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마음이나 느낌을 주고받는 존재의 차원에서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면 배우자나 절친 사이라도 실제로 나는 그를, 그는 나를 만난 적이 없는 관계일 수 있다.

공감이란 제대로 된 관계와 소통의 다른 이름이다. 공감이란 한 존재의 개별성에 깊이 눈을 포개는 일, 상대방의 마음, 느낌의 차원까지 들어가 그를 만나고 내 마음을 포개는 일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도 내 마음, 내 느낌을 꺼내서 그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다. 그렇게 서로의 개별성까지 닿지 않으면서 함께 사는 부부는 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기능적 관계이기 쉽다.

기능적 역할에 충실한 관계라면 부부보다는 조직원이나 동료에 가까운 관계다. 사랑해서 만났어도 서로의 개별성에 다다르는 과정을 생략하다 보면 기능적 역할에 충실한 관계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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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말이어도 일방적인 계몽과 교훈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듣는 이에게 강박 관념으로 남거나 상처만 주고 튕겨 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저 겉보기에 좋은 말일 뿐이다.

사람은 옳은 말로 인해 도움을 받지 않는다. 자기모순을 안고 씨름하며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이해와 공감을 받는 경험을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여유와 너그러움, 공감력 그 자체가 스스로를 돕고 결국 자기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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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했어도 열 번 백 번 무를 수 있고 바꿀 수 있다. 바꿔도 되는 공인 횟수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그걸 인정해 줘야 한다. 바꿔도 된다는 충분한 인정을 받은 사람이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기의 최종 선택지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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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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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항상 인간을 찌그러뜨리고 꼼짝못하게 하고 그 안에서 괴로워하는 인간을 보며 즐거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길수 없는 그 운명에 대항해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것은 삶의 증거이자 내가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서로를 지옥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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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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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 분야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고 게다가 이젠 좀비가 인간과 사랑을 한다는 소리도 들은 판국에 무슨 좀비 이야기냐고 생각했지만 처음 이 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한 것은 영화화 판권을 놓고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서로 경쟁했다는 사실이였다. 도대체 흔해빠진 B급 영화 소재에 무슨 이유로...?

 

사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두려움과 공포에 직면한 인간의 모습이다. 소설의 핵심이 개연성이라고 한다면 좀비대신 금융위기, 원전붕괴로 인한 방사능, 코로나 바이러스, 사스등등 현실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방식보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은 오히려 극의 긴장감과 사실성을 고조시킨다. 중반이후의 서술에서 조금 맥빠지기는 하지만 오감을 자극하는 공포가 아닌 인간존재 본연의 모습과 인간의 행태에서 나오는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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