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차동엽 신부의 책들을 좋아한다. 전작 '무지개의 원래'를 비롯하여 '잊혀진 질문'과 '바보존' 까지..매 순간 감동으로 다가와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안아 주는 그 따뜻함이 좋다.
나는 중학교 이후, 교회나 절에 가본 적이 없는 무종교자이다. 하지만 예배나 참배만 하지 않을뿐이지, 나는 위로가 필요하다.
이 책은 차동엽 신부가 故 김수환 추기경의 지나온 삶과 베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안도현의 시 구절처럼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사를 통들어 가장 위대했던 기독교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표지마저 가을분위가 물씬 풍기고 편지는 금새 뜯겨져 나올 것만 같은 설레임이 있다.
직장생활을 한지 이제 갓 8개월을 넘겼지만, 사회의 첫생활을 아직도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스물 다섯살이면 제법 어른향기좀 풍길 법 한데,
나에게는 아직 그런 여운은 없고, 몸만 커졌다. 그래서 겉 모습보다 속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은 얼굴에 '가면'을 열두개씩 챙겨다닌다고 한다. 그만큼 속마음을 들키지 않고, 상대방에게 내색하지 않는게 인생을 살아가는 진리라고 믿는 것이다. 물론 그말도 맞다. 힘든 상황에서 내가 힘들어 하면 가족들은 더 힘들어 할테니까...
하지만 뒤돌아 울기보다 따뜻한 손 마주잡고 서로의 체온으로 위로 받으면, 그건 창피한 일 일까?
출판사 서평중에서....
서(序)_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애송시 한편 읊어주시죠.”
기자의 질문에, 문학 소년처럼 보들레르 시를 줄줄 욀 줄 알던 김 추기경이 마지막을 예감하고 읊었던 시는 의외였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이래저래 망연자실하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김 추기경은 약속처럼 편지로 날아왔다.
그의 육성을 ‘친전’으로 엮어 전하게 됨을 나는 기쁘게 여긴다.
오늘 우리는 큰 어른의 부재를 매우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 그 빈자리가 퍽 썰렁하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민족적으로도 권위 있는 참 가르침이 절실하건만, 함량 미달의 훈수들만 난무하고 있다.
이 ‘친전’이, 큰 어른의 품과 깊이로, 길을 헤매는 21세기 우리 모두에게 등불이 되어 주리라 기대한다.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갈 길을 일러 주고, 사랑의 터치로 위로와 치유를 주는 김 추기경의 ‘친전’ 메시지는 수신인을 찾는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바로 김 추기경 사랑편지의 ‘그대’다.
선선했던 가을은 금새 지나가고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왔다.
더 외롭기 전에, 더 아프기 전에 사랑하고 행복해라!
올해가 가기전에 사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