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류 학습서들. 여러가지 ‘효율적인‘ 공부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용은 대동소이. 그 약간의 미묘한 차이에서 각 저자의 신념이 느껴진다. 요체는 복습! 이미지(우뇌)로 복습! 그리고 운동! 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Thirteenth Tale (Hardcover, Deckle Edge)
Setterfield, Diane / Atria Books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다이앤 세터필드의 데뷔작, <열세 번째 이야기>. 2년 전에 나온 하드커버 개정판을 사서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너무 좋았다. 그로테스크하고 언캐니하면서 동시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이런 스타일이 너무 좋아서 국내에 나온 다른 비슷한 작품들을 나름대로 섭렵하곤 그래도 참을 수 없어서 아마존을 검색했다가 로맨스 쪽에 속하는 고딕소설들을 보곤 처참하게 실망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장르 로맨스를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고딕 풍조가 고딕 로맨스쪽에서는 제대로 맛이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이 원서도 운 좋게 하드커버를 구했는데, 겉싸개를 벗기면 나오는 장정이 무척 멋지다. 금박으로 고서적의 디자인을 재현한 고풍스러운 스타일이라, 그야말로 ‘애장서‘라는 느낌을 준다.

이 작가의 두번째 작품 <벨먼&블랙>의 원서도 사놨다. 프롤로그 부분의 번역까지 해놓았다. 근데 정작 정발본이 안나온다... 개정판 <열세 번째 이야기>의 책뒷날개에 분명 근간 예정 목록으로 올라 있었는데.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 원서를 내가 다 읽고 나서야 나오는 건 아니겠지. 미국에선 벌써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 출간돼 버렸다. <벨먼...>쪽은 호불호가 갈리고 전반적으로 심심하다며 아쉬워하는 평이 많지만 세 번째 작품은 꽤나 평이 좋은 걸 보니, 이것도 사고 싶다. 아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nterview with the Vampire: Anniversary Edition (Hardcover)
Rice, Anne / Alfred a Knopf Inc / 197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싸개는 번쩍번쩍한 금박지다...... 부담스럽게 생겼지만 한편 은근 멋진 거 같기도 하고. 어릴 적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뱀파이어 아르망>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매스마켓 페이퍼백을 샀던 게 기억난다. 요즘에는 거의 일본의 원서들을 읽고 있지만, 돌이켜 보면 그 영어 원서가 기나긴 원서 덕질의 시발점이었다. 뭐 지금의 나는 영어 실력이 퇴행해서 해리포터 시리즈도 사전 없이 못 보는 가여운 영포자 비슷하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매우 근성있게 번역도 하고 그랬었다.

그러고 보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이것도 무슨 기념판으로 나온 ‘그리핀도르 에디션 하드커버‘도 최근 샀다. 인터넷에서 보던 것처럼 멋있게 생기진 않았다는 느낌...이지만 부담을 주는 디자인이 아니라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윗 문단에서 해리포터를 예로 들었지만 실토하자면 나는 해리포터 한 번도 읽은 적 없습니다. 테메레르나 얼불노도 조금은 읽었는데 그 유명한 해리포터가 미독이라니 어찌된 것일까. 말할 것도 없이, 그 시간에 다른 마니악한 것들을 보고 있었기 떄문이다.

이미 완결났으니 나오지 않는 후속권을 입술 씹으며 기다리는 신세가 될 염려도 없다. 이참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석 연휴 동안 홧김에 가와이 하야오의 신간 <민담의 심층>을 사서 읽었다. ‘그림 동화와 함께 읽는 융 심리학‘이라는 부제 그대로, 여러가지 서양 민담을 아니마와 아니무스, 아버지와 어머니상, 트릭스터, 그림자와 자기, 자기실현 과정 등 융 심리학의 연구 주제로 각각 분석한 교양서적이다.

그런데, 개괄 역할의 제1장 직후 나오는 ‘그레이트 마더‘ 분석에서부터 내가 뭘 본 건가 의심하며 원서의 초판 출간연도를 살폈다. 1977년이다. 일본의 고도성장기 직전, 추측건대 남성적인 콤플렉스와 파워가 팽배해지기 시작하며 동시에 여성 고급 노동력의 요구도 대두되기 시작한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이 책이 나왔을 것이다.

제2장은 ‘그레이트 마더 / ‘트루데 부인‘‘이라는 제목이다. 개괄 이후 곧바로 그레이트 마더라는 주제, 게다가 저자도 인정하다시피 꽤나 마이너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는 것부터가 독특해 보이는데, 도입부에서 압축해설되는 민담의 내용 자체도 충격적이었다. 마녀 트루데 부인을 궁금해한 ˝고집 세고 건방진 데다 부모님 말에 고분고분 따른 적이 없˝는 소녀가 부모의 만류를 어기고 트루데 부인의 집으로 향했다가, 무시무시한 체험 끝에 마녀에 의해 장작 도막이 되어 불 속에 던져진다는 결말이니 말이다.

저자는 첫 번째 주제로 이 이야기를 택한 이유를 ˝무엇보다 민담이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현대인은 합리성과 도덕성 따위로 지나치게 자신을 방어하는 탓에 두려움에 떠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독자의 방어막을 해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무시무시한 어머니‘가 남자처럼 호기심을 품고 길을 떠난 소녀를 가혹하게 징벌한다는 테마로 해석하는 건 좀 고리타분하지 않은가. 본문은 최대한 중립적인 언어로 쓰여 있으나, 몇 가지 대목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차론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의아했다. (그래서 원서 초판의 발간연도를 확인한 것이다. 1977년이라는 걸 보고 좀 납득했다)

저자도 언급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호기심으로 길을 떠난 소녀가 가혹한 결말을 맞게 되는 것은 마녀 같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의 폭력에 의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민담에서 소녀를 벌한 것이 그레이트 마더인 이유는, ˝(폭력적인 남녀관계로 인한)사건의 배후에는 남녀 관계를 넘어선 죽음의 신이자 운명의 여신인 트루데가 존재˝하며, ˝남녀 관계는 단적으로 그레이트 마더의 속성인 흙과 육으로 환원된다. 그것은 육의 관계이며, 흐르는 피이자 흙으로의 회귀다. 말하자면, 가해자로 등장하는 남성 또한 심층에서는 그레이트 마더의 희생물인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정신 따위는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융 심리학의 상징체계에 대한 조예는 딱히 없지만, 대충 자연의 무시무시한 면이 여성의 것으로 상징된다는 매커니즘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을 보면 그 상징체계 자체에 ‘아니 좀... 그건 좀...‘이라고 반발하고 싶어진다.

˝여성이라고 해서 왜 그것을 알면 안 되지? 여성인 나에게도 알려달라. 이것은 로고스의 시작이다. 그러나 하늘로 향하는 의지가 어머니 자연, 즉 낮은 어머니의 힘보다 약하면 불꽃은 한순간 주변을 밝게 비추기는 하나 어둠으로 돌아가고 만다. / 트루데 부인의 불(소녀가 장작이 되어 밝히는 불)은 하늘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런 대목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듯이 소녀는 ‘남자처럼 정신적 작용을 발휘해서 원했기 때문에‘ 처벌받게 되었다는 메시지다. 이 해석에는 은연중에 ‘애초에 로고스적 존재가 아닌 여자가 로고스적 근성을 어중간하게 발휘하면 그녀 자신의 어두운 힘에 의해 처벌받는다‘라는 경고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상당히 묘해지고 만다.

물론 이 책이 소위 말하는 ‘빻은‘ 소리만을 해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융 심리학 체계의 한계인지, 확실히 인간 보편적이라기보다는 여자와 남자에 따라 시련과 구원의 드라마의 성질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이것이 너무도 오래된 상징들로 이루어진 체계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건 이해한다. 인류학에서 여성의 상징적 가치는 교환의 대상 정도에 위치지어져 있고, 이것이 오래된 인류 마음의 관습이다. 구조라고 해도 좋다. 그렇지만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근본적으로 이러한 구조가 정말 맞는 것인가, 인류의 관습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민담의 심층>을 일독한 후에 모린 머독의 페미니즘적 신화분석인 <여성 영웅의 탄생>도 일독했다. 원제는 ‘히로인의 여정‘. 캠밸의 영웅의 여정을 의식한 제목이다. 심리치료사인 모린 머독은 조셉 캠벨과의 질의응답을 계기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남성 영웅의 여정에 관해 설명하는 캠벨에 관해 그렇다면 여성은 어떤 여정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는 모양이다. 캠벨은 ‘여성은 성장에 필요한 것을 이미 다 내면에 갖고 있어서 오디세우스처럼 길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답했고, 머독은 이 대답에 너무나도 실망하여 신화 전설에서 여성 영웅의 여정을 다룬 케이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융 체계를 기반하기에 ‘사회생활로 상처받은, 여성 본연의 배양하고 포용하는 능력의 회복‘이라는 여전히 성차론적인 테마를 갖고 있으나, 여성의 자기실현 과정이 그나마 외향적이고 주체적으로 고찰된다는 점에서 이해하고 납득할 만한 구석이 많았다.

모린 머독의 책은 현재 절판 상태다. 재출간되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10-11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phia 2018-10-11 22:36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공부의 철학을 일독했다. 서치라이트식으로 읽어서 아직 내가 뭘본건가 비몽사몽이지만, 그 와중에도 뭔가 강렬한 감명 같은 게 와서 후속작인 메이킹 오브 공부의 철학도 샀다. 메이킹은 미번역. 공부의 철학이라는 단행본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코멘터리다. 중간중간 알아보기 힘든 속기 메모 같은 것도 보여준다. 다행히 활자로 뭐라 적혀 있는지 설명해주긴 하는 것 같다. 뭔가 솔깃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