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 아우렐리우스편 세계철학전집 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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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의 철학은 권력의 언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언어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도 같은 물음을 던진다.


혼란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고통은 사건이 아니라 해석에서 생긴다

외부의 말이나 사건은 내 마음을 직접 해치지 못한다.

상처가 되는 건 그것을 진실처럼 받아들인 나의 태도다.

결국 나를 아프게 하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다.





✔ 속도보다 중요한 건 버티는 것이다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까지 남는 건 속도가 아니라 버티는 힘이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이어가는 일이다.





✔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예의를 잃지 말아야 하고,

무례한 사람에게는 단호할 필요가 있다.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집착하지 말고 태도를 바꾸는 게 현명하다.

타인의 감정까지 떠안을 필요는 없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나의 태도뿐이다.





✔ 죽음을 의식할 때, 현재는 선명해진다

죽음을 떠올리면 오래 붙잡아온 미움이나 고민이 희미해진다.

죽음을 의식한다는 건, 결국 지금을 가장 진실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시련은 나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다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해내는 사람이

결국 단단한 힘을 가진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의 깊이로 증명된다.



나는 요즘, 잘 해내는 사람이 되기보다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를 쫓아가다 지치기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걸음으로 꾸준히 걸어가고 싶다.

그렇게 쌓인 흔적들이

언젠가 나라는 사람을 말해 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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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날 - 존엄사의 최전선에서, 문화인류학자의 기록
애니타 해닉 지음, 신소희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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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죽음을 고통 없이 맞이할 수 있다면,

그건 용기일까, 특권일까. ❞






《내가 죽는 날》은

의료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그러나 깊이 있게 다룬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스스로 떠나는 방식을 선택할 때

그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얼마나 좁고 복잡한가.



누군가는 죽음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그 곁에서 끝까지 함께하려 한다.

어떤 선택이든, 고통은 함께 겪게 된다.






많은 사람이 '더는 살 수 없음'이 아니라

'자기답게 살 수 없음'을 이유로 죽음을 선택한다.

병의 악화가 자신과 가족에게 남기는 무력감을 아는 이들.



하지만 그 결정은 쉽지 않다.

법의 조건은 엄격하고, 의사의 판단은 신중하며,

죽음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폐쇄적이다.

조력 사망을 원해도, 서류를 준비하다 임종을 맞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조력 사망은 자살과 다르다.

핵심적인 차이는 '인간관계의 개입'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준비하고,

작별을 말할 시간을 가지며,

떠나보낼 준비를 함께 해나가는 과정.

이 죽음은 혼자가 아닌 죽음이다.




죽음을 선택하는 권리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의식으로 이해될 때,

우리는 죽음을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죽음을 준비한 이들이 누구보다 삶을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약을 쥔 순간, 비로소 평온해졌고,

떠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후에야

화해와 마지막 인사를 시작한 사람들.




죽음을 공포로만 그리지 않고,

죽음의 준비, 임종의 통제, 이별의 의식은

삶을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흔적이었다.




삶의 끝을 스스로 정한다는 건

삶을 온전히 살아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든 죽음은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과 꼭 닮아 있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 중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는 있지만,

의료 조력 사망은 여전히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찬성 여론은 높지만

종교적, 윤리적 갈등 속에서

관련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남긴다.

"당신은 어떻게 떠나고 싶은가?"

"그리고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가?"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

우리가 회피해 온 그 감정과 제도를

이제는 천천히 들여다볼 때가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자기답게 떠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이제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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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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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올해 읽은 100번째 책.

숫자 하나가 이렇게 마음을 설레게 할 줄 몰랐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책이 '의젓함'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

묘하게 잘 어울렸다.






다정한 마음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말이 날카로워지고, 표정이 굳어지고,

서로의 사정을 외면하고 싶어지는 때.

그럴 때 우리를 다시 붙드는 건 무엇일까.




의젓하다는 건, 단정하고 점잖은 모습일까?

이 책이 보여주는 의젓함은 조금 다르다.

그건 타인의 짐을 함께 지는 마음,

책임에서 비롯된 단단함이다.






🌿 "단 한 번이라도 타인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세요."

삶의 보람은 혼자 잘 사는 데서 오지 않는다.

불안이 약해지고 의미가 생기는 순간은,

누군가를 책임지려 할 때다.




🌿 "완벽한 결정은 없어요.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뿐이죠."

흙에 불안을 섞는 존재가 인간이라면,

우리가 할 일은 완벽함을 좇는 게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음을 인정하며 나다움의 규칙을 따르는 것.




🌿 "품성은 재능보다 오래 갑니다."

얼마나 높이 오르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가는지가 중요하다.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결국 품성이다.






책 속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책임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불완전함과 마주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






의젓함은 성격이 아니라 선택이다.

타인의 어둠을 외면하지 않는 선택,

나를 수용하는 선택,

그리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선택.




이 선택들이 모여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든다.

그 힘을 안다면,

의젓하게 사는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는 누군가에게 의젓한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책임을 선택할 것인가.




올해 읽은 100번째 책으로

이 이야기를 만난 건,

내 독서 여정의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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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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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은 낡은 책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






작가 유시민이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펼쳐본 열다섯 권의 고전.

정치와 역사, 윤리와 신념을 둘러싼 고민들을

책 속에서 하나씩 되짚어 본다.




고전은 단지 낡은 텍스트가 아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그 안의 문장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선한 목적은 선한방법으로만 이룰 수 있는가"

"지식인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슬픔도 힘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고전을 해설하지 않는다.

그 책들을 읽고

한 사람이 무엇을 고민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들려준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누군가의 고전이

나의 질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시간이 지나 더 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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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원전대로 읽는 세계문학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영귀 옮김 / 새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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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거대한 벌레로 변한 채 눈을 떴다.

익숙한 방과 생활 풍경은 그대로였지만,

그 순간부터 그는 가족의 일원이 아닌

집 안에 놓인 '처리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그의 변신은 인간성을 지워내고,

관계를 단절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카프카는 변신한 그레고르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쉽게 기능과 쓸모로만 평가받는지를 보여준다.

이 사회에서 누군가의 자리는

그 사람이 어떤 존재인가보다

얼마나 쓸모 있는가와 얼마나 덜 불편한가로 정해진다.

그레고르의 내면은 변하지 않았지만,

타인의 시선은 그를 더 이상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그는 짐이자 불편함의 상징이 되었고,

존재 가치는 온전히 타인의 판단에 맡겨졌다.

여동생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그레고르는 마지막까지 인간이었음을 증명했다.

그 음악은 그를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로 느끼게 했지만,

그 마음조차 가족과 하숙인들에게는

불쾌함과 수치심으로 가려졌다.

마침내 조용히 숨을 거둔 그레고르를 두고

가족은 울지 않았다.

오히려 억눌렸던 무게가 사라진 듯

여동생의 몸은 활짝 폈고,

그들은 새로운 출발을 계획했다.

카프카는 죽음을 슬픔이 아닌 해방으로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자기중심적인 시선을 끝까지 드러낸다.

카프카는 《변신》을 통해

인간을 쓸모로만 판단하는 사회,

그리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서서히 지워져 가는

존재의 고통을 남겼다.

변한 건 그레고르가 아니라,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오늘도,

사회 속에서 또 다른 그레고르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변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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