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부끄럽게도, 아직 내맘대로 여행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여행을 가고 싶어하긴했는데, 예전엔 돈이 없고, 집에서 못 가게해서, 이젠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못가는 것 같다. 이런...!

여행을 가자, 여행을 가자...!

외국여행은 좀더 나중에.. 내년에는 우선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여행지를 가봐야겠다.

외도(겨울연가), 보성 차밭(여름향기), 담양대나무숲(다모), 논산딸기밭, 제주섭지코지(올인)...

하지만 일단 한번 촬영지나 관광지로 유명해지면, 장사꾼들만 많아지고 여행이다기 보다는 왔으니 보고가야하는 코스가 되고 만다. (이건 안동에 있는 '하회마을'로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혹시 너무 관광지화되지 않은, 그러면서도 영화의 한장면같은 그런 곳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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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바위 2003-12-0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성은 아직 비교적 괜찮습니다. 특히 새벽에 찾아가면 아무도 없는 드넓은 차밭에 바다안개가 포근하게 맞아줄 겁니다. 갈 때는 반드시 구례에서 보성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십시오. 계절은 반드시 4월초여야 합니다. 화계사 경주 전군가도 못지 않은 벚꽃길이 1시간 넘게 이어집니다. 보성읍내쯤 가서는 대한다원 차밭으로 직행하시면 절대 안 되고 빙 둘러서 남해안으로 우회 접근해야 합니다. 직행하려다가는 아마 날 샐 가능성 높습니다. 거리는 불과 8km 정도인데 시간은 반나절입니다. 남해안으로 둘러가서 보성읍내를 제외하고 보성군의 유일한 여관인 옥섬비취모텔이라는 아주 멋들어진 여관에 여장을 푸십시오. 1박에 3만원, 전화번호는 061-853-2240. 1주전 예약 필수. 2002년쯤 준공한 곳이라 깨끗하며, 모든 객실이 ocean view입니다. 저녁은 여기서 차로 5분 거리율포해수욕장에 들러 보성해수사우나로 피로를 푼 후 사우나 코 앞에 있는 제일 큰 횟집에서 생선매운탕을 드십시오.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생선매운탕입니다. 율포해수욕장과 모텔 사이의 해안도로 풍광도 평생 잊지못할 명승입니다. 모텔로 돌아가 1박 후 다음날 새벽 어스름이 느껴질 무렵 모텔을 출발하면 20분 만에 대한다원 차밭입니다. 아무도 없는 차밭에 바다안개만 무성하고 영혼까지 깨끗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꼭 다녀오세요!

찌리릿 2003-12-0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사장님.. 역시.. 여행의 달인이시군요~! 멋진 여행 길잡이 감사합니다. 그래도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사장님한테 확인할께요. ^^ 그런데, 겨울에 가려면 어디가 좋을까요?

배바위 2003-12-04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에는 단연 눈 덮인 산을 추천합니다. 아주 혹독하게 춥고 바람부는 날, 이른 새벽 네시쯤 등산을 시작해서 정상에서 일출을 보며 맞이하는 눈 덮인 산은 감격 그 자체죠.. 찌리릿님 고향에서 멀지 않은 소백산은 일출 볼 확률이 아주 높고 일출이 아주 장엄한 산입니다. 풍기역에 새벽에 내려서 역앞 해장국집에서 멸치로 국물 낸 담백한 시래기해장국 한 그릇 드신 후 택시 타고 산밑으로 가서 등정해 보십시오. 또는 오대산도 겨울에 참 좋습니다. 오대산은 꼭두새벽에 가봐야 별 볼 일 없고 아침에 오르기 시작하면 좋습니다. 상원사까지 버스타고 올라가서 상원사에서 정상까지 두세시간. 정상에서 능선따라 한 시간인, 그리고 하산에 두세시간(눈덮인 겨울 기준)인데. 능선에서 엉덩이로 눈썰매 타는 기분이 최고입니다. 푸댓자루 준비해 가시면 왔답다. 내려 와서는 매표소 좌측에 ㄷ 자의 가운데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있는 음식점에서 막걸리와 감자전과 산채비빔밥 드셔 보십시오. 한가한 겨울에 가면 동네식당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서 화투 치다가 감자전을 부쳐줄텐데, 그렇게 맛있는 감자전과 산채비빔밥이 없습니다. 저는 이제껏 오대산을 10번도 넘게 간 것 같은데, 갈 때마다 꼭 그집에 들립니다. 너무 맛있어서.. 주인 할머니 살아 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가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식사 후에는 차로 5분 거리인 오대산호텔에서 사우나 하시고, 동해로 넘어가서 경포대 겨울바다를 감상하셔도 좋겠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다 해결된다는 것도 오대산의 장점이죠. 다만 눈덮인 겨울산 오를 때는 장비를 잘 챙겨야겠죠...

찌리릿 2003-12-05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백산은 왕년에.. 꽤 탔었죠. ^^ 사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는 말 밖에 안나옵니다. 정말 토/일요일.. 집에 계실 시간이 없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사장님도 닉네임을 가져보시는게 어떨까요? 지금은 "조유식"이라고 되어있어서.. 제가 "조유식님"이라고 부르기가 좀 그런데요. ^^
거듭.. 사장님의 여행 도움말.. 감사드립니다. 아주 긴요하게 쓰겠습니다. (하지만 긴요하게 쓰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니.. 일을.. 일을.. ~ 흑흑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