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박스 - 인생의 중심을 잡는 거인의 16가지 생각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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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지 않더라도

작게는 여럿이 모였을 때 의견을 내거나

혹은 혼자서 어떤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도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마다 "제가 결정 장애가 있어서요."라며

상황을 그럭저럭 넘어가기도 했지만,

척척 자신의 주관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의견을 표현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나는 왜 이럴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대세(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게 뭐가 문제인가요?"

"고민 안 하고 살면 오히려 편하고 좋지 않나요?"

생각 없이 산다는 건 언뜻 편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주어진 일만 하고,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고

혹은 타인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며,

누군가를 만날 때도 내가 주체가 아니라

'타인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조마조마 해하면서

자기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쌓이는 연륜처럼

삶이 흔들리거나 선택의 순간에서도

단단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마음과 생각은 그대로인데 몸만 자란 기분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늘어만 간다.


그런 마음으로 복잡한 요즘,

때마침 만나게 된 이 책에서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학자인 김익한 교수는

'자기가 있는 삶'을 위해 생각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에 명확한 기준과 철학을 세워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삶의 방향을 잡는

진정한 '주체적인 삶'을 제안한다.


감정이나 상황, 외부의 영향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는 유동적인 생각을 정리해

의사결정의 순간에 활용한다면

구체적인 행동이나 결과로 이어지고,

이것은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즉, 변화무쌍한 생각을 잘 '선택'해서 '고정'한다면

삶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나답게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과연 나는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지,

선택 앞에서 나다운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그리고 타인에게 기대고 함께하기 이전

혼자서 탄탄하게 자립할 수 있는지,

그가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의 마음속을 열어 답을 해보니

여간 부끄러운 게 아니었다.


그러고 나니 이 '마인드 박스'를 통해

이제라도 제대로 생각을 축적해

반드시 나만의 인생관을 만들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고,

그런 마음은 좀 더 깊숙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저자는 인생에서 선택의 갈림길을 맞닥뜨릴 때마다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의 틀을 만들어 놓고

언제 어느 때라도 필요한 순간에 꺼낼 쓸 수 있도록

머릿속에 저장해두는 '마인드 박스'를

활용한다고 했다.


각 질문과 삶을 연결하는 가치들을 찾아

총 16가지로 생각을 정리해 보관하고

여기에 나의 생각, 경험, 아이디어, 감정 등을

분류하고 저장해 일기처럼 기록하기를 추천한다.


그가 박스에 담은 가치는

욕망, 경쟁, 소비, 잠재성, 꿈과 돈, 시간, 그릿, 일,

주체성, 실리와 명분, 이성과 감성, 육체와 정신,

객관과 주관, 다양성, 가족, 이타성으로


꼭 이 16가지의 가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수를 줄이거나 늘려도 무방하며,

16가지를 모두 만들기 버겁다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선택해

만들어봐도 된다며 격려해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낸 가치들을 통해

내가 살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결과적으로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에,

스스로 이 인생의 질문들에 대해

자세히 고민하고 파고드는 과정을 통해

박스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길 바라는

저자의 친절한 조언 덕분에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생각력을 키우며

나만의 인생관을 정립할 수 있는

마인드 박스를 만들어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한 기회였다.


아직 생각력이 약한 편인지,

혹은 내가 가진 생각들을

분류하고 심화해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정리하는 일이

그가 분류한 가치들처럼

생각의 가지를 뻗쳐 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가 분류한 생각의 가지에

내가 가진 생각들을 덧입혀 보고,

때로는 그가 정리한 박스 속 생각들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한 가지의 생각을 쭉 이어나가

생각의 끝에 도달하는 첫 시도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붙이고

생각에 기준을 세우면,

삶의 체계가 생긴다는 그의 메시지는


살면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나답고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게 만들어주고

인생을 주체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첫걸음을 함께 내디뎌 준 기분이다.


주관이 있는 사람은 그저 계획력이 있고

'타고나는 결단력'을 가졌다고만 생각했다.

유독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는 망설임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나쁘지 않은 마음'이라고 포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수한 생각이 오고 가는 생각의 바다에서

필요한 생각만 뽑아내서

머릿속의 빈 박스에 정리해 채워 넣고,

책이나 강의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외부의 지식과 이론을 찾아


박스 안에 담아두었던 나의 생각과 함께

변증적 사고로 융합해

새롭게 융합된 생각을 기록하고 정리한

나만의 마인드 박스를 만들어 나간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삶의 흔들림에서도

주저하거나 망설일 필요 없이,

나만의 주관으로 선택할 수 있고

더 자신 있고 '나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나열했을 뿐 체계적이지 않고,

또 더 공부하거나 심화하지 않아

그저 쌓여있거나 휘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차근차근

마음속 박스를 만들어

생각을 축적하고 발전시키는

진짜 '기록'을 습관으로 가져가야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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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보는 나의 세계 도마뱀 청소년 1
가시자키 아카네 지음, 인자 옮김, 사카이 사네 일러스트 / 작은코도마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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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초등학교 6학년 때

수련회에서 했던 한 활동이 생각난다.


각자 손수건 하나씩을 준비해와서

손수건으로 눈을 가려서 묶고는

한 줄로 서서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선생님의 안내와 목소리를 들으며

수련회장을 끼고 있는 숲길을 한 바퀴 걷는 것.


분명 낮에 활동을 하며 몇 번이고 걸었던 길이고,

평탄하고 짧았던 숲길 한 바퀴가

단지 눈을 가렸다는 하나의 이유로

어찌나 무섭게 느껴졌던지

친구의 어깨에 올린 두 손은 어느덧 축축해지고

작은 돌부리 하나에 발이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기도,

선생님의 소리가 멀어지면 혼자 대열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휩쓸리기도 했다.


앞에 가는 친구의 걸음이 너무 빨라지면

따라오는 나머지 사람들이 길을 잃기에

시간이 갈수록 걸음을 천천히 늦추며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걷다가 발에 걸리는 게 있으면 뒤에 오는 친구에게

'여기 앞에 돌부리 있는 것 같아, 조심해.'

하고 얘기해 주며 걸음을 이어갔다.


장난처럼 시작해

비명을 지르고 깔깔거리던 우리들은

어느덧 진지하고 조용하게 서로에게 닿아있는

손의 움직임과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두려움에 울기도 했고

누군가는 '이런 거 왜 하는 거예요?' 물으며

재미없다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기에 '공포체험'이라 부르며

그저 재미를 위한 활동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시각장애인이 매일 겪는

눈이 아닌, 손으로 만져야 보이는 세계를

직접 체험해 보면서 무언가 느끼길 바랐던

선생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내가 했던 활동처럼

'눈이 보이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는

시각 장애 청소년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던 후타바에게

보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자기 일은 최대한 스스로 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흰지팡이 사용법을 배워

그 뒤로는 집 근처 편의점에 혼자 가거나

버스도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낯선 사람에게

눈도 안 보이면서 돌아다니지 말라는 폭언을 들은 뒤

예전처럼 밖에 나가고 싶었지만

도저히 혼자서 돌아다닐 용기가 사라져버린다.

후타바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로

돌아가버린 것 같은 기분에 슬퍼진다.


태어났을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던 후타바와 달리

후천적으로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던 타스쿠.

그런 타스쿠에게 후타바는

눈이 보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알려준 소중한 친구였다.


항상 후타바가 먼저 걸었던 길을

조금 늦게 따라가고 있었던 타스쿠는

사고 이후 후타바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자

지금까지 따라가던 길잡이이자 등대를 잃어버린 듯,

어디를 향해 어떤 식으로 걸어가면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졌다.


그렇게 각자의 이유로 후타바와 타스쿠는

세상에 나서지 못한 채

스스로를 좁은 테두리 안에 가두게 된다.

'나 같은 사람은 이대로

집에만 있는 게 낫지 않을까?'

'혼자 나갔다가 나쁜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가득한 생각에 빠져

상처받고 주저앉아 버리게 된다.


그대로 멈추어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있던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씩 앞을 향해

다시 용기 있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


집 안에만 머물던 후타바는 엄마의 추천으로

'함께 걷고 달리는 모임'을 시작하고

거기에서 다른 시각 장애인과 이를 돕는

다른 사람들의 손길을 통해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은 '눈이 보이는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를 치유해나간다.


그런 치유는 시각 장애인 마라톤 대회

참여라는 도전으로 이어져,

세상의 빛 속으로 조금씩 나오는 준비를

하는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다.


타스쿠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장한다.

후타바가 없는 학교생활에 낯섦과

두려움으로 외면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두려움을 떨치고 그동안 시도할 생각조차 없었던

흰지팡이를 들고 걷는 연습을 통해

힘겹지만 한 걸음씩 세상 속으로 나아간다.


일련의 사건에 흔들리며

사실 세상은 장애와 비장애라는

넘을 수 없는 선이 그어져 있는 게 아닐까,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노력이

'눈이 보이는 세계'를 침범하려는

욕심인 걸까 물음표를 던지고 상심하던 그들에게


따스한 손길로 다시 용기 있는 발걸음을

이끌어주는 모임의 사람들,

그 누구보다 이들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려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선생님의 가르침,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지만 서로에게

버팀목이자 힘이 되어주는 우정 아래,

아이들은 자신의 장애를 바로 마주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사실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수업을 듣고,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 듣고,

(그들조차 '본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친구들끼리 편의점에 몰려가

과자를 사 먹기도 하는 평범한 일상,


장애가 있지만 앞으로의 날들을 준비하며

매일을 고민하고 배우며 자라는 모습은

장애와 비장애에 관계없이 똑같기만 한데


우리의 편견으로 '보이지 않으니'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규정지어 놓고

제한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반성을

들게 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들이 내디딘 한 걸음은 물론

대단하고 거창하며 멋진 무언가는 아니다.

그저 그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던

기존의 테두리에서 단 하나의 발자국을 떼는

작지만 평범한 행위일지도 모르지만,


상심하고 무너지며 작아지는 날들 속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다시금 반짝이는 희망을 찾아,

때때로 생각지 못했던 길을 찾아내기도 하는

그들의 치열한 매일이 쌓이면

그 시간들이 쌓여 놀랍고 대단한 성장으로

성큼 아이들을 자라나게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이다.


길에서 마주하는 흰지팡이의 시각장애인을 보며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구나' 정도만 생각했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의 시간을 거쳐

홀로 지팡이에 의지해 길을 걷고

신호등을 건너고 지하철 표를 사고

원하는 장소에 이동하게 되었는지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시각 장애인에게 안내를 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알려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도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다.


살짝 팔꿈치를 터치하거나 팔을 내어주고,

뒤에서 밀거나 임의로 끌어당기지 않고

때로 길에서 만났을 때 음성 안내가 없는 곳이라면

신호등의 신호를 알려주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정보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우리에게 당연한 듯 내딛는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노력과 용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이제라도 그들이 세상을 향해 내딛는 걸음에

조금이나마 박수와 응원을 보낼 수 있도록

때로 헤맬 때 따스한 손길과 눈빛으로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장애와 비장애 같은 선은 그어져 있지 않다.

이 세계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라는

후타바와 타스쿠, 친구들의 외침은


눈이 보이는 우리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전혀 다른 존재라 단정 지었던 생각에

과연 서로 닮은 부분은 없는지,

조금은 비슷하거나 똑같지는 않은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던 답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의미 있는 독서가 되었다.


이제서야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손으로 보는 세계'의 가르침을

제대로 깨달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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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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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같은 팀 동료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들어

꽤나 큰 이슈가 되었었다.

벤탄쿠르 라는 선수가

우루과이 매체와의 인터뷰 진행 중,

진행자가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그의 사촌 것도 괜찮지 않으냐며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그보다 한참을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 역시

그라운드에 발을 디디면 야유가 따라나오기도 했고,

일명 '개고기 송'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응원하는 응원가에서조차

인종과 문화에 대한 차별이 담겨 있어

불쾌했지만 너무 어렸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뒤늦은 고백을 하기도 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라 한들

그저 아시아인이라는, 소수자라는 이유 하나로

과거나 15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별과 멸시가 만연하는 현실이 참 씁쓸했다.


세계화 시대,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어우러져

단 몇 시간이면 서로의 땅을 밟을 수 있고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발전했다지만

우리의 현실에서는 여전히 나라, 인종, 성별,

그리고 사회적인 계급을 이유로

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차별은 아시안인

우리나라에만 해당된 것은 아니다.

해외 시상식의 레드 카펫에서

경호원에게 인종차별로 과도한 제지를 받은

유색인종 배우의 사연,

여행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유튜버를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눈 찢는 모습을 보이거나

아시아인들에게는 제대로 주문을 받아주지 않고

불친절한 서비스로 응대하는 식당 등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비단 우리가 '피해자'인 것 말고도

흑인에게 튀기라는 이름으로 부르거나

서양인에게는 관대하고 친절하면서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무시하고 '아랫것'으로 보는

우리가 '가해자'인 사례 또한 참 많다.


서슴지 않고 '우리'와 다른 타인에 대해

쉽게 판단하고 규정하는 우리의 행위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시선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 피부는 파랗고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어느 쪽이 더 문제인지는 모르겠다."라는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파란 피부의 혼혈인이라는 극희소성을 가진,

그저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모든 곳에서 둥 떠서 부유하는 한 소년의

삶과 성장의 과정을 담았다.


《멜라닌》의 주인공 소년 재일은 어린 시절부터

파란 피부 탓에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은근한 냉대와

이웃들의 노골적인 멸시 속에서 자라났다.

학교에서는 이름 대신 피부색이나 혼혈아라는 이유로

아바타, 스머프, 도라에몽, 똥남아 튀기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늘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늘 고독하고 외로웠던 재일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존재는,

바로 대차고 강직한 성격의 엄마였다.

새 빌라로 이사를 가던 날 윗집 부부가

“파란 피부가 어쩌네, 집값이 어쩌네” 하며 쑥덕거리자

엄마는 바로 계단을 뛰어올라 문을 두드린다.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지르며

맞서 싸우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랬던 엄마가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할머니의 위독한 건강을 이유로 동생만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자

재일은 크게 상심하게 된다.


난생처음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경험,

두 아들 중 '더 나은 애'를 데려오지 않은

후회의 감정을 드러내는 아버지 앞에

재일은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


그렇지만 외롭고 험난한 미국 생활에도

그를 돕는 이들은 나타났다.

이렇다 할 능력도 없이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아버지에게

선뜻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강우 삼촌과

학교에서 만난 클로이, 셀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우 삼촌은 세탁소 겸 세차장을 운영하며

재일을 친아들처럼 보살펴 주었다.

재일에게 ‘제이’라는 영어 이름을 지어주고

미국 문화와 생활 방식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클로이는 백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파란 피부로,

다른 아이들이 재일에게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도

기꺼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셀마는 수업 시간에 ‘칭챙총’ 같은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교사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으며 재일을 돕는다.

이후로도 클로이와 셀마는 공격적인 혐오나

괴롭힘으로부터 재일을 보호한다.


셋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학교생활, 진로,

음악, 영화, 연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든든한 조력자이자 친구가 되어준 그들로 인해

재일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지만

평온한 시간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클로이는 미네소타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셋은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소통하며 소식을 이어간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클로이는

파란 피부로서 자신의 느낀 차별적 시선,

재일이 경험했던 모욕에 대한 폭로까지

블로그에 많은 글을 쓰게 되고,

그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며 클로이는 유명세를 얻는다.


“변혁을 꿈꾸는 십 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언론의 조명까지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에 반발심을 느낀 범죄자에게

클로이는 끔찍한 일을 당한다.


재일은 클로이가 당한 일에서 쉬이 헤어나지 못한다.

같은 파란 피부로서 평생 이 고통을

떨쳐버릴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클로이의 사건에서 재일이 채 헤어 나오기도 전

불행한 사건은 연달아 그를 찾아온다.


재일과 아버지의 미국 생활을 보살펴주던 강우 삼촌도

갱의 총격을 받아 치료를 받던 중 목숨을 잃는

불의의 사건을 겪고,

셀마는 숲에 난 화재에 휘말려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른다.

그러자 재일은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불행을

제 탓으로 여기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경멸과 야유를 떠올리며

삶에 대한 비관에 빠져드는 것이다.

과연 재일은 이러한 역경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사랑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을까.


재일의 시선을 따라 구미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함께 존재하고 살아보며

지난한 불평등의 시간 속,

'과연 나라면, 잔혹한 이 상황에

절망하거나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 한구석이 갑갑하고

꽉 막힌 듯한 고통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소년에 불과한 재일이

선의를 잃지 않고 현실 속에서 용기 있게,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이웃들의 손가락질 앞에 본인 역시

'소수자'이자 '이민자'이지만

그들과 마주해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보여 살포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일방적인 구타와 수없이 비꼬는 조소에

때로는 움츠러들고

때로는 스스로 외로움을 자초하기도 했지만

그런 시선에서 생겨난 증오의 감정이

자신을 해치게 두지 않는 재일의 안간힘 어린 노력에서


쉬이 국적과 인종으로, 혹은 사회적 지위나

나의 이익이나 입장 등에 따라

타인을 규정하고 판단했던

과거의 시간들이 떠오르게 해 부끄럽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특별히 모날 것 없는

평범의 범주에 들어가는 재일의 아버지 역시

미국이라는 환경에서는 이주민이자 소수자로서

그들의 편견 어린 시선 아래 위축되고 작아졌으며,

무력감과 그들에 대한 분노로

아스라이 무너져 자립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유약하고 어린 나이의 재일이

그럴듯한 낙관이나 순진한 낭만 없이,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용기 있고 강단 있는 한걸음 한 걸음은

여전히 혐오와 멸시가 만연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싶다.


그를 규정하는 차가운 불평등의 시선에서 벗어나

더 먼 세계로 자신을 내던지는 재일,

그리고 그런 그를 기다리는 엄마 응우옌 우 녹,

그저 '파란 피부 이방인' 과

'베트남 여자'로만 보이던 그들이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며 비로소 제 이름을 찾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대신

모든 곳에 속하지 않는 자유로

스스로 충만함을 찾고 희박한 희망의 탐색자로

세계를 떠돌기로 결심한 그의 앞으로의 여정이

얼마나 찬란한 푸른빛일지 기대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파란 피부의 재일'을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을 거두어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써 내려가야 할

공동체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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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 - 나를 붕괴시키는 탄수화물 중독
에베 코지 지음, 박중환 외 옮김 / 세이버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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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디저트 문화가 많이 발달해서

국민 질병이 '당뇨병'이라 할 정도로

젊은 세대부터 혈당 관련 질병을 앓는 사람이

무척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점차 서구화되는 식단은 물론,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에서 해외까지 뻗어나가는

'먹방'이 하나의 문화가 되기 시작하면서

각종 케이크나 액상과당이 듬뿍 들어간 음료,

탕후루 등과 같이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보면

'이런 증세가 있다면 당뇨 전조증상'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곤 하는데,

이런 게시물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친구를 태그 하며

'이거 완전 내 증상? 당장 병원 가야 하나?'

이런 류의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단순히 약 복용을 떠나

그로 인한 연쇄 질환으로 극단적으로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에 괴사가 일어나기도 하고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이 있기에

그저 ' 단것 좀 먹는다고 무슨 일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쉬이 넘길 일이 아닌 것이다.


나 역시 부모님이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을 앓고 계시기에

가족력으로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나름대로는 꽤 신경을 쓰며 살아왔지만


20대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던 증상들이

30대가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나씩

그 전조증상이 나타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곤 한다.


꼭 반드시 약으로 치료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족력이 있기에 안심할 수 없어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지 일 년이 넘었는데

그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면서

'과연 약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는 걸까?'

궁금증이 생기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 책은 당뇨를 치료하는 전문의이지만

본인도 당뇨병 진단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한 의사가 우연히 '저 탄수화물 식단'으로

당뇨는 물론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에 효과를 얻게 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치료로 권한

저탄수화물 식단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약 없이도, 특별히 과한 운동이나 칼로리 제한 없이도

지금 먹는 식단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수치가 달라지고

살이 빠지거나 여러 질환이 해결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답에

물음표가 들기도 했는데,


인류의 유전자 시스템은 곡물 위주의 식단에 맞춰

아직 진화되지 않았다는 점,

탄수화물의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혈당과 인슐린 분비의 상관관계 등을 살펴보며


건강을 되찾을 수 있고 앞으로의 인생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답이 이미 나와 있음에도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서 건강을 걱정하는 건

너무 바보 같은 고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빵이나 떡, 케이크나 쿠키, 과자 등을 비롯한

정제 탄수화물로 만들어진 간식류는

다른 영양소는 거의 없고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아

영양 불균형이 있을 뿐 만 아니라

대부분 '자극적인 맛'을 위해 당분을 많이 넣어

신체의 혈당조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매일 먹는 건 아니니까라며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커피 한 잔에 곁들이는 빵 한 조각,

그리고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 위해 찾게 되는

라면이나 칼국수 등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비중은 하루 전체 식단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알게 되니

그동안 내가 건강관리에 너무 무심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기도 했다.


아직 30대의 신체,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니 이제야 겨우

인생의 3분의 1 정도밖에 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의사가 처방하는 고지혈증 약을 먹으며,

일명 '세트'처럼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걱정하면서 남은 인생을

전전긍긍하면서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한다고 달라질까?' 하는 의문의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먼저 실행해 보고

건강을 찾은 실제 경험담이 있는 만큼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이나

식이섬유의 비중을 늘려 변화를 준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지금 먹고 있는 약도

끊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이다.


나처럼 경계의 수치를 가지고 있거나

가족력을 가진 사람들 외에도

요즘 유행하는 당중독, 디저트 중독으로

손과 입에서 탄수화물과 당분을 떼지 못하는

요즘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과 도움이 되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해야 할 일이 많다.

당장의 내 식단에 있어서의 변화를 위해

'답을 알고 있으니 빨리 시도하는' 마음먹기,

그리고 이미 고혈압과 당뇨 등의 대사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 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을,

건강을 만날 결심을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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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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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배고프고 마음이 주린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오래된 노포 식당의 영업종료 안내문이

인터넷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라는 담담한 인사말에

자주 찾던 단골손님들은

댓글을 달듯 안내문에 사장님을 향한

마음을 남기기도 했고,


영업종료되기 전 아이의 손을 잡고

혹은 함께 자주 찾았던 옛 친구, 지인과 가게에 들러

그리움을 한 번 더 맛보고 눈물짓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찡한 울림을 주었다.


이토록 음식이란 단순히 끼니를 때우고

허기를 해결하는 것 그 이상으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위로해 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따뜻한 힘이 담겨있다.


추억의 음식을 한입 먹는 것만으로도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어릴 적 분식집에서 먹던 맛은

수없이 긴 세월이 지나가도 여전히

잔상처럼 남는 것처럼 말이다.


맛은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는 일등 공신이자,

혀에 감도는 그 맛들은 우리의 과거와

그때 받았던 사랑과 열정을 생각나게 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음식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시간을 다시금 떠올리고 맛보기 위해

어린 시절 자주 찾던 분식집이나

힘들었던 직장 생활 시절을 달래주던

단골 식당을 종종 찾고,

그의 영업종료 앞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을

가장 치열하고 아름답고,

또 가슴 아프게 시리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한 분식집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동네의 한편에서 소박하지만 따스한 손길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내주던 유미 분식,

이곳을 자주 찾았던 단골손님들 앞으로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편지의 발신인은 분식집을 운영하던

김경자 사장님의 딸 유미.

유미는 어머니의 부고를 전하며

식당을 아껴주던 특별히 고마운 손님들을 초대해

추억의 음식을 대접하고

어머니가 남긴 것을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편지를 받은 단골손님들은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유미 분식을 찾아

한데 모이게 되는데…


편지를 받고 오랜만에 유미 분식을 찾은 손님들.


김밥 한 줄이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결혼에 골인하게 된 은행원 연경,


치즈돈가스를 좋아하던 지아의 실종에

실수로 결정적인 제보를 놓친

유미분식 사장님에 대한 분노로

발걸음을 끊게 된 영순,


동네 한량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현실 앞에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게 된 개떡 남편,


왕따를 당해 은둔형 외톨이로

세상에 상처받은 청년 대호,


자린고비에 괴팍한 성격에

새벽마다 소 불고기덮밥을 배달해달라며

생떼를 쓰던 건물주 아저씨,


경찰시험 고시생 시절

홍합을 넣은 어묵탕 국물로

마음에 한자락 위로를 받았던 미성,


항상 대박을 꿈꾸며

성공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렸으나

사기와 사업 실패로 좌절하고 나서야

항상 자신만을 기다려주던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된 청년 순기까지


유미 분식을 찾았던 그들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한자락 따스한 위로가 되었던

맛깔스러운 추억의 음식을 맛보며

과거의 시간 속에 푹 빠져들게 되고

되짚는 시간 속에서 잊고 있던 마음을

되찾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손님들의 사연을 따라 유미 분식의 음식을 맛보며

잊고 있던 과거의 삶을 회귀하듯 되짚고,

또 인생에서 놓치고 있던 마음은 없었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어떤 시절을 떠올리면

입안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음식과 맛,

그 음식을 내어주던 누군가가 연상되듯

맛본 적 없는 유미분식 김경자 사장님의

손맛이 책을 통해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추억을 넘어 변화와 성장, 치유를 가져오는

기적을 만날 수 있는 힐링의 순간이었다.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생각보다 단순한 것에서 온다고,

누군가가 정성스레 만든 한 그릇의 음식에서

맛보는 포근한 위로,

그 위로로 힘내서 내디딘 한 걸음이 쌓여

우리의 삶을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소박하지만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을 놓치지 말고,

서로에게 위로와 힘을 주며

때로 지쳐 넘어질 때에도 일으켜 세워 줄 수 있는

다정함을 잊지 말자는 작가의 메시지는

바쁜 오늘을 사느라 서로의 진심과

내 마음속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요즘의 우리에게 많은 울림이 될 것 같다.


유미 분식의 사장님이 남긴 마지막 선물이

생각지 못했던 반전이자

아쉬움과 애틋함을 가진 단골손님들에게

작은 기적 같은 순간으로 다가온 것처럼,


매일 쌓여가는 사소한 추억의 조각들을 모아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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