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캠핑 여행 비룡소 창작그림책 58
백은희 지음 / 비룡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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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간의 미국 캠핑 여행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너무 멋졌다. 정말 캠핑을 좋아하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했나 싶다가도 단순히 관광지 위주로 여행하는 것이 아닌 직접 텐트를 치고 즐겼다는 사실이 굉장했다. 떠나기 전에 함께 계획을 짜고 짐을 챙기고 호기롭게 자동차를 타고 출발했지만 차가 고장 나는 변수가 생긴다. 변수가 여행의 매력이라지만 첫 날부터 난관에 봉착하니 당황할 법도 하지만 침착하게 렌트를 해서 여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한 첫 여행지는 유타주에 있는 아치스 국립 공원이었다. 그곳을 시작으로 브라이스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 국립 공원을 지나 라스베이거스, 맥그래서 캠핑장을 거쳐 로키산맥까지는 가는 여정이 이어진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바다였는데 바닷물이 증발하고 소금이 가득한 땅이 되었다가 물과 바람이 계속 들어와 구멍이 생긴 특이한 곳이었다. 꼭 도넛 같기도 하고 과자 모양 같기도 한 곳을 바라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때 경이롭다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대도시를 관광하기도 하지만 캠핑 여행을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연의 위대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겸손해 진다는 것이었다. 인간이 최고인양 살아가고 현대사회에서 거대한 자연의 변화를 목도하고 그 안에 서 있을 때면 작은 존재처럼 느껴져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지만 언제든지 파괴할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기에 공존하며 살아가는 노력에 힘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삼천 살이 넘는 나무 앞에서 겸손해지고 동물들이 출몰하는 곳에서 캠핑을 하면서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물고기도 잡고, 마시멜로도 구워 먹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만들어진 지 80년이 지난 금문교를 지날 때면 안개 속에서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오렌지 주홍색을 사용했다는 정보를 알고 나면 마치 내가 함께 동행 하는 착각이 일었다. 이렇게 색다른 여행을 하면서 가족 간에 굉장한 추억이 쌓일 것이며 오래 기억될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 기억을 오래 남기기 위해 여행 과정을 그림책으로 만들고 동생 형경이는 매일 일기를 쓴다. 사진이 추억을 남기기에 가장 쉽겠지만 일기를 쓰고 그림책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기억이 더 오래 갈 것 같아 괜히 흐뭇해졌다.

예전에는 여행하면 목적지가 가장 중요했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 본 유명 관광지 위주였지만 늘 멀고 시간과 조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보니 목적지 보다는 누구와 함께 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둘째를 제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직 가족 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꼭 멀고, 돈을 많이 들인 좋은 곳 보다는 근교라도 온 가족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더 좋다고 여겨진다. 이 책으로 인해 올해가 가기 전에 당일치기라도 가족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형경이네 가족처럼 함께 여행하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고, 또 오래 기억될 수 있다면 기꺼이 수고를 들여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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