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프라차야 핀카엡 감독, 아베 히로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남자들, 그리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아가씨 씬의 머리에 겨눠져 있는 총구, 그녀는 순식간에 남자를 제압해버린다.
곧 뭔가 굉장한 싸움이 일어날 것 같지만, 상황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고 남자의 독백이 이어진다.
어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씬은 그렇게 만난 상대편의 일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씬은 딸 센을 낳는데 그 아이는 알 초콜릿을 좋아하는 자폐아로 자란다.

말없고 귀여운 소녀 센은 집 옆 도장에서 연습하는 걸 보고 혼자 무에타이를 연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 '옹박'과 '똠양꿍'을 보면서 영상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시시한 이야기가 계속되다가 3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액션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아담한 여자의 몸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현란한 액션이 이어진다.
이연걸과 성룡, 토니 쟈 등 남성적인 액션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 마리의 새처럼 도약하는 발차기도 그렇지만 남자배우는 절대로,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양다리를 벌린 채 사뿐히 착지하는(-_-;) 장면들은 남자 관객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범상치 않은 눈빛과 범상치 않은 액션 감각...)

특히 상대방의 가슴을 박차고 뛰어올라서 무릎으로 머리를 내찧는 장면, 마지막 상대인 까까머리 고딩처럼 보이는 캐릭터 등은 프라차야 핀카엡 감독과 지자 야닌(여주인공)의 액션감각이 범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몸빼 바지에 웃고, 발차기에 감탄한다.)

토니 쟈의 영화들을 보면서 독학했음에도 난데없이 이소룡 흉내를 내는 얼음 공장의 액션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공인 3단의 태권도 실력을 갖췄다는 지자 야닌답게 멋진 발차기를 연속으로 선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속 토니 쟈의 발차기는 무에타이의 발차기인데 지자 야닌은 대부분 태권도의 발차기를 한다.

물론 박스공장(?)에서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액션도 전성기의 성룡영화에 비하면 많이 어설프고 부족하다.
하지만 가녀린 소녀가 몸빼바지를 입고 펼쳐 보이는 화려한 액션 장면들과 몸을 아끼지 않았음이 분명히 보이는 스턴트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다.(NG장면들도 성룡 영화의 NG장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다.)

우리나라 이종격투기계의 임수정 선수를 비롯한 유명한 카메오 출연진들도 온전히 제몫을 다한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여주인공의 액션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액션을 봤기에 감독의 전작 '옹박'보다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지자 야닌이라는 훌륭한 액션배우가 부디 늦지 않게(늙기 전에) 헐리우드에 진출해서 아시아의 액션을 마음껏 펼쳐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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