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요새는 계속 외면하고만 있으면서 지르기만 지르고 있다.

사실 이런 증상이 지속된 지는 꽤 되었다.

이제 8주, 아니 9주? 더 된 것 같기도 하고.

바빠졌다, 다른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6주까지는 어찌어찌 넘겼는데, 책을 멀리하면서부터 내 생각이 조금씩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참 신기하다.

그 전에는 훨씬 더 오래 책으로부터 도망다니면서 살았는데도 이런 공허감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읽다가 읽지 않으니까 그 금단 증상이 엄청나다.

실제로 시간이 없다. 몸이 너무 피곤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그런데 그걸로만 설명하자니, 내게 남는 시간이 꽤 많았다.

나는 그 시간을 자느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느라 다 소비해 버렸다.

그리고는 책 핑계를 대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이 친구들이 내 일상을 헤집어 놓을까 두렵다.

나름 발버둥치며 이곳에 적응했는데, 이 안정감이 뿌리째 흔들릴것만 같아서, 무섭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몰입이 없기 때문에 나는 더 괴롭고 더 외로웠던 것은 아닌지, 요 며칠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책을 펼쳐서 그 책을 완독하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지만, 그럴수록 맞부딪쳐야 하는 건 아닌지 나에게 물어본다.

독서에 있어서 슬럼프라는 건 그냥 내 게으름에 대한 하찮은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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