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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헤미안 - 자유로운 영혼 13인의 제주 정착 리얼 다큐
김태경 지음 / 시공사 / 2012년 4월
평점 :
나에게 제주도는 잠깐의 휴식을 제공해주는 장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주로 일상생활을 접고 휴가지로 제주도를 선택해 잠시 떠나오는 정도로 제주도를 밟았었다.
길어야 5일 정도 머문 것이 대부분이다.
바다를 본다는 생각과 여행에 대한 설레는 마음들.
이것이 내가 제주도를 떠올리면 처음 드는 생각들이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여유로운 마음과 안정되었던 그곳의 추억들이 일상으로 돌아온 나에게 다시금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여유로운 마음들이 일상으로 돌아온 나에게 다른 부분과 갈등을 하게 만들었고 또 다시 짐을 꾸리며 일상에서 벗어나도록 부추겼었다.
일상의 분주함은 늘 짧은 시간동안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게 만들었고 작은 추억이 서려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했다.
이 책 ‘제주 보헤미안’은 나의 눈에서 제주도를 다시금 보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를 여행지가 아닌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 있었다. 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는 13명의 이야기는 저마다 자신들의 삶의 일부를 반추하고 있었고 지금의 생활을 통해 불안하고 자신들이 꿈꿨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직장 생활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려던 그들이 도시를 떠나 제주도에 정착하기까지의 모습은 실제로 그러한 생활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저 여유로운 곳으로 제주도를 떠올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쉬기 위해, 편안함과 안락함을 갖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다면 그것은 곧 실패로 가는 지름길로 들어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가질지도 모른다.
내가 이 책을 계속해서 들여다본 것은 제주도의 모습을 조금 더 실제적인 모습에서 보기 위함이었고 내 생각을 처음부터 바꿔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머물다가 오는 곳이 아닌 제주도의 실체를 낱낱이 보고 싶었고 그곳에서 안착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적인 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택한 이 책은 그러한 면을 자세하게 들려주었고 그들이 안착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것들을 상세하게 털어 놓고 있는 부분에서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또한 나에게 숨막히는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곳이 꼭 제주도일 필요는 없지만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니 그곳이 꼭 제주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주도는 그렇게 모든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고 실제로 그곳에서 자신의 땅을 일구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이제는 그러한 쪽에 시선을 던져 자료를 수집해도 좋을 것 같았다.
관광의 목적이 아닌 내가 살아갈 미래의 땅. 제주도는 그렇게 내 마음에 다시금 들어와 있다.
제주 보헤미안은 이렇게 그곳에 살지 않는 우리에게 제주도를 다시금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그곳을 정착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겨져 있어 우리의 가슴에서 오래도록 삶의 터전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성적인 생각이 늘 컸던 제주도의 삶은 실제로 그곳에서 바다 냄새와 함께 여러 가지 생각들을 고스란히 드러내주었고 이 책에 담겨진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나의 고정된 생각이 아닌 다양한 생각과 생각의 과정에서 얻는 기쁨도 내게는 크게 다가왔다.
도시에서 일을 하면서도 늘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미래를 도시가 아닌 다른 곳에서 꾸리기를 원하면 이 책을 읽고 먼저 그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고충을 정리하고 자료로 만든다면 정착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줄여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순탄하지만 않았던 제주도의 정착기는 그렇게 지친 일상에서 듣는 리얼하고 생생한 이야기로 우리가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동경을 했던 곳에서 보내온 편지처럼 이제는 생각뿐만이 아니라 몸으로 행동하고 실천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제는 제주도도 나름의 터전이 되어 그곳에서도 경쟁을 하겠지만 그들의 삶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다시 하루하루의 보람에서 찾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제주도에서 자신의 미래를 투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실제로 그렇게 자신의 미래를 염두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착의 의미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의미와 생활,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해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이 책이 던져주는 다양한 메시지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아무런 계획이 없었던 나에게 여러 가지의 생각을 머릿속에 담게 만들었고 다른 사람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인지를 짚고 넘어가게 해주었다.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더욱 더 구체적으로 하면서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여러 사람의 말들을 다시금 생각해봐야겠다.
이 책에 담겨진 말들을 그냥 넘겨 버려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건 이 책을 다 읽은 후였다. 무한한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 제주도이지만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낭만에 젖어 그곳을 찾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에서 배웠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제주도로 달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노력하고 선택을 통해 제주도를 밟아야겠다. 이 책은 내게 그러한 부분들에서 기대와 설렘을 갖게 만들었다. 용기를 갖고 자유로운 영혼에게 휴식을 주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13인의 말들을 오래도록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