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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래쇼크 - 인구, 자원, 기후, 세계화로 읽는 2050년 보고서
로렌스 C. 스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동아시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이전까지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 더 좋은 세상을 많은 이들이 꿈꿔왔다. '노예'라는 신분에서 해방되길 바랬고,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는 미래를 꿈꿔왔다. 얼마전 '레지던트 이블5' 예고편을 보게되었다. 국내에는 올해 9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인데, 첫 화면에서는 문명발달의 긍정적인 면이 보였지만, 후반부에 갈 수록 파괴되고, 재앙에 몸을 감춘 지구의 모습들이 보였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구의 무게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저출산 현상이 지구의 부담을 나눠가진 대신 인류에게 종족번식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떠앉겨주었다.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하루가 다르게 녹아가고 있지만, 환경운동가이외에 심각성을 깨닮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근래에 들어서 국제협약과 회의를 통해 환경의 보존을 논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 이다.
2012년, 마야인의 달력이 끝나는 시점이라 재앙론이 그 어느때 보다 많이 나오고 있다. 화산폭팔, 지진해일, 행성충돌, 외계인침략들 다양한 가설들이 심심치 않게 찾아볼수 있다. 이전까지는 그저 SF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로만 보았던 것이 실재로도 가능 할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느시대이든 재앙론은 국가가 어렵고 민심히 흉흉할때마다 논의되었다.
지금 새로움 세상을 꿈꾸며 우렁찬 목소리로 세상에 나온 더 많은 아이들에게 우리는 과연 그대로 물려 줄수 있을까?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라.
미래를 보는 관점은 학자나 연구가가 아닌, 개인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길 기도하고 있다.
시대를 파악하고 읽는 힘이야 말로 생존의 절대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세상, 우리 후손들에게 그대로 대물림 하길 응원한다.
1. 2050년, 왜 미래쇼크인가, 왜 전 세계가 북극권을 주목하는가?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60년대 중반에 저술한 미래 쇼크Future Shock라는 저서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놀라우리만치 정확하게 예측했다. 당시 그가 예측한 40년 후 사회는 지식 기반의 사회, 정보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한 사회로 권력 이동과 디지털 혁명 등 그 변화의 속도가 급속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심리적 충격(쇼크) 상태에 빠질 것이 우려되었다. 그의 예견대로 현대 사회는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시기보다 놀라운 테크놀로지 문명을 이루었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21세기 들어와 지구 대폭발이라 할 만큼 인류의 기술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지진과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가 급증했고, 인류는 기술 문명의 주체가 아닌 소비자로 전락해가는 것만큼이나 참혹한 지구적 현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토플러도 예상하지 못한 이 현실 앞에서 과연 인류는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미국 UCLA 교수 로렌스 C. 스미스는 2050 미래쇼크The World in 2050: Four Forces Shaping Civilization’s Northern Future(New York: Dutton, 2010)에서 ‘지리학’, ‘지구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40년 후 세상을 예측했다. 이 책은 2010년 출간 당시 관련 분야의 학자들은 물론《퍼블리셔스 위클리》등 유력 서평 매체로부터 지구의 미래에 관해 선견지명을 보여준다며 큰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이 지구적 위기 앞에 ‘북극권’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북극이 녹고 생물종이 멸종하며 세계 차원의 재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라는 것. 컴퓨터 첨단 모형 기술과 과학 지식을 동원하여 ‘인구 통계’, ‘천연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 변화’라는 네 가지 강력한 요인을 추출한 다음, 40년 후 지구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과감한 ‘사고 실험’을 감행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저 네 가지 지구적 압력으로 말미암아 북극권에서 인간의 활동이 늘어나고 그곳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미래의 정치 지도자들은 인구, 경제, 자원의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는 자국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미국지질조사국의 자원 보고서와 기후 모형을 앞세워 북극이 사업 가치가 좋은 전략적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와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저자가 2년여 동안 현지 탐사 여행을 통해 얻은 자료들 또한 하나같이 북극권을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저자는 지리학과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과학의 첨단 모형 예측과 결합하고, 기후 변동부터 자원 매장량, 연령 분포, 경제 성장률에 이르는 자료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통계를 냈다. 그렇다고 연구만 한 것은 아니다. 15개월 동안 지구 북부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인들의 경험과 통찰력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다. 덕분에 이 책은 저자의 과학적 엄밀함과 현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조화를 이룬 역작이 되었다. 다양한 지도와 사진, 표를 수록한 이 책은 다가오는 시대에 지구 앞에 펼쳐질 도전과 기회의 장면을 생생하고도 균형감 있게 보여준다.
2. 2050년에는 북극권이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해진다! 인구 통계, 천연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 변화로 읽는 2050년 미래 보고서
과학자이자 구겐하임 연구원인 저자는 인구 통계, 천연 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 변화, 이 네 가지 지구적 힘의 동향이 앞으로 40년간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했다. 이 가정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서 북극권 8개국은 갈수록 부유해지고 강력해지며 정치적으로 안정되는 반면, 적도에 가까운 나라들은 물 부족, 인구 노령화, 치솟는 에너지 가격, 해안 침수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저 네 가지 지구적 압력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북극권에서 인간의 활동이 늘어나고, 북부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커지리라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절반가량 더 늘고 더운 저위도 지방을 중심으로 북적이는 도시군을 이루게 된다. 중국, 인도, 브라질이 새로운 경제 강국과 자원 소비국으로 부각되고, 사람들은 도시에 모여 살며 평균 연령과 재산이 늘어난다. 수자원 문제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고통을 겪거나 바다와 싸우는 지역이 많아지고, 어떤 지역은 관개 농업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 무역에 전적으로 의존해 에너지와 가상수를 소비하게 된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다양하게 늘어나지만 화석 연료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그중 천연가스가 유망해서 세계 각지에서 공격적으로 개발될 것이란다. 이 가운데 한 곳이 바로 북극해다. 해양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해빙이 줄어들고, 해양 항구 시설이 새로 들어서고, 특수한 LNG 유조선 덕분에 앞바다의 가스 채굴이 경제성을 띠면서 점점 더 많은 투자 자본이 북으로 흘러들 전망이다. 한국의 삼성중공업은 특별히 이곳에서 작업하려고 극지 LNG 운반선을 만들고 있다. 방대한 가스 매장지가 개발되면 이런 배들은 유정까지 바로 들어가 액화천연가스를 퍼 올린 다음 곧장 세계 각지로 운반할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동향을 볼 때, 앞으로 북극권은 지금보다 인간 활동이 활발해지고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거대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가시적인 지구 온난화가 북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그 지역 사람들과 그곳 생태계에는 어떤 의미일까? 앞으로 그곳의 정치적 동향과 인구 통계 동향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곳의 해저에 매장되어 있다고 추산되는 막대한 화석 연료는 어떻게 될까? 전 세계적으로 쌓여가는 갈등과 압박은 이 문제에 어떻게 작용할까? 그리고 여러 기후 모형이 제시하듯, 살인적인 열기와 변덕스러운 강수량으로 농경지가 타들어간다면, 현재 정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사회가 생겨날까? 21세기에는 미국 남서부와 유럽 지중해 연안이 몰락하고 미국 북부와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러시아가 기지개를 켜게 될까? 이런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북부 지역이 우리 모두의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게 보였다.” (본문 15쪽)
3. 문명은 붕괴하는가 성장하는가? 새로워지는 북부에 대한 투자 가치와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UCLA 교수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라는 책에서 문명이 왜 실패하는가에 답하기 위해 인류의 역사를 살폈다. 이스터 섬, 르완다 같은 과거의 붕괴 사례와 18세기 일본의 위기를 돌아보면서, 그는 기존 사회를 위협하는 다섯 가지 결정적인 위험 요소를 꼽았다. 생태계 파괴, 무역 파트너 상실, 적대적 이웃, 불리한 기후 변화,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의 대처 방식이 그것들이다. 다이아몬드는 이 가운데 단 한 가지라도 기존 사회에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개 또는 모두가 더해지면 문명은 결국 소멸의 길로 접어든다고 보았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극찬한 로렌스 C. 스미스는 그의 질문을 뒤집어서 그렇다면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라고 묻는다. 그는 경제적 동기가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으로 자발적인 정착민, 안정적인 법규, 굳건한 무역 파트너, 우호적인 이웃, 유리한 기후 변화가 문명을 장려한다고 진단한다. 이 가운데 어떤 것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할 수 없지만, 여러 개 또는 모두가 더해지면 주요 정착지가 생겨나거나 기존의 전초 기지가 확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북극권 8개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은 새로운 문명이 성장할 만한 발전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다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무역과 세계화된 경제를 자랑하고, 법을 잘 지키는 국가들이다. 또한 누구나 탐내는 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민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거기다 언론의 북극 쟁탈전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우호적인 이웃이다. 거기다 바이오매스(숯, 풀, 분뇨 등 화학적 에너지로 사용되는 생물을 총칭)가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어 남쪽의 훨씬 넓은 농업 지대가 불확실한 미래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극의 농업 생산은 앞으로 더 늘어나리라 기대된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북극권에도 대도시가 형성될 수 있고 겨울도로를 통하든 해협을 통하든 운송 수단과 횟수가 증가할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이 지역의 투자 가치는 점점 더 상승할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 초, 탐험가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고생하여 영광을 쟁취한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세계 모든 도시에 사는 기부자들이 지갑을 열어 북서 항로와 북극점 탐험에 자금을 댔다.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거치는 동안 일본군 침략, 원자폭탄,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북극 개발에 거액의 국가 예산이 편성되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미국지질조사국의 자원 보고서와 기후 모형을 앞세워 북극이 사업 가치가 좋은 전략적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와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인식이 투자 결정에는 기후 변화 자체만큼이나—어쩌면 그보다 더—중요하다.” (본문 362쪽)
4.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지구촌 차원의 인류 모두를 위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극권의 대도시 바깥은 여전히 정착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 요컨대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고 북극 지방은 새로 정착하기에 쉬운 곳이 아니며 사업 기회도 아직까지는 협소한 범위에 머물러 있고 남쪽 정착민들이 일부러 거주지를 옮겨 살 만큼 매력적인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허나 관점을 바꾸면 21세기에 이곳은 사람들이 정착해서 사는 거주지가 아니라 가스, 석유, 광물, 생선을 퍼 올려 인류의 욕구를 충족하는 경제적 엔진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다. 북극권의 자원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도시들이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또한 저자는 북아메리카 북부와 그린란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원주민 자치를 통한 혁신적인 사회 실험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극한의 기후 변화로 생태계와 전통이 위협받는 가운데서도 이들이 행하는 자치 실험은 세계의 다른 소수 민족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빛나는 부분은 바로 2008~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고통스럽게 겪었듯이 오늘날처럼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 세상에서는 ‘승자’도 패자의 고통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연대 의식과 통찰에 있다. 저 거대한 네 가지 지구적 힘 또한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페이스북의 통계 자료에서 확인하듯 한 개인의 선택은 친구의 친구의 네트워크를 타고 모든 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가 되었다. 인류가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컴퓨터를 통한 과학적 데이터와 모형은 충분히 바뀔 수 있으며,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상을 원하며 어떻게 연대해갈 것인가를 묻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내가 볼 때 맬서스와 마르크스의 논쟁, 얼리히와 사이먼의 논쟁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세계 인구가 얼마이고 석유 매장량이 얼마인지, 가용 경작지와 수자원이 얼마나 남았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 생태계가 얼마나 많은 자원 소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이상적으로 부양할 수 있는 인구가 90억이냐 900만이냐, 그래서 우리가 바다를 개척하고 야쿠츠크로 이주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북극곰과 북극대구가 멸종해도 우리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거대한 동물 없이 좁은 아파트와 유전공학 기술, 해수제염 기술로 주거지, 식량, 물 문제를 해결하며 9,000억 명이 복작복작 살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넓은 지구에서 많은 생물과 함께 9억 명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내게 더 중요한 질문은 용량이 아니라 욕망의 문제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 (본문 377쪽)
5. 데이터는 소리 없이 말한다, 요동하는 사회에 던지는 과학의 냉철한 질문!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그려낸 2050년 세상에 대한 밑그림을 보면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지각의 변동뿐만 아니라 그 땅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변동 또한 충격적으로 묘사된다. 미국은 여전히 강국이지만 오늘날처럼 절대적이지 않으며 브릭스(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 나라들이 부상하면서 세계의 경제 지형이 바뀐단다. 현재 인구 1000만이 사는 대도시는 일본의 도쿄와 미국의 뉴욕 지대가 대표적이지만 2025년이 되면 인도의 뭄바이와 델리, 방글라데시의 다카, 브라질의 상파울루, 중국 상하이 등이 거대도시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도시가 커지면 물자가 몰려들고 자본이 집약되기 마련, 세계 도시 인구의 지리적 분포뿐만 아니라 부富의 지형도 바뀔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경제학자들은 20억 명이나 되는 아시아의 새 도시 소비자들의 경제력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상황과는 달리 떠오르는 아시아 도시들은 현대화·세계화에 성공해 번영을 누리리라는 것이 대부분의 전망이다.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이지만 미래에 경제 거인으로 간주되는 국가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라고 한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새로운 강대국들이 등장하면서 새롭게 재편된 복잡한 연합 구도가 형성되는데, 강대국이 많아진다는 것은 무역과 해외 투자, 천연자원을 둘러싼 전략적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다는 뜻이다. 아울러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 지도자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과연 미래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을 위해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저자는 미래의 정치 지도자들이 전쟁이 아닌 협약을 선택하게 되리라 전망한다. 그 한 예로 북극권에서 지난 20년간 꾸준히 이어져온 협력의 흐름에 주목한다. 그리고 유엔이 제정한 협약이 세계 각국에게 해양 영유권을 정하는 규범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강조한다. 북극권 국가들이 협력하게 된 시발점은 1987년 10월 1일, 당시 소련 지도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무르만스크에서 연설한 이후인데, 이때로부터 4년 뒤 소년이 해체되고 나서 알래스카와 러시아 원주민 가족들은 베링 해협을 건너 재회하게 되었고, 시베리아인들은 자유롭게 해외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여파로 북극해 전역에 새로운 협력이 싹트고 여러 단체들이 생겨났다. 원주민들, 특히 이누이트 족은 국경을 넘어 정치적으로 연대하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북극권 8개국이 이 지역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서명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북극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는 북극권 8개국뿐만 아니라 참관국과 이익 단체들도 참여할 수 있는 정부 간 조직이다. 이 외에도 민간 차원의 국제 네트워크가 효율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물론 저자와 달리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도 있다. 캘거리 대학의 정치 과학자 롭 휴버트는 전 세계가 북극을 탄화수소 화석 연료의 관점에서 ‘새로운 중동’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언뜻 이곳도 중동처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격전지가 된다는 뜻으로 들린다. 북극을 둘러싼 ‘미친 쟁탈전’이 열병처럼 번져가고,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 줄어드는 해빙, 새로운 항로가 펼쳐지는 마당에 이 지역에서 극단적인 충돌이 벌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처럼만 보인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북극권은 천형의 유형지가 아니라 바로 기회의 땅이 된다. 저자가 역설하고 싶은 지점은 바로 여기다. 이 기회를 소수가 독점하는 세상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협약이든 동맹이든 함께 쟁취하고 누리는 세상을 만들 것인가, 이 질문이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2년이 넘는 탐험 기간을 거쳐 이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증명해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말을 빌리면 그는 분명 “이 분야에서 떠오르는 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