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요새는 계속 외면하고만 있으면서 지르기만 지르고 있다.

사실 이런 증상이 지속된 지는 꽤 되었다.

이제 8주, 아니 9주? 더 된 것 같기도 하고.

바빠졌다, 다른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6주까지는 어찌어찌 넘겼는데, 책을 멀리하면서부터 내 생각이 조금씩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참 신기하다.

그 전에는 훨씬 더 오래 책으로부터 도망다니면서 살았는데도 이런 공허감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읽다가 읽지 않으니까 그 금단 증상이 엄청나다.

실제로 시간이 없다. 몸이 너무 피곤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그런데 그걸로만 설명하자니, 내게 남는 시간이 꽤 많았다.

나는 그 시간을 자느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느라 다 소비해 버렸다.

그리고는 책 핑계를 대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이 친구들이 내 일상을 헤집어 놓을까 두렵다.

나름 발버둥치며 이곳에 적응했는데, 이 안정감이 뿌리째 흔들릴것만 같아서, 무섭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몰입이 없기 때문에 나는 더 괴롭고 더 외로웠던 것은 아닌지, 요 며칠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책을 펼쳐서 그 책을 완독하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지만, 그럴수록 맞부딪쳐야 하는 건 아닌지 나에게 물어본다.

독서에 있어서 슬럼프라는 건 그냥 내 게으름에 대한 하찮은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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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낮이라면 햇살이 드는 창가-카페든 집이든 상관없이-에서 읽는 것이 좋고 밤이라면 침대에 기대 앉아서 읽는 걸 좋아한다.

낮에는 어느 정도의 소음이 있는 곳을 더 선호하는 편이고 밤에는 아무도 없는 공간의 조용함이 정말 좋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무조건 종이책. 전자책은 오히려 싫어하는 편이다. 읽으면서 메모는 따로 만든 독서 노트에 하고, 책에는 절대 낙서하거나 접지 않는다! 내 책장의 책들은 전부 중고서점에 내놓으면 '최상' 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요새 읽는 책,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 이야기, 낯선 여인의 편지>가 있다. 그것 말고는 어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데려온 코리 닥터로우의 <리틀 브라더>.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다 갖고 있는다. 정리를 잘 하지 않아서 출판사별, 시리즈별 배열은 1년에 한 번 정도 정리할 때만 가능하고 평소에는 그냥 구매한 순으로 마음대로 꽂아두는 편이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세계 지도와 국기가 단순히 나열되어 있던 책. 그리고 우주여행을 하는 교육용 만화책. 둘 다 족히 20번 이상은 읽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놀랄 만한 책은 딱히 없는 것 같고, 그냥 내 전공 서적이 제일 놀라움을 주는 책일 것 같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나는 브론테 자매들을 만나고 싶다.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 그런 상상력으로 그런 작품을 쓴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태백산맥>. 더 있지만 적으면 너무 많아서 쓰지 않겠다. 모두 분량이 방대한 소설들이다. 프루스트를 완독하는 것은 올해의 내 독서 목표이기도 하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많다. 그래서 불만도 굉장히 많다. 할 일에 쫓기면서 책을 폈더니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몇 글자 읽고 덮어 버린다. 도리스 레싱의 <그랜드마더스>, 대니얼 J.레비틴의 <정리하는 뇌>-정리하려고 읽었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져서 덮은- 그리고 <시스터 캐리>가 지금 나를 기다리고 있다.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지금 가져갈 것을 고르라면 프루스트가 1순위일 것 같고, 그 다음으로는 매그레 시리즈. 여러 번 읽고 싶은 책 중에서는, 지금은 <폭풍의 언덕>을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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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시스터 캐리/시어도어 드라이저/문학동네

12. 소피의 세계/요슈타인 가아더/현암사

13. 설득/제인 오스틴/문학동네

14. 빌레트 1,2/샬럿 브론테/현대문화

15. 전망 좋은 방/E.M.포스터/열린책들

 

16.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로버트 M. 피어시그/문학과지성사

17. 엔젤과 크레테/발터 뫼르스/들녘

18. 벤허/루 월리스/시공사

19. 브로큰휠 독자들이 추천함/카타리나 비발드/시공사

20. 건지 감자껍질 파이 북클럽/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이덴슬리벨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시스터 캐리 (무선)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21,000원 → 18,9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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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19,500원 → 17,550원(10%할인) / 마일리지 970원(5% 적립)
2016년 04월 24일에 저장
구판절판
설득 (무선)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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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트 1
샬럿 브론테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0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6년 04월 2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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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2년 전 여름, 처음 알라딘을 만났다. 서면에 갈 일이 잦아지면서 부산에 딱 한 군데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도 발길을 자주 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궁금했고 가보고 싶었지만 굳이 '거길' 들르기 위해 서면에까지 발걸음을 하는 것이 번거롭게 생각되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사실 크게 인상적인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그냥 중고책 서점이네, 생각보다 책 종류가 많지 않네, 단조롭다. 이 정도 감상이었다.

 

이 책을 만난 날은 무엇이 달랐던 건지 모르겠다. 그 때 왜 서점에 들어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이 어디에 꽂혀 있었는지는 생생하다. 시리즈로, 다른 책들과 함께 있었는데, 작고 예뻐서, 그런데도 세련된 느낌이 들어서 눈에 확 들어왔었다. 별다른 뜻은 없었다. 그냥 그런 겉모습에 끌렸고, 처음 보는 작가였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마음에 들었고, 때마침 여윳돈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여러 권 중에 1권과 2권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책을 사서 설렜던 기분이 참 오랜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에 돌아왔을 때의 그 에어컨 바람, 덕분에 시원했던 실내의 공기가 아직 생생하다. 저녁을 먹은 후에 적당히 나른한 기분으로 펼쳐든 책의 종이는 적당한 노란 빛, 노리끼리한 빛을 띠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책에 빠져들었다.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건 순전히 내가 너무 짜증이 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근 2주 동안의 나는 마치 우울증 환자처럼 모든 일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 서재에 첫 글을 남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글을 쓰고 싶었고, 책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고, 나중에도 내가 후회하지 않을 곳에 기록하고 싶었다.

 

요즘 정신없이 나를 몰아대는 일정에 책을 읽지 못한 욕구불만인가 보다. 책으로 위로받던 내가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극도로 우울해졌나 보다. 나는 겉으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이 열심히 끄덕이는 내가 있다는 걸 안다. 팔을 채 다 뻗지 않아도 닿을 거리에 책이 '읽어달라'며 기다리고 있는데도 차마 손을 뻗지 못한다. 그러다 너무 푹 빠져 버리면 헤어나오기가 힘들 것 같아서. 자꾸 깔짝거리면서 간만 보는 내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

 

글을 쓰면 시작보다 마무리가 어렵다. 그러니까 그냥 이렇게 끝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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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디킨스의 작품은 모두 소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된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구매했습니다.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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