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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 - 윤광준의 명품사진장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포토넷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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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선이 닿는 곳에는 언제나 카메라 한 대가 있다. 슬럼프일 때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도 카메라는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서 나를 지켜주었다.
감각과 시선을 통해 내가 들여다보았던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들.
카메라를 만지고 있으면 내 손 끝에서 어떻게 비춰졌고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봐주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최근 나는 다양한 카메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는 라는 이름으로 책을 펴내면서 다양한 카메라에 대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책은 카메라에 대한 역사일 수도 있고 자신의 주변에 대한 다양한 사물들에 대한 묘사들이 그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엿보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이 책의 전반에 담겨진 사진과 섬세한 이야기가 때론 나도 저 물건을 사용해 보았는데 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기도 했고 나의 예상을 깨고 그가 들여다 본 시선들에 놀라기도 했다.
카메라의 다양한 기종과 기기들은 이렇게 내가 눈으로 들여다보았던 시선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카메라 자체만을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모든 시선들이 현실로 옮겨지는 순간이었다.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쓰고 있는 렌즈 부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지금 나는 어떤 렌즈를 사용하고 있는지 그 자체에 시선을 던지게 했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렌즈 중엔 어렵게 구입을 했던 렌즈도 있었는데 이 책에서 저자가 들여다 본 렌즈의 설명 부분은 아주 자세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설명을 해주어 내가 그동안 쉽게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있어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렀다. 또한 더욱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의 시선은 이처럼 감각적이면서도 동시에 조금 많이 카메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새로운 사실을 전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내 주변의 카메라와 여러 가지 장비들을 새롭게 보게 되었고 다시금 눈을 돌려 나에게 비춰진 사물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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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쉽게 만나는 물건들에 대해 어떻게 구입을 하는 것이 좋은지를 소위 말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정보로 자신의 삶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찍는 것을 보게 된다. 이때 우리는 어떤 장비인지를 가장 먼저 보고 상대방의 모습에서 내가 지금 충동적으로 내 장비를 비교하게 된다.
이는 카메라의 기종이 이제는 전문가나 일반인의 구분이 사라지고 고가의 물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기 때문에 그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정보의 차원을 넘어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소한 일상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저자의 생각을 보고 자신의 카메라를 다시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장비는 좋은데 사실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좋은 사진, 적어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진들이 많은데. 요즘에는 그런 사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했던 것은 자신이 만지고 있는 카메라가 어떤 부분에서 좋은지를 알고 그 쓰임새에 맞게 쓴다면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경험에서 나오는 사진이 될 것이라 했던 것을 비춰볼 때 몸을 움직여서 터득한 저자의 생각은 어느 정도 옳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틀에서 아우르고 있는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다양한 카메라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사진이 잘 찍히지 않을 때 그 속에서 잠시 벗어나 카메라 자체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카메라를 메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이제는 내 카메라가 무엇인지 눈을 크게 뜨고 볼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