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스리고 남을 다스리는 변치 않는 진리

<브레인 어드밴티지,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한다
둥예쥔 엮음, 허유영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4월

중국의 역대 황제들 중 제위기간이 가장 길었던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 그의 탁월했던 통치법을 되짚어본 책이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적절한 조화.
나아가야 할 때의 물러서야 할 때를 알 수 있는 탁월한 능력.
저자는 강희제의 그런 덕목들을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전쟁터에서의 맹렬한 공격보다는 민심을 얻음으로써 전쟁의 주도권을 잡는 능력, 보상과 체벌을 별개의 것으로 해서 엄격하게 실시하되 소소한 비리까지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대범함, 현실 인식과 이성을 중요시하는 태도...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문제다. 정작 어린 아이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덕목들이지만 막상 따라 하기에는 쉽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신상필벌의 엄격함은 누구라도 쉽게 주장할 수 있는 원칙이지만, 실제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기에 인간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아무리 고위 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라 하더라도 측근이나 혈연에 대한 집착, 비난에 대한 두려움 따위 때문에 과감하게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내용의 책은 수없이 쏟아져 나왔고, 매번 뻔한 내용을 늘어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마케팅과 유명인의 추천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집의 책꽂이에 이런 류의 책이 있다면 그 책을 먼저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이라면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기 위해서 위인을 내세워 그의 일화를 조작하고 단순화하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일본인 저자들의 자기계발서들을 읽다보면 오다 노부나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다룬 책들이 어쩜 그리도 얄팍하던지...)

최근 쏟아져 나오는 왕의 리더십에 관한 책들처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묵직한 분량만큼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독서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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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과거에 혁혁한 전공을 세웠던 장수였고, 몇몇은 부하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 경우였지만 강희제는 전혀 상황 참작을 하지 않고 공과를 분명하게 구분해 처벌했다.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하는 강희제의 군사적 신념은 군대의 전투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했다.
-p.186

고급 관리를 가장 엄격하게 다스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고급 관리들은 하급 관리들을 직접 통솔하기 때문에 고급 관리가 하급 관리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청렴하고 현명한 관리가 나올 수도 있고, 용렬하고 비열한 탐관오리가 나올 수도 있었으며, 더 나아가서는 조정의 대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p.377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천하의 흥망성쇠가 수없이 반복되지만 민심을 얻어 흥성하지 않은 이가 없었고, 민심을 잃어 망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짐은 이것을 교훈으로 삼아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다.
-p.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