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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무살 도쿄를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에선 나의 이십대의 모습을 떠 올려 보았다.
그녀의 삶이 유쾌하고 쾌할 한 데 비해 나의 이십대는 무언가에 열정을 쏟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 이 말은 달콤하면서도 그것에 맞는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오쿠다 히데오가 들려주는 매력 속에서 꺼낸 인물 히사오는 그런 면에서 보면 자신만의 젊은 특권을 누리면서 하고 싶은 일을 제 발로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어쩌면 무모한 행동으로 비춰 줄 수 있지만 그래도 난 그녀의 삶에 그리고 그녀가 그리고자 하는 삶의 일부분에 박수를 보내 본다.
그녀에겐 미치도록 무언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면 그 또한 작은 보람일지도 모르겠다.
젊은 날의 한때라고 보면 작지만 그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함께 갖고 있지 않을까?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곳에 오래 머물러 그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면 그 또한 세계를 향한 꿈과 이상을 가진 사람들보다 작게 것들만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것이 될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나만의 시선은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과 융화되고 다른 사람들 틈에 끼어 나의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되어 삶과 문화가 피폐해 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 나고야를 벗어나고 싶어 했고 그것을 꿈이 아닌 일상생활에 접목시켜 도교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그냥 무작정 그곳을 벗어난 삶에서 그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멋진 삶을 꿈꾸며 그곳에 발을 들여 놓았고 자신이 이제껏 살아왔던 나고야와 도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 채 그녀는 새로운 삶에 빠져 들고 있다.
기대와 설렘이 교차한다.
그의 선택은 언제나 순조롭게 보이며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작게 느껴진다.
그것이 이십대에 느끼는 희열과 무언가에 대한 벗어남일 것이다. 그늘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고 싶고 나만의 인생을 그리며 살고 싶은 것일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멋진 이십대의 모습이고 꿈이 아닐까?
하지만 그 삶이 수탄한 삶이였다면 소설의 흐름은 무미건조했을 것이다.
그녀의 삶은 자신이 선택한 것 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삶을 순응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좋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또한 과감하게 뿌리치고 나와 버린다.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자신이 원하는 삶, 그 속에서 나만의 그림이 그려진 자리를 원하고 있다. 사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삶은 특권으로 일삼은 젊은 날의
피 끓는 청춘의 모습 그 모습의 전부였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그에게 전혀 선택을 하는데 있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 충고들이 방해만 될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그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법을 배워간다.
다른 사람에게서 부러움을 사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마음껏 자신감을 발산해 보지만 위의 어른들은 그것을 자신의 뜻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눈 밖에 나고 있다는 증거이며 상사는 그에게 작은 배려 차원에서 충고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이 좋고 자신의 적성에 맞아 선택한 일이라 치유해 버리며 자신의 삶에 동화를 시켜 버린다. 누구에게 지고 싶지 않은 나이와 영원히 그 나이에 머물러 있을 거라는 생각이 함께 어울리면서 그녀는 전과 다른 삶을 살지 않는다.
그러나 히사오에게도 스무 살의 해가 저물고 있다. 이제 삼십대가 될 나이가 되어 이다.
무언가를 발견해야 하고 무언가에 빠져 이제는 헤어나지 못하면 안 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은 아니지만 사회는 그녀를 관습과 제도 안에 넣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녀가 떠나온 나고야도 슬슬 그리워지고 추억하게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들이 피부에 느껴질 때쯤 그녀의 스무 살, 그 처음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자신감과 투철한 정신력으로 버텨왔던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미래는 슬며시 그녀의 앞에 놓여진다. 그리고 생각한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밀쳐놓았는지...
그때쯤이면 이 소설처럼 청춘은 새로운 방식이 아닌 삶의 일부분처럼 따라오는 말. 열정으로 견뎌 내고 또 그 모습들을 보며 또 하루를 보내는 것이라고.
이제 청춘은 갔다.
소설은 후일담의 형식으로 스무 살을 마음껏 추억하게 만든다. 책을 덮으면서 나의 모습도 이러했는지 반성과 함께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게 만든다.
또한 이 소설은 풋풋함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사회 초년병이 겪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나의 20대와 비교를 하면서 일었던 탓에 어느 부분은 서로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언제나 숨을 쉬고 있는 나이 스무 살, 그 나이가 영원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