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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박스 - 인생의 중심을 잡는 거인의 16가지 생각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7월
평점 :



꼭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지 않더라도
작게는 여럿이 모였을 때 의견을 내거나
혹은 혼자서 어떤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도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마다 "제가 결정 장애가 있어서요."라며
상황을 그럭저럭 넘어가기도 했지만,
척척 자신의 주관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의견을 표현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나는 왜 이럴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대세(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게 뭐가 문제인가요?"
"고민 안 하고 살면 오히려 편하고 좋지 않나요?"
생각 없이 산다는 건 언뜻 편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주어진 일만 하고,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고
혹은 타인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며,
누군가를 만날 때도 내가 주체가 아니라
'타인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조마조마 해하면서
자기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쌓이는 연륜처럼
삶이 흔들리거나 선택의 순간에서도
단단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마음과 생각은 그대로인데 몸만 자란 기분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늘어만 간다.
그런 마음으로 복잡한 요즘,
때마침 만나게 된 이 책에서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학자인 김익한 교수는
'자기가 있는 삶'을 위해 생각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에 명확한 기준과 철학을 세워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삶의 방향을 잡는
진정한 '주체적인 삶'을 제안한다.
감정이나 상황, 외부의 영향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는 유동적인 생각을 정리해
의사결정의 순간에 활용한다면
구체적인 행동이나 결과로 이어지고,
이것은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즉, 변화무쌍한 생각을 잘 '선택'해서 '고정'한다면
삶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나답게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과연 나는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지,
선택 앞에서 나다운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그리고 타인에게 기대고 함께하기 이전
혼자서 탄탄하게 자립할 수 있는지,
그가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의 마음속을 열어 답을 해보니
여간 부끄러운 게 아니었다.
그러고 나니 이 '마인드 박스'를 통해
이제라도 제대로 생각을 축적해
반드시 나만의 인생관을 만들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고,
그런 마음은 좀 더 깊숙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저자는 인생에서 선택의 갈림길을 맞닥뜨릴 때마다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의 틀을 만들어 놓고
언제 어느 때라도 필요한 순간에 꺼낼 쓸 수 있도록
머릿속에 저장해두는 '마인드 박스'를
활용한다고 했다.
각 질문과 삶을 연결하는 가치들을 찾아
총 16가지로 생각을 정리해 보관하고
여기에 나의 생각, 경험, 아이디어, 감정 등을
분류하고 저장해 일기처럼 기록하기를 추천한다.
그가 박스에 담은 가치는
욕망, 경쟁, 소비, 잠재성, 꿈과 돈, 시간, 그릿, 일,
주체성, 실리와 명분, 이성과 감성, 육체와 정신,
객관과 주관, 다양성, 가족, 이타성으로
꼭 이 16가지의 가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수를 줄이거나 늘려도 무방하며,
16가지를 모두 만들기 버겁다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선택해
만들어봐도 된다며 격려해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낸 가치들을 통해
내가 살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결과적으로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에,
스스로 이 인생의 질문들에 대해
자세히 고민하고 파고드는 과정을 통해
박스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길 바라는
저자의 친절한 조언 덕분에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생각력을 키우며
나만의 인생관을 정립할 수 있는
마인드 박스를 만들어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한 기회였다.
아직 생각력이 약한 편인지,
혹은 내가 가진 생각들을
분류하고 심화해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정리하는 일이
그가 분류한 가치들처럼
생각의 가지를 뻗쳐 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가 분류한 생각의 가지에
내가 가진 생각들을 덧입혀 보고,
때로는 그가 정리한 박스 속 생각들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한 가지의 생각을 쭉 이어나가
생각의 끝에 도달하는 첫 시도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붙이고
생각에 기준을 세우면,
삶의 체계가 생긴다는 그의 메시지는
살면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나답고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게 만들어주고
인생을 주체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첫걸음을 함께 내디뎌 준 기분이다.
주관이 있는 사람은 그저 계획력이 있고
'타고나는 결단력'을 가졌다고만 생각했다.
유독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는 망설임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나쁘지 않은 마음'이라고 포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수한 생각이 오고 가는 생각의 바다에서
필요한 생각만 뽑아내서
머릿속의 빈 박스에 정리해 채워 넣고,
책이나 강의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외부의 지식과 이론을 찾아
박스 안에 담아두었던 나의 생각과 함께
변증적 사고로 융합해
새롭게 융합된 생각을 기록하고 정리한
나만의 마인드 박스를 만들어 나간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삶의 흔들림에서도
주저하거나 망설일 필요 없이,
나만의 주관으로 선택할 수 있고
더 자신 있고 '나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나열했을 뿐 체계적이지 않고,
또 더 공부하거나 심화하지 않아
그저 쌓여있거나 휘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차근차근
마음속 박스를 만들어
생각을 축적하고 발전시키는
진짜 '기록'을 습관으로 가져가야겠다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