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음

책 읽고 하루 정도 지나면- 생각이 있어짐

이틀 지나면- 이런저런 내용으로 리뷰를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듦

일주일 지나면- 가물가물해짐

2주 지나면- 다시 생각이 없어짐

3주 넘게 지나면- 책 읽었는지도 기억이 안 남

 

 

노는 것은
일을 하는 것보다 즐겁느니라.
오늘도 나는
하늘이라곤 콧배기도 뵈지 않는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
인터넷 잡담질을 한다.
내 자리 이쪽저쪽에선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스트레스만땅노인네같은 얼굴로 와서
총총이 전화를 받고 자판을 두드리고
먼 노트북으로 혹은 데스크탑으로
황당하거나 웃기거나 의미심장한 기사들을 보내나니.

(중략)

아무튼 노는 것은
일하는 것보다 즐겁나니라.

 

어디에건 빈틈은 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5-03-0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체국 계단에 앉아 베고니아꽃을 감상하며 편지를 쓰기엔 아직 너무 춥죠?
유치환과 조용필이 손을 잡고 지나가네요.
이 페이퍼를 읽으니......

딸기 2005-03-0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순한 소녀 혹은 가녀린 문학청년이라면 모를까, 뽀글뽀글 파마머리 이 아줌마가 우체국 계단에 앉아 편지쓰고 있으면 남들이 손가락질 할거예요 ^^

로드무비 2005-03-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말씀을......그 모습이 더 멋지다고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니다아.^^
종로 2가 파고다공원 옆 우체국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오래전 그 부근에 파고다극장도 있었는데......

반딧불,, 2005-03-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깔끔해요.
글 잘 쓰는 사람 정말 부러워요...

바람구두 2005-03-04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딸기사마는 종종 나를 웃긴다.
우선 성격적으로, 그리고 다른 이유로 책을 도저히 못 버리는 내 성격상
읽고나서 휙휙 버린다는(흑, 버릴 거면 나줘라) 그 성품도 그러하지만
저런 글은 읽으며 미소짓게 만든다.

어느 대가리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라 클릭 한방에 주루룩 모든 걸 토해내겠나?
옛날 사람들은 책을 달달 외웠다.
그러니 감옥에 가도 책 한 권 뚝딱 써낼 수 있었나 보다.
레퍼런스가 필요없는 거 아닌가?
(요새는 하도 창의력창의력 노래를 해서 암기력은 천대받지만,
창의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그런 뒤에도 지속되기 위해선
반드시 암기력이 필요하다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친다. 암기력 꽝!!!)


책을 읽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음
책 읽고 하루 정도 지나면- 생각이 있어짐
이틀 지나면- 이런저런 내용으로 리뷰를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듦
일주일 지나면- 가물가물해짐
2주 지나면- 다시 생각이 없어짐
3주 넘게 지나면- 책 읽었는지도 기억이 안 남

요 부분 보면서 특히 많이 웃었는데,
어쩜 딸기사마랑 나랑 똑같은가 싶어서 말이다.
아무 생각이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책 읽는 동안엔 감히 반론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나의 심각한 문제는 조갑제 글을 읽으면서도 그렇다는 거다. 음, 그럴 수 있지. 음, 그런가? 오호...
이런다. 문제 심각하지 않은가? 내가 생각해도 이런 고백까지 하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 흐흐)

그런데 책 딱 덮어버리면 갑자기 왜 그런 공포영화 있잖나?
문이 딱 열리니까 온갖 괴물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는데
와락 덮치듯 온갖 잡생각, 궁금증들이 밀려드는데...
갈피잡는데 시간 좀 걸린다.

그리고 리뷰나 뭐나 이런 걸로 정리하고 나면 더이상 덤비지 않는다.
이걸 다른 말로 까먹는다고 하는 건데...
잡지 마감 치고나면, 내가 어느 필자랑 언제 이야기했는지는 물론,
그 사람이 우리 잡지에 글을 실었던가? 까지 까먹어 버린다.
그야말로 새하얗게....
그래야 내 속이 편하다.

어느 분이 독서와 공부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독서와 공부는 밑빠진 시루에 물 붓는 것과 같다.
붓는 족족 빠져나가지만...
그래도 콩나물은 자란다. 쑤욱쑥....

* 딸기사마 글을 읽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퍼다 나르고...
페이퍼 하나 올리고, 글 쓰고... 흐흐


마태우스 2005-03-04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는 설거지 같은 거예요. 책 읽자마자 써야지 안그러면 쓰기 싫어집니다....비유가 적절했는지 모르겠어요^^

바람구두 2005-03-05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사람들은 별로 동의 안하나봐요. 댓글은 좀 있는데, 추천은 별로 없다는 것이...
이제 딸기사마도 늙는건가?

딸기 2005-03-0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아... 날 놀리려고!

바람구두 2005-03-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치 하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