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페미니즘 - 함께 공부하는 여성권 강의 사회운동 작은책 2
이유미 지음 / 사회운동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키 홀더때문에 페미니즘 책을 고르면서 적당한 가격에 쉬워 보이는(얇은) 책을 한 권 골라 넣었는데 바로 이 책,『지금 여기 페미니즘』이다. 190페이지에 B6 판형이라 나처럼 페미니즘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집어들기 좋다. (읽기 좋은 지는 잘 모르겠다.)

 

 생소한 저자인 이유미 님은 2010년부터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의 바람은 여성들이 경제위기로 가중되는 이중부담에 맞서 노동운동에 나서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다소 진보적인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에 대해 노동자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강의, 토론모임, 세미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엮어져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구어체 형식으로 쓰였다. 일상의 쟁점을 중심으로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통념들을 페미니즘의 렌즈를 거쳐 보도록 해주는데, 과연 그 렌즈는 낯선 느낌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페미니즘의 정의를 처음 알았다. '여성의 권리가 침해 당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이념과 실천'이다.

 '여성권 신장 운동'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권리가 침해 당한 여성의 현실을 전제로 탄생한 이념인 것이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의 탄생 배경에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남성과 여성의 지위 및 역할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실들과 사회구조 및 이념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역시 공부를 많이 해야해!)

 

 저자는 심심치 않게 여성상위시대라고 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가려진 '진짜' 현실을 보여주며 나를 각성시켰다. 일부 여성의 화려한 성공 신화가 평범한 여성의 삶을 대변할 수 없고, 대다수 여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가려져 있으며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가족형태와 경제위기라는 것.

 나조차 '30세로 불려지는 나이'에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자녀 양육을 걱정하고 있다. 추후에 일과 자녀 양육을 어떻게 병행해야할 지 말이다. 아직 아이가 있기는 커녕 결혼도 안했는데!

 일과 자녀 양육의 양대산맥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거의 모든 여성들이 직면하게 되는 일생일대의 중차대한 선택지이다. 내가 아무런 억울함을 느끼지 않고 이런 강압적인 선택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정말 그래도 될까? 이렇게 많이 요구하다가는 남자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도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책의 머리말을 읽으면서부터 느낀건데, 나는 정말 남성위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더라.

 

 저자가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짚으며 사회구조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여성노동자들의 혁신적인 노동자 운동을 지지하는 사회운동가라서 처음부터 너무 급진적인 사상을 접했나싶어 더 다양한 측면으로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저자도 말했다시피 여성의 권리를 찾아가는 길은 깊이 있는 성찰, 책임있는 실천이 동반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친애하는 북플친구분들의 많은 가르침과 추천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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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1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갑자기 저도 궁금해지는데요? 저 역시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죠. 언급하신 이 책의 머리말 부분을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