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바람구두님, 오래 기다리셨죠?

바람구두님, 오래 기다리셨지요? 죄송합니다. 이 허접한 심리검사의 분석 자료는, 달랑 A4 용지 한 페이지에 그려진 표 한 개랍니다. 사실, 문항 체크를 한 후에 이 자료를 보면서 누구나 자신의 성향을 분석할 수 있어요. 그래도....심리검사 카테고리를 시작한 지도 꽤 되었고, 여러 군데서 인용하며 강의를 해 본 경험을 조금 보태서 나름대로 적합한 결과를 보여드리려 애쓰고 있으니, 다른 분들의 결과와 같은 어휘가 반복되어도 너무 실망하지 말아주시길...^^

CP 14점. CP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가, 얼마나 비판이나 체벌, 또는 규범을 중시하는가를 알려줍니다. 14점이라면 그다지 관용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지배적'이라고나 할까요. CP가 높으면 이상 또한 높은 편이지만, 타인을 부정하는 성향 때문에 자칫 주변으로부터 독선적이다, 완고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욕심이 많아 자주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게 될 수도 있구요. 심하게 극단적인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관대해지자>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NP 18점. 와, NP 점수가 정말 높은 편이시군요. NP는 양육적 어버이 자아로 모성자아라고도 하지요. 대개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는 것을 좋아하며 다른 사람에게 깊이 공감하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헌데, 아이를 기르면서는 과보호를 하게 될 소지가 있지요. 게다가 아까 CP도 약간 높은 편이셨지 않습니까?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는 크고, 잘 돌봐주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고....그래서 자꾸 혼내거나 잔소리를 한 후에 아이의 심정이 이해가 되어 마음이 아프고....그런 혼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높은 CP와 더 높은 NP, 원래는 상반된 이 성향들이 서로 보완하여 이상적인 상태로 나아갈지, 아니면 양가감정으로 혼란스러워질 지는 바람구두님에게 달렸지요.

A 16점. 성인 자아입니다. 얼마나 정서적이거나 비판적이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는가를 알아보는...말하자면 얼마나 철이 들었는가를 파악하는 점수입니다. A가 두드러지는 분들은 두뇌가 명석하고 논리적, 합리적, 중립적이라는 장점이 있지요.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경우 자칫 차갑다는 느낌을 주거나 일 중독에 빠지기 쉽답니다. 바람구두님도, 16점이면 상당히 높은 편이시네요. 좀, 지나치게 철이 들어버렸다고나 할까요?^^;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사고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 그것들이 인간과의 관계보다 우선한 가치로 강조되어 버린다면....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되새겨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FC 15점. 자유로운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ㅎㅎ 재미있는 분이시군요!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로, 자신의 본능과 직관을 자유롭게 표현할 줄 아는 열정을 지니신 분입니다. FC가 높은 분들은 창조적인 에너지 또한 높아요. 대부분의 예술가는 이 점수가 높겠죠? 여기까지 오다 보니....얼마 전 검사를 했던 스윗 매직님과, CP를 제외한 점수 패턴이 유사하네요. 그럼, 스윗 매직님께 해 드린 말씀을 잠시 빌려오겠습니다. A와 FC가 다 높은 분들은 두 가지 타입 중의 하나일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의 열정적인 본능을 꾹꾹 참으며 일에 매진하는 스타일, 아니면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거의 미쳐버리는 화끈한 스타일.^^ 바람구두님은 어떤 스타일?

AC 9점. AC는 적응된 어린이 자아로,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훈련되거나 자기표현을 억압당한 경우...예를 들어 북한 어린이의 경우 대개 이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9점이면, 아주 이상적인 수준입니다. 너무 의존적이거나 우유부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독단적이지도 않은....<독립적인 인간>으로 바로 서기 좋은 자아 상태이군요.

혹시 주변에서 바람구두님을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라고 하는 사람 없나요? 아니면, 사람에 따라 평판이 극단적이라던가... 예를 들어, 가까운 친구들은 님을 <따뜻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 평하는 반면, 업무 차 만난 사람은 <까다롭고 엄격한 일벌레>라고 하는 식으로요. 바람구두님은 자아 속에 많은 성향을 내포하고 계신분이라 보이거든요. 굳이 편을 갈라 제시하자면, 아주 높은 NP와 FC를 본 친구들과 높은 CP, 더 높은 A를 접한 동료들의 의견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봤답니다. 물론, 그 집단이 바뀌어 응용될 수도 있겠죠.

사실 저건 상상일 뿐, 자아가 무 썰듯이 분열되어 표현되는 경우는 없지요. 전반적인 점수를 아울러 본 후의 의견이, 아까 CP와 NP 점수를 보고 말씀드린 것과 흡사하겠습니다. 상반되는 성향 모두 높은 점수를 보이는 바람구두님의 경우, 두 자아가 서로를 상호보완해서 이상적인 균형을 이룰 수도 있지만, 반면 그 균형이 깨어지면 자신에 대해 상당한 심적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답니다. 혹여 그런 혼란을 겪어본 일이 있으시다면...그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나의 자아의 생김이 본래 그렇기 때문, 이라고 다독여 보는 것도 좋겠어요. CP-8, NP-16, A-12, FC-10, AC-8.....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이상적인 자아>의 예시 점수입니다. 저렇게 딱 떨어지는 점수 배열로 이루어진 자아의 균형도 좋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바람구두님과 같이 상반된 불균형이 모여 평정을 이룬...그런 균형잡힌 자아 상태가, 전자보다 몇 배로 매혹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것들을 아울러 사랑하는 것....자아의 균형을 잡는 출발선이 아닐까요? 난삽한 설명 마치구요, 혹여 이해가 안 되시는 것은 꼭 질문해 주세요.^^

-----------------------------

2004년에 진우맘님에게 부탁해서 했던 심리테스트 결과인데, "지금껏 이보다 나 자신이 그래 맞아. 이게 나다." 싶었던 심리테스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상반된 불균형이 모여 평정을 이룬..." 평정을 이루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안에 모순이 균형을 이룬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읽어봐도 참 재미있고, 훌륭한 분석이었는데... 한동안 진우맘님이 알라딘을 떠나 있어서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심리테트를 못 해봤을 테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6-09-2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원흉(?)이 여기 있었군요. 갑자기 심리검사에 대해 묻는 분들이 생겨나더니만....^^;;;
안 그래도 이번 미술치료 자격 논문 주제가, 이 심리검사와 관계가 있는 거라서요, 곧 검사를 재개할 예정이었답니다. 예전처럼 신이나서 하루에 두어 건씩 하진 못하겠지만, 밀려 계신 지우개님, 하루님, 이매지님, 스텔라님, 그리고 관심있는 다른 분들도...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바람구두 2006-09-2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ㅜ
칭찬해준 건데...
사실, "진우맘님 하면 심리테스트 = 심리테스트하면 진우맘님"이잖아요.^^;;;
게다가 워낙 잘 하시니깐... 위에도 써놨지만 제 경우엔 아주 잘 맞았거든요.
흐흐, 사람들 참 이상하네요. 왜 여기엔 댓글도 안 달아주고, 죄다 거기가서 그런데요. 그러길...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