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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힘껏 껴안다 - 러블리 온 더 산티아고
문종성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1월
평점 :
오랜만에 가슴 시원한, 그리고 기쁨에 겨운 좋은책을 만나게 되었다. 누구나 꿈꾸는 세계여행을,
그리고 젊은 나이에 해냈다는 뿌듯함이 이 책에서만큼은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7년 2개월이라는 시간동안 11개국을 자전거로 일주한
일명 '스토리두어' 청년의 일탈 에세이인 이 책은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내게 단비 처럼 시원한 촉촉함과 긴 여운을 그리고 여행이라는
대리만족을 함께해 주었다는 나는 이 책 한권으로 112개국을 작가 문종성과 함께한 셈이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려고만 했지 정작 나 자신에게는 너무 무심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자신은 항상 있었으되, 자신에게 필요한 누군가가 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다 .자신에게 주는 상처에는 무관심하고, 자신을 바로 보기가 서툴렀기에 외로움 역시 다를 줄 몰랐다. 이제야 외로움은 누군가의 무관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자기 자신이 무성하게 키워가고 있었음을 남자는 눈치챈다.
이 길은 온전히 나를 위한 여행이다. 서른이 넘도록 남들 좋아만 했지 정작 의기소침한 열등감투성이인 나를 좋아해 본 적은 별로 없었던, 미안한 나를 위로하는 여행이다. 외롭더라도 참아내 보자. 이 길이 끝나면 마음의 키가 한뼙은 자라있는 내가 되길..
내 인생에서 가장 크고 길었던 여행은 지난 2011년 여름방학에 기획했던 국토종단이다. 한 비영리 단체를 통해 여수에서 임진각에 이르는 22박 23일간의 여행은 내게 큰 교훈을 주었다. 땡볕과 장마속을 지나며 인내심과 끈기를 기를 수 있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자재하고 싶었던 질긴 생명력도 큰 재산이었다. 부가적으로 전국 각자의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절반을 내 두발로 걸었다는 것이 믿기지도 않았고, 완주하고 나서도 놀라울 뿐이었다.
문종성은 불안한 현대사회 저항하며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당차게 세계를 누볐다. 현재 34살인 그는 여전히 세계를 누비며, 강연회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책을 출판하고 있다. 그가 쓴 책과 경험들이 독자에게 전해진다면 암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긴 글과 많은 사진은 책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쏠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결코 책 값이 아깝지 않을정도 이니, 이 정도면
'제대로 읽을만한 책을 만났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다. 솔직히 부럽고 닮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결코 내 자신에게 '나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할까?, 결국 나도 그저그런 사람이었던걸까? ' 라는 잔인한 평가를 두고 싶지 않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것도 해야할 것도 많은 인생이기에 소중한 경험을 하나둘 쌓고 싶은 생각이다.
잔인하다면 잔인한 시대에속에서 많은 청춘들이 허우적대고, 꿈을 잃은 채 돈만 바라보며 삶을 연맹하고 있다. 어쩌면 나도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책읽는 기쁨과 일상 속 작은 행복이 있기에 언제까지나 우울하지 않고 내 인생을 꾸려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