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100배 즐기기 - 2010~2011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이주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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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을 느끼고 싶다. 살면서 크루즈 여행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그런 여행이다. 이번 휴가철에 한번쯤 계획에 넣었다가 뺄 만큼 럭셔리한 여행을 꿈꾸기에는 완성 맞춤인 여행이다. 크루즈 여행을 꿈꾸는 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여행에 대한 사적 계획을 보다 꼼꼼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나 한번은 꿈꾸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창문을 열면 춥고 닫으면 더운 요즘, 여행에 대한 절실한 마음이 더해간다. 자신의 생각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고 안정감을 찾으며 여유를 찾는 여행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위해 여행을 꿈꾸는지 이 책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크루즈 여행, 삶을 조금 더 가깝게 가기 위해 한번쯤 도발과도 같은 가방을 꾸린다. 이것은 다름 아닌 크루즈 여행의 대표적인 중남미 지역에 대한 동경과 꿈이 있기 때문인데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은 나를 더욱 크게 만들고 내가 꿈꾸는 것에 대한 삶의 활력소 내지는 원동력으로 나를 크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여행을 삶의 원천으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삶도 한번쯤 가져 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든지 떠날 수 있을 때 그 꿈을 위해 한 발짝 더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자신을 삶을 돌아보고 모든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에게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크루즈 여행, 럭셔리라고 일컬어지지만 한번쯤 그 삶의 여정에 발을 담가보고 싶다.

부산을 거점으로 한 크루즈 여행도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지난 일요일 신혼여행을 떠난 남과장
그들이 늙었다는 것은 배의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은 비밀을 알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크루즈 여행에 대한 아름다움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과장이 이 책은 보았다면 달라졌겠지만.

우리에게 여행이 보장하는 모든 것, 즉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느끼고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있게 하는 원동력이며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크루즈 여행. 책을 보기 전 이야기를 통해 많은 소소한 것들까지 들었지만 직접 책을 보고 나니 그 부분들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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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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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결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해석되어질 수 있음을 보았다. 탄탄한 구성과 짜임새 있는 사건은 단순히 읽는 재미를 넘어 나에게 소설의 새로움을 안겨주었다. 또한 김인숙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녀의 소설을 즐겨 읽어왔던 나는 전작과 다른 역사적인 사실이 바탕이 된 소설을 읽었다. 이른바 역사소설로 장르를 분류하고 있는 소설이다.
내가 읽은 소설은 ‘소현’이다. ‘소현’이란 제목이 주는 것처럼 소현세자에 관한 글이다. 작가의 손에 이끌려 소현세자의 모습이 우리 눈앞에 서게 된 것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 김인숙도 그런 말을 하고 있다.
자신은 자료 때문에 그곳에 간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잘못된 사실이 자신을 이 곳으로 이끌었다고...
그곳이 어디인지. 이곳이 어디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다.
물론 배려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좋다.
소현 세자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에 살을 붙인 것이 아닌 새롭게 재조명화 한 작품이라고 이 작품을 일컬어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가 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는지. 안타까움과 부정적인 생각, 두 가지의 생각에 이 소설은 작지만 큰 울림처럼 답을 해준다. 뚜렷한 근거가 제시가 되지 않았지만, 정황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단순한 옛 자료에 의한 그 시대를 그리는 것이 아닌 작가의 마음과 혼까지 느껴져 행간의 여러 곳에서 소현세자를 만나고 대화까지 할 수가 있었다.

짧은 삶과 비극. 꽤 충격적인 역사적인 사실은 김인숙의 손에 의해 그 시대로 우리를 안내해준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소현이 세웠던 다양한 사건과 만나게 된다.
죽은 이는 말이 없다. 어쩌면 당연한 이 말이 김인숙의 작품을 읽고나면 잠시나마 만나고 싶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잠시 노력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소현의 인간적인 면과 나라에 대한 고뇌, 그리고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이런 비극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인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해준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대다수의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그 시대를 그린다는 것은 많은 품을 요구한다. 이 책이 앞에서 이야기 한 짜임새가 있다는 것은 오랜 창작기간을 두었다는 전제로 이야기한다. 그것은 읽어 본 사람이라면 꽤 힘든 작업을 했구나 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이 소설이 단순하지 않은 것은 작가 김인숙이 그간의 작품과 다르게 처음으로 역사소설에 손을 댔다는 것과 이 작품의 완성이 김인숙의 작품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데 있다. 소현이 살았던 시대의 아픔은 어쩌면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개인의 오랜 고민거리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러한 아픈 상처는 곧 아물게 될 거라는 것을 그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조선이란 나라가 지니고 있었던 탄탄한 권력이 한 개인의 목숨도 사사롭게 보고 있는 풍토 때문에 그러하다는 것이며, 권력 앞에 모든 것을 무릎 꿇게 만드는 시대의 모습은 혼자 걷고 있는 나를 섬뜩하게 만든다. 그런데 김인숙은 이러한 모든 사건과 사건을 자신의 마음에 품고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경계와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어 실로 놀랍다.
마음 하나라도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범상하리만큼 균형을 맞추는 모습에서 참다운 문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못 본 사람이 있다면 이 작품부터 읽고 김인숙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물론 그 전에 소현의 모습에 흠뻑 빠져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음을 마음 깊이 간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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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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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것들은 곧, 버려질 텐데... 버려지는 데는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그저 재활용으로 쓸 수 있다고 제도화된 품목과 그렇지 않은 것과 분류를 한 다음 다른 것들과 함께 아무렇게 버려지는 것, 즉 이것이 쓰레기의 운명이다. 이 두 가지로 나뉠 뿐이라는 말이 붙어 다니면 그나마 다행이다. 폐기물로 분류가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나는 사랑과 이별을 소재로 현대인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렸던 김현영 작가를 기억한다. 등단작이 수록된 냉장고의 제목을 단 작품집. 차례에 나타나 있는 소설의 제목을 보고 차례대로 읽어 내려가지 않고 등단작부터 발표작까지 발표 순서에 따라 읽어갔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발표연도를 찾아 도서관을 헤맸던 기억도 새록새록 생각난다.
그녀가 이번에 작품을 발표했다고 해서 손수 찾아 읽었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러브 차일드’.
폐기물로 분류되는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이 된다. 미래의 모습이 이러하다면...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라면, 또 어떠하다면... 그녀의 이번 작품은 말줄임표를 사용하게 만들고 생각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게 만든다.
처음, 그녀의 소설을 접한 사람들에겐 이 작가의 작품 세계가 이러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작품집을 읽어온 사람에겐 이번 소설이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읽는 일이어서 조금 버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글쓰기 스타일과 소재의 다양성에서 오는 평이한 수준의 첫 느낌이다.

수와 진, 이들은 어릴 적 친구였다. 평생 만나지 못할 것 같던 이들이 드디어 만나게 된다. 그것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이다. 세월의 흔적만큼 서로의 모습은 늙어버렸고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모습, 작가 김현영이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서 나는 인간의 모습을 겹쳐서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대한 묘사가 시간이 흐른 후의 인간의 모습과 많은 부분 닮아 있고 우리가 지금 발을 내딛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서 그 충격적인 모습으로 변해 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못하는 것은 같은 처지이기 때문일 것이고, 쓰레기처럼 분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제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함께 있지만 언제나 소외되기 마련이다. 말 한마디의 실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진지한 삶의 태도에서 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 김현영이 그리고 있는 당면한 과제를 재미있게 읽어가다 보면 우리에겐 이 시대가 과연 올 수 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점령해 버린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 시점을 지나면 인간의 모습과 쓰레기로 버려진 처참한 모습 속에서 미래의 한 가상공간이 곧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과연 우리도 안전할 수 있을까. 소설이지만 실제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착각을 느끼게 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녀의 첫 소설집에서 느낀 감정의 글쓰기가 장편소설에선 어떻게 이어질지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와 같은 사람에겐 이 소설이 다른 작가의 작품처럼 느껴져 생각의 폭을 좁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 작가의 작품이 좋아질 거라는 예감이 드는 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다양한 생각과 폭넓은 깊이를 지닌 작가라는 점이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소설보다는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작품에서 나는 새로운 미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에서 어느덧 쓰레기처럼 분류되는 모습들을 겹쳐서 바라보게 되었다.

‘러브차일드’는 우리에게 미래의 모습이 주는 교훈적인 면과 그 속에서 다양한 관계를 갖고 다양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에 대한 다른 말보다는 김현영 작가의 작품을 기다려 온 나에겐 이 책이 발간된 것만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그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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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기
톰 매카시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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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모습이 아닌 가상 속에 살고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고 말을 할까. 거의 독백에 가까운 소설을 읽었다.
소설 제목은 ‘찌꺼기’이다.
갑자기 부자가 된다면...... 이러한 생각을 갖게 만들면서 소설은 시작이 된다. 상상 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일이 소설을 읽어 가면 주인공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고로 인해 850만 파운드의 돈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이나 자신이 알고 있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단서가 따라다니게 된다.
우리는 꿈과 같은 이런 일에 대해 상상을 한번쯤 해보고 스스로 그러한 일에 대해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부자가 된 주인공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일, 그것은 주변의 빌딩을 사고 자신의 기억속의 장면들을 조금씩 눈앞에서 펼쳐 보이는 모습에서 실로 부자만이 할 수 있는 이른바 부자 놀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것 같았다.

작가가 그리는 이러한 일들은 우리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와도 같은 일을 재현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고지식하고 까다로운 존재인지를 작가는 보여준다. 외로움은 외로움대로 놓아두는 것이 아닌 돈으로 그러한 부분까지 감싸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에 가려 나타나지 않을 것을 보면서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짚어보게 만든다.
제목이 주고 있는 낯선 풍경들, 그러나 어쩌면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만나고 우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면 우리가 마지막에 출구처럼 행하고 있는 일이 아닐지 모른다.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더 많이 인정하는 사회에서 찌꺼기는 어쩌면 현대의 상징인 외로움의 표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부자가 된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 외로움을 겪는 주인공을 보면서 왜 그토록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재연되어지고 보여 지는 것들이 실제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나는 왜 그토록 그러한 모습에 주인공이 빠져 있었는지, 사뭇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대는 어쩌면 실제와 가짜라는 허구의 세계가 함께 놓여 우리에게 저울질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조금이라도 주고 있다. 실로 즐거운 일이며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삶에서 행복은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는 단서를 늘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이렇듯 주인공이 보이는 이상한 행동들은 우리들의 내면의 모습이며 우리가 내뱉고자 하는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템포를 조절할 줄 아는 작가, 읽는 속도에 따라 주인공의 내면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게 보여 진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껏 느껴보지 않은 색다른 경험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또한 이러한 현상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밑그림처럼 느껴질 것이다. 심히 떨리면서 본 부분도 있고 감격에 겨워 공감을 하면서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는 지금은, 잠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아니라 주인공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다양한 관계의 신뢰 회복은 자신에게 던지는 목소리처럼 굳고 뚜렷했다 앞으로 가지게 될 욕망의 소용돌이도 주인공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도 같다.
종말 소설처럼 읽히는 내용에서 이 작가의 다른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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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정도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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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쪽 편을 붙잡고 있는 소설을 읽어낸다는 것은 많은 힘을 요구한다. 그것은 소설의 성격 탓이 아니라, 올곧게 읽어내려는 내 책읽기 탓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낙타를 처음 카페에서 연재글로 읽으면서 모니터 화면으로 흘러나오는 글자들의 모음을 몸소 체험했다. 그때 이미 벌써 나는 주인공의 상처를 군데군데에서 읽어냈고 가끔은 멍하니 모니터를 향해 나를 가만히 놓아두기도 했다.
실은 늦은 저녁, 밤을 넘어 새벽이 가까운 시간이라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망연자실한 표정만을 모니터 화면에 놓아두었던 것 같다.
연재가 끝나고 책으로 묶였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다시금 펼쳐 들었다. 이상스럽게도 그 상처는 인쇄된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내 마음을 후벼 파고 있었다.

처음 정도상 작가의 글을 읽는 사람에겐 이 소설이 어떻게 비춰졌을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여러 해 동안 정도상 작가의 글을 읽었던 사람으로서는 작가의 작품이 변해 있다는 것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역사의 한 자락을 붙잡고 묵직한 소설을 쓰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었던 것에서 이번엔 생의 한 자락을 끌어내고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그의 다른 면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작가 자신이 받았을 고통이 더해졌다는 것을 나는 책이 나오고 신문 기사를 책보다 먼저 보면서 이 작품에 대한 주변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작품을 읽기 전에 다른 사람의 글이나 책에 대한 서평, 기사 등을 참고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것들을 참고하게 되면 작품을 올곧게 보지 못한다는 평소의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달랐다. 오래전 내 손에 이 책이 들어 왔고 다양한 소식들이 책읽기보다 먼저 들려오고 눈에 보였지만 오히려 그러한 부분들이 책을 읽는데 더 집중을 하게했다.

길게 목을 뺀 낙타, 그리고 사막. 그 속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마음이 아픈 것은 진단할 수 없는 슬픔이 그 안에 서려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눈물이 났다. 그리고 책을 들여다보는 오른쪽 눈이 충혈 되어 옴을 느꼈다. 안과를 일주일 동안 다녔고 눈을 편안하게 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무시한 채 이 책을 눈의 아픔을 참아 가며 읽었다. 연재 당시 느꼈던 마음이 또 다시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고비 사막으로 떠나는 아버지, 그 안에서 멈출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것은 생의 이별이 마음으로 느껴졌고 나에게도 전해짐이 컸던 탓이다. 책을 읽는 내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책 읽기를 중도에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의사의 진단은 무시해 버렸지만 소설은 진정, 내가 가질 수 없는 경험과 세상을 다 잃은 슬픔 등 다양한 색깔과도 같은 최고의 느낌을 전해주었다.
의사에게서 진단서에 따른 처방전을 받으면서 나는 의사에게 이 책이 있어 그 처방전은 당분간 들지 않을 거라는 것을 마음으로 이야기 했던 모습을 보면서 낙타가 사막을 걷고 있는 모습이 머릿속을 오래도록 떠나지 않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에 대한 욕심을 지울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보기도 했다.

단번에 소설을 읽으면서 정확하게 작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간파하고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 작품에 대한 이면의 목소리의 도움을 받으면서 읽었더니 더 깊고 더 큰 울림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함께 경험하게 되어 보람이 컸다. 그리고 이제는 그가 지난날 펴낸 소설들을 또 되짚어 보는 것도 보람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낙타, 낙타는 걸어가고 있지만 사막 위의 낙타에게도 상처가 보인다면, 내 증상이 중증 환자의 모습일까. 나는 단번에 그렇지 않다고 반박해 버린다.
소설이 보여주는 영혼과의 만남과 멈출 수 없게 만든 매력은 안과 의사의 진단에도 다양한 목소리를 듣게 했다.
열심히 읽었고 내 모습에 비춰보면서 많이도 침묵했고 책을 읽는 동안 충격을 받았으며 조명 아래에서 멍하니 있기도 했다. 또한 참 많이도 울었다.
당분간은 주변의 목소리에 기대어 책을 읽을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너무 깊게 빠지자 말라는 내 동거인의 말을 무시한 채 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내가 있을 것 같다.

사막은 내게 낙타가 지나는 길이 아닌 여행의 여정에서 만난 슬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만들었다. 낙타가 오래도록 사막을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낙타를 읽는 내내 안과의사보다도 더 내 마음을 알고 슬프게 울도록 내버려 둔 동거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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