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637858?rc=N&ntype=RANKING

돈이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 건지, 책을 읽어서 돈을 많이 버는 건지는 모르겠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여유가 있어야 독서도 한다는 것처럼 보인다. 돈이든 시간이든 에너지든 뭐든.

이토록 풍요로운 정보의 시대, 사람들은 오히려 책에서 멀어진다.

왜일까?

매체의 다양성의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대중을 이끄는 매체는 책에서 라디오, tv, 인터넷으로 바뀌어가는 중인 것이다.

본디 책은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다 적어서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도 우리가 하는 필사가 예전에는 책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소리지.

손으로 적어야만 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을 생각해보면, 왜 글을 읽는 게 귀족의 특권이었으며 책을 제작보관하는 게 수도원의 주요 임무였음을 알 수 있다.

1450년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이후로 책은 대중매체가 되었으며 그와 함께 정보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나고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책이 여러 권 발견된다.

이후 라디오가 나오기 전까지 책은 주요 정보 전달 매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한다. 그리고 그 지위는 tv, 인터넷으로 넘어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공부할 때는 책을 펴고 한다.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결국 책을 펴야 공부를 할 수 있다. 왜일까? 적는다는 행위는 인간의 지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은 그 근본부터가 종이에 적은 것이다.

결국 학습은 필사를 수반해야만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내 학습법이기도 하다). 대중을 이끄는 매체는 인터넷이고, 나 또한 태블릿으로 책을 보긴 하지만, 결국 어떤 정보를 갈무리하기 위해서는 종이든 컴퓨터 메모장에든 글이나 그림을 적어야 한다. 즉 나만의 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곧 정보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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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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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교토의 봄 밤을 걷는 기분이다. 유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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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버블 경제의 막이 가차 없이 내린 이후로 밀려왔다가는 빠져나가는 호황과 불황의 파도를 도도 씨는 비단잉어들과 함께 타고 넘었지만 올해 들어 연속해서 액운이 닥쳤습니다. 대규모 비단잉어 절도단이 들어 비축해두었던 투자 자금을 훑어 갔고, 가장 사랑하는 잉어들이 수수께끼의 전염병에 걸려 입이 묘하게 부풀어 올라 시종일관 쀼루퉁한 우주생물같이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죠? 그런 재앙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다니."
"그게 끝이 아니었어. 이제 더 나빠지려고 해도 더 나빠질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일어났어. 그 일 때문에 장사를 완전히 망쳐버렸는데, 거참, 그 일을 당해서는 나도 그만 웃고 말았지."
며칠 전 저녁 무렵 우지 시에서 회오리바람이 발생했다는 거예요.
그건 후시미 모모야마 성 부근에서 시작되어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로쿠지조로 향했는데, 재수 없게도 도도 씨의 비단잉어센터를 덮쳤답니다.

연락을 받은 도도 씨가 교토신용금고에서 허둥지둥 돌아와 보니 하늘을 찌르는 시커먼 막대 같은 것이 비단잉어센터의 울타리를 짓밟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도도 씨는 말리는 아르바이트 청년의 팔을 뿌리치고 회오리바람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오두막이 날아가고 저수지의 물이 윙윙 소리를 내며 휘돌았습니다.
때마침 서쪽 하늘에서 강렬한 석양이 주위를 비추는 가운데, 도도 씨가 가장 사랑하는 비단잉어들이 비늘을 찬란히 빛내며, 마치 ‘멋진 용이 되어 돌아올게요’ 하는 것처럼 저녁 하늘로 날아 올라갔습니다.
그는 거센 바람에 휘청거리는 몸을 두 발로 버티고 "내 유코 내놔" "내 지로키치 내놔" 하며 한 마리 한 마리 비단잉어의 이름을 외쳤지만 회오리바람은 그런 애절한 외침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랑스러운 잉어들을 남김없이 빨아 올렸습니다.

도도 씨는 그 재앙으로 결국 빚더미에 올라앉은 채 이렇게 밤거리를 방황하며 인생의 다음 한 수를 암중모색하는 처지가 되었답니다.
"내 유코 내놔, 내 지로기치 내놔."
도도 씨는 초겨울의 찬 바람소리같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그렇게 되풀이하여 외쳤습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애절해서 나까지 슬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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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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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봄 밤을 걷는 듯한 느낌의 소설이다. 일본 소설이나 영화의 이런 느낌(약간 특별한 척하는 느낌)을 좋아하진 않는데, 이 작품은 정말 좋다.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화 된 작품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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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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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는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중반부로 넘어가서, 주요 인물에 대한 정보가 나오게 된 뒤로는 굉장히 진부 했다. 후반부에는 그냥 대충 넘어 가도 상관 없을 정도로 별 내용이 없었다.전반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주장 하는데, 작품을 이용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굉장히 불쾌 했다. 재미가 있었으면은 좀 괜찮을까? 아니, 재미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주장에 대한 평가는 독자가 해야 되는 것이지 그거를 작가가 나서서 나대는 거는 굉장히 불쾌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왠지 모르게 불쾌하다. 무언가에 대한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작품 내적인 면보다는 작품 외적인 면에서 평가를 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가 어떤 주제를 주장 하기 위해서 작품을 이용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장르 소설은 가벼운 게 좋은거 같다. 무거워지면 오히려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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