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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테이너 - 시대와 소통하는 대중문화예술인 19명을 만나다
장윤선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1월
평점 :
작년 어느날,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대한 논란으로 하루하루가 시끄러웠던날..
나는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같은 대학생으로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어느 단상에 배우 '김여진' 선생님께서 스셨다. 그리고 당당히 거품만 듬뿍 담긴 등록금에 대한 국가의 무책임함과
대학들의 검은뱃속을 통쾌하게 한방 날렸다. 뿐만 아니라 고려대학교 '동기생 성추행' 파문에 대해서도
'부모가 자식을 괴물로 만든다'는 직설 적인 한줄이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었다.
소셜(social)’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친 말 소셜테이너(socialtainer)는 사회적 발언이나 활동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을 가리킨다. ‘날라리 외부세력’을 만들어 홍대 청소노동자 해고 문제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발언하며 희망버스에도 동참한 배우 김여진, ‘레몬트리 공작단’이라는 재능기부 모임을 만들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자녀들과 함께한 가수 박혜경, 독도 분쟁을 국제 사회의 이슈로 만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 기부를 아끼지 않는 가수 김장훈 등을 떠올리면 소셜테이너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다.
내가 이토록 이 책을 원했던 이유는, 물론 등장하시는 모든분들이 훌륭하시지만, 개인적인 견해로
김여진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이 소셜테이너를 둘러싼 논쟁이 날마다 뜨거워지고 있다. 2009년 김제동이 kbs 예능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한 데 이어, 2010년 김미화는 kbs에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이냐는 의문을 트위터에 제기했다가 kbs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mbc에서 이른바 ‘소셜테이너 금지법’이라는 고정출연제한 사규를 도입하면서 김여진의 시사 프로그램 섭외를 취소했고 김흥국, 윤도현 등이 석연치 않은 형태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언론 매체와 sns에서는 소셜테이너의 방송 출연 찬반을 놓고 각종 토론이 벌어졌다.
소셜테이너에 대한 관심과 이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얼마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보다 더 영향력 있고 신뢰받는 인물로 김여진이 뽑혔다. 김남훈은 홍대 두리반 문제를 트위터를 통해 널리 알렸고 박혜경, 탁현민 등은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시위에 참여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물론 소셜테이너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본업인 노래, 연기 등에 전념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사회 문제에 대해 소신껏 발언하고 잘못된 점들을 고치려는 게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장윤선(<오마이뉴스> 기자)은 이런 의문을 품고 소셜테이너의 목소리에 본격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좌우’는 중요하지 않다. 옳을 것을 옳다 말하는 최소한의 상식을 추구할 뿐
저자는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소셜테이너들을 2010년 7월부터 1년여 동안 만나 인터뷰하고 <오마이뉴스>에 그 내용을 연재했다. 이 책은 평균 조회수 17만 건을 기록한 연재 기사 중 19명의 인터뷰를 추려 엮어낸 것이다. 다소 오래 전의 논의는 덜어내고 새로운 발언과 활동에 대한 내용을 더해 21세기 초반 한국 사회의 모습을 소셜테이너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짚어냄과 동시에 소셜테이너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또한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에는 김미화, 김남훈, 김여진, 윤도현, 이은미 등 소셜테이너로 잘 알려진 이들은 물론이고 공효진, 류승완, 맹봉학, 박철민, 임순례 등 사회 저변에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생각 또한 꼼꼼히 담아냈다. 민주주의, 인권, 여성, 반전, 동물보호, 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19명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소셜테이너의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좌우’는 중요하지 않다. 옳은 것을 옳다 말하는 최소한의 상식을 진정으로 추구할 뿐이다.
소셜테이너 19명의 한마디
@김미화 거대 권력 kbs와 싸우며 자괴감도 들었지만 후배들 위해 찍소리라도 하려고요.
@공효진 서울 하늘을 호주 브리즈번의 하늘처럼 만들고 싶어요.
@권해효 약한 자들 외면하는 우리, 부끄럽지 않나요?
@김여진 이념이나 종교를 뛰어넘어 지켜야 하는 절대 과제, ‘인권’입니다.
@김남훈 게시판에 욕설만 남기는 분노는 의미 없잖아요. 합리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죠.
@김장훈 제 가슴이 울리면 ‘오케이’, 그게 아니면 죽어도 안 해요.
@류승완 인간이 인간에게 갖는 최소한의 예의와 상식은 지켜야죠.
@맹봉학 방송 출연 때문에 눈치 봐야 하는 현실…… 지금 민주주의 국가 맞아요?
@박진희 내 삶이 행복하도록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는 거예요.
@박철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전태일 정신을 잊지 맙시다.
@박혜경 누군가 돕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분들, ‘레몬트리 공작단’과 함께해요.
@여균동 소통합이든 대통합이든 합쳐야 뭘 해볼 수 있지 않겠어요?
@윤도현 사회적 활동 안 하는 연예인이 어디 있나요? 우리 모두 소셜테이너죠.
@이상은 새로운 문화를 갈망하는 2040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이광기 세계 곳곳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살다 보면 행복한 날이 온다고.
@이은미 돈만 좇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숨이 턱턱 막혀요.
@임순례 먹을거리가 아닌 생명을 지닌 존재로 동물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홍석천 성소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 느껴요.
@탁현민 ‘저항’은 대중문화예술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