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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평점 :
숨겨진 열정과 자유를 대변하는 울림이자,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꿈꾸는 사람들의 언어, 시(詩)
-시의 시대가 만들어낸 초상인 세 인물 ‘천샹, 망허, 예러우’
1980년대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중국 장편소설. 천샹은 어느 지방 소도시의 대학교 4학년으로 중국문학을 전공했다. 문학을 사랑하고 동경하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망허라는 시인이 나타난다. 1980년대는 유랑의 시대였고, 동서남북 할 것 없이 전국 각지에 시인들의 발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유랑길의 한 자락에서 망허가 자신의 신작 시 한 단락을 읊고 있는 모습을 천샹이 보게 되고, 그렇게 사랑에 빠져 하룻밤 정을 나눈다. 그는 이틀 후 도시를 떠났고, 천샹은 그렇게 떠난 그를 그리워한다. 두 달 남짓 시간이 흘러 천샹은 졸업을 하고, 학교에 남아 강의와 연구에 참여하기로 진로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학교 선배인 라우저우와 번개처럼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 후 일곱 달 만에 태어난 아기, 샤오촨. 사람들은 조산아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아이는 라우저우의 아이가 아니라, 망허의 아이었다.
망허는 권위 있는 학술기관으로 배치받았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영원히 똑같은 궤도를 따라 운행하는 전차처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은 시인 망허를 지치게 했고, 결국 그 좋은 일자리를 박차고 나오게 만들었다. 유랑길에 오른 망허는 산베이의 작은 도시 ‘미즈’라는 곳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예러우를 만나게 된다. 망허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는 문학소녀 예러우는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석사 논문을 쓰기 위해 지방을 돌며 현지답사를 하고 있었다. 산베이가 고향인 그녀가 이곳에 들른 것은 본격적인 답사를 떠나기 전에 지금껏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고향 땅을 밟아보기 위함이었다. 망허는 예러우에게 첫눈에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더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들어가기 전에 예러우는 스스로 먼저 떠나버린다.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그녀가 남긴 그녀의 모든 것을 떠올리며 망허는 그녀를 그리워한다. 결국 그녀가 떠나려 하는 길의 여정을 생각해보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사후커우라는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한 예러우는 자신 앞에 나타난 망허를 발견하고는 머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함께 답사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예러우와 함께 걸어서 중국의 여러 마을을 도는 망허. 정해진 잠자리 없이 둘은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아다니고, 그 마을마다 사람마다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채집하고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여정을 이어간다. 한 걸음씩 함께 걸어 나가는 그 길이 때로는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그들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두 사람이 ‘함께’라는 것. 그것은 그들의 영원한 밀월여행과도 같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머문 한 마을의 어느 집에서 잠을 청한 예러우와 망허. 한밤중 극심한 고통이 예러우의 잠을 깨웠다. 그리고 그들 앞에 잔혹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샤오촨이 세 살 되던 해에, 천샹은 우연히 간 서점에서 망허의 새 시집을 발견한다. 하지만 책을 펼쳐 든 순간, 천샹은 숨이 멎을 것 같은 충격에 몸을 부르르 떤다. 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의 대가를 겸허히 받아들였던 천샹에게 청천벽력 진실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그동안의 모든 것이 하나씩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간추린 줄거리가 대략 이것이다. 사실 중국문학은 일본이나 북미문학에 비해 친숙하지는 않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지만, 문학에 있어서 장벽은 높다. 살이있는동안 꼭해야할 49가지를 제외한다면 삼국지정도가 아닐까? 물론 오래된 역사서이기 포함시키는것도 무리는 아닌것 같다. 더욱이 박범신과 합작으로 포함되는 이책은 더 나위할거 없이 좋은 콤비였다. 공지영,츠지 히토나리의 '사랑후에 오는것들'
이후의 최고의 걸작은 아닐까?
일본문학은 하루키를 비롯해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그리고 최근에는 오쿠다 히데오까지 친숙하게 다가왔다.
중국문학도 우리에게좀더 쉽게 다가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