다니거나 어릴 때부터 같은 동네에 살며 어울렸다는 이유만으로 친구와 나 사이의 결속이 단단하게 맺어져 작은 것에도 함께 울고 웃으며 지금의 어른에 이르렀다.


하지만 함께 보낸 그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각자의 삶의 환경이 달라지고 바빠지면서 그 깊었던 우정도 빛바래고 흐릿한, 어떤 면에서는 ‘왜 그렇게까지 푹 빠졌었지’ 싶을 만큼 덤덤한 감정이 되어버린다. 만날 때면 함께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예전처럼 농담을 주고받기는 하지만 매일 같이 부대끼며 온 마음을 함께하고 공감했던 순간들이 모든 것을 다 쏟아낸 빈 그릇처럼 텅 비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제 이렇게 인연이 다 한 관계인가 싶어 가끔은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하다가 불쑥 떠오르는 친구의 생일날, 혹은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문득 뜨거워지는 마음을 마주할 때면 우리의 관계가, 인연이 여전히 끊어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데라치 하루나의 소설 《기억은 물방울 모양》의 네 친구 역시 그런 애매한 거리를 두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보석 리폼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중학생 시절 동급생 친구 다카미네와 나가세. 시즈쿠와 모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관계는 처음 만난 중학생 시절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적당히 미지근한 상태였다.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 우연히 같은 조가 되었고, 우정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매일같이 붙어 다니거나 몰려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네 사람은 마치 서로에게 어떤 보이지 않는 결속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레 각자의 시간, 테두리 안에 나머지 세 사람을 채워 두었다. 그중 부유한 가정이었던 다카미네가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나가세에게 자신이 만든 보석 리폼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것을 권유한다. 진작부터 공방에서 보석을 다루는 일을 했던 시즈쿠, 같은 건물의 인쇄소에서 근무한 모리까지. 성인이 된 이들은 학생 때처럼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낸다.


학생 때처럼 매일같이 몰려다니고 모든 것을 함께할 수는 없는 현실 속에서 각자 꿈꾸는 ‘영원’에 닿고자 하는 이들의 뜨거웠던 마음도 나이를 먹을수록 각자의 삶에 흐릿해지게 된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어느 순간 잊고 있던 영원의 마음을 되새기게 된 네 사람. 처음 다카미네가 나가세에게 함께 사업을 하자 제안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그렸던 보석 스케치, 그리고 작업을 하며 만났던 오래된 보석들과 그에 얽힌 사연을 가지고 있던 손님들을 떠올리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영원이 사실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카미네의 먼 친척이자, 늘 친구들 사이에서 말없이 묵묵한 존재이자 보살펴야 할 존재처럼 보이던 시즈쿠 역시 자신만의 길을 찾아 친구들이 있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한걸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행복한 결혼생활,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며 사는 무던한 모리는 아내에게 줄 보석을 의뢰하며 무탈하게 사는 듯 보이지만 빠듯한 살림살이, 직장 생활을 하며 겪었던 상사와의 마찰과 트라우마로 인해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이렇게 각자 서툴지만 우직하게 살아온 네 사람은 각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인생의 선택지, 그리고 계획이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 속에서 어떤 전환점을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는 실패한 결혼생활, 누군가에게는 실패할까 봐 두려워 미루던 나만의 선택, 또 한 사람은 용기 있는 혼자만의 도전 등 30년의 시간을 흘러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새로운 빛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들의 사연은 2025년 회사의 폐업 시점으로 시작해 그들이 막 함께 일하던 20대의 시기, 처음 만났던 중학생 시절, 그리고 한창 헤매던 인생의 과도기 등 다양한 시점을 오가며 펼쳐진다. 서투르게만 보이던 어린 학생들이 자라, 서로에게 때로는 진심을 터놓기도 하고 위로를 하기도 하며 잔잔한 물방울 같은 인생의 조각을 함께 만들어낸다.


그 물방울들이 쌓이고 쌓여 책을 다 덮을 때에는 그 물방울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되며, 때로는 비가 되어 다시 하늘에서 땅으로 돌고 도는 이야기가 이들이 쫓던 ‘영원’이 사실은 그들 가까이에서, 이미 영원과 닿은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회사 대표인 다카미네 덕분에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나가세이지만,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회사를 지금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다. 또한 늘 보호해 주고 챙겨줘야만 할 것 같았던 시즈쿠는 엄마에게 받았던 부적 같은 목걸이를 나가세에게 건네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힘을 준다. 처음 만들었던 형태가 아닌, 나가세가 새롭게 디자인해 새로운 쓸모와 가치를 찾아준 보석들처럼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바꾸어가며 서로에게 건넨 마음은 변화의 물꼬가 되어 주었다.


그 변화와 서로와의 연대, 따뜻한 연결은 무구한 반짝임을 이어가는 보석처럼 느껴진다. 우리의 삶 역시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꿈꾸는 영원에 가닿을 수 있다는 책의 메시지가 조금은 힘들고 때로 퍽퍽하게 느껴지는 현실도 긍정하고 희망차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일깨워 주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나니 이미 지나간 인연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친구들 얼굴이 떠올랐다. 사람에서 사람, 시간을 거쳐 세월 속에서 돌고 도는 마음이 책 속의 네 사람뿐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도, 내 인생에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함께 하고 있지만 다른 길과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에게 다정한 ‘재회’를 안겨준 것처럼, 혹시 소원한 관계가 된 옛 친구나 인연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오랜만에 연락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처음 살아가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 서툴 수밖에 없다. 그 서투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찾아나가는 법을 일깨워 주는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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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 - 500만 원으로 시작해 143억을 만든 삐딱한 선택의 기록
천상균 지음 / 파지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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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연일 ‘자영업자들이 먹고살기 힘든 시대’라고 한다. 누군가는 IMF 이후 최고 위기라고도 하고,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지금이 오히려 지갑을 열지 않다 보니,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끼리 제 살 깎아먹듯 마진을 줄이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고객을 유치하려고 애쓴다.


손님이 들어오지 않으면 가게에는 정적이 흐른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에서도 마냥 고개를 빼고 누군가 나를, 우리 물건이나 서비스를 찾아주길 기다린다. 나름대로는 이것저것 머리를 쓰고, 가격을 낮추거나 수고를 더 들이면서 성공을 향해 열심히 속도를 내 보지만 지지부진한 발걸음은 때로는 제자리걸음, 대부분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잠잠한 주문,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을 만큼 불안한 마음이 들던 찰나에 ‘하던 대로, 살던 대로 살다가는 성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을 만났다. 한때는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던 ‘공식’대로 일을 이어가던 나에게 뜨끔하고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킨 《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이다.


이 책은 단돈 500만 원으로 시작해 143억이라는 자산을 만들며 자수성가를 이뤄낸 ㈜큐브이스케이프 대표이사 천상균이 자신의 인생을 통해 몸소 체험한 “삐딱한 선택”의 중요성을 담았다. 보통 성공한 이들이 그 비결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집에 차압 딱지가 붙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오직 성공만을 위해 뻔하지 않은 시선으로 성공을 끌어당긴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과연 나라면 과감하게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그 배포가 엄청났다.


누구든 꺼릴 수밖에 없는 성인 용품, 카지노 장비라는 품목을 선택해 시장에 휘둘리고, 경쟁자에 휘둘리는 것에서 벗어나 내가 시장을 쥐고 흔들 수 있는 ‘키잡이’로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낸 그는 방 탈출 게임, 부동산 등 업종을 바꾸어가며 한자리에 안주하기 보다 모험을 선택하고 남들이 하는 ‘익숙한 선택’을 비껴가는 도전 정신이 가득했다.


자신이 성공한 현재를 이야기하기 위해 과거의 업적이나 노력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위기를 겪고 흔들렸던 순간들을 그리고 자신이 성공에 다가가기 위해 어떤 것을 기준으로 어디에 집중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누군가의 성공에 뒤따르며 편승하려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어떤 사고방식과 태도를 가질 때 성공할 수 있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성인 용품 사업과 카지노 게임 장비 등은 쉽사리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누군가는 ‘그런 걸 창피하게 어떻게 팔아’하는 제품군이기도 하기에 남들 보기에 떳떳해 보이지 않아 쉽사리 이런 분야에 손을 뻗기란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이길 수 없는 판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돈이 될 것 같은 사업 아이템에 모두가 집중하며 매장을 내려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그 매장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장비 등 뒷면의 공급 구조에 불을 켠다.


또한 보통 자영업에서 ‘사장이 모든 것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듯 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구조와 시스템을 만들고, 이렇게 벌어들인 현금을 부동산 등이 자산으로 잠그는 자신만의 공식을 통해 시간의 흐름, 시장의 변화에 따라 업종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의 성공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책에 담긴 작가의 경험을 통해 그가 어떻게 성공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떤 것을 바라보고 또 무엇을 결정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고, 지금 내가 마주한 위기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를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도 했다.


잘 되는 가게를 보며 부러워하거나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누군가의 성공에 묻어가기보다는 잘 되는 가게, 잘 굴러가는 가게는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구조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에 도전할 때도 결국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성공의 비법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자영업자가 그렇듯, 그에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사업에 큰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매출이 0원이 되는 순간에도 마냥 멈춰있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없을 때 매장 인테리어를 다시 손보는 등 “상황이 끝난 이후”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버티는 힘을 만들어낸 그의 현명함이 위기가 다가올 때마다 위축되어 투자도, 도전도 망설이는 나에게 자극이 되기도 했다.


책에서 저자는 마냥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하면 성공한다는 떠벌림도, 노력하면 될 거라는 두루뭉술한 이야기도 없다. 자신이 몸소 깨달았듯 내가 속해있는 이 판이,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가 과연 다른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는 판인지를 물으며 오히려 스스로 나의 상황을 재점검하며 날카롭게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따끔한 질책에 가까웠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조금씩 매출이 줄기 시작할 때에도,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아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위기 앞에서도 ‘나만 그런 건 아니니까’하면서 매출이 0원인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 상황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만 스스로를 위로하고 냉철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지금 내가 마주한 현실이 얼마나 큰 위기에 빠져 있는지 그리고 이대로 있다가는 성공이나 무난한 밥벌이, 자산 축적과 같은 거창한 결과는커녕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상황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다.


‘한 달 살이’처럼 그 달의 매출로 이어가는 장사치의 삶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바라보고 방향을 트느냐에 따라 이것이 시스템화된 사업이 되고 그것이 자산을 만들어내는 지름길에 닿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경각심 있게 다가왔다.


무엇부터 하면 좋을까 여전히 어렵고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지만, 이제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나의 일에,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분명히 인식했다. 누구나 하는 뻔한 선택, 남들이 모두 환호하며 줄 서는 사업과 일이 더 이상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누군가는 ‘끝난 파티’로 보고 새로운 것을 준비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판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 짧은 인생, 돈 버는 사고방식으로 생각을 리셋하며 인생을 바꾸는 새로운 선택을 내려야 할 때다. 나처럼 자영업을 하는 이들에게도,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직장 생활의 월급만으로는 미래가 걱정되는 이들에게 책이 전하는 새로운 시각이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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