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 벽을 넘는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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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넘는다 - 소통과 융합의 리더십, 서울대학교 총장 이장무의 희망 짓기
이장무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최근 퇴임한 서울대 이장무 총장이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지난 4년동안 재직했던 총장 시절을 회상한다. 어린 시절과 교수 시절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전 문제와 법인화 문제 등 참으로 굴곡많은 총장 생활을 한 탓일까, '소통과 융화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그의 주장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저자는 마치 젊은 제자들을 앞에 앉혀놓고 가르치는 것처럼 조곤조곤 내용을 풀어 나간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서 많은 공부와 사색을 거친 노선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우리보다 앞선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조하는 꿈과 도전 정신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다.
특이할 것은 없는 주장이지만 자기계발 전문가들의 허황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리더로서의 자질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원칙과 변화하는 것(융합)에 관해서도 몇 번이나 강조한다. 재직 시절의 일화들을 많이 언급하기 때문에 서울대에 있어서는 이 책이 기록물로서도 큰 의미를 가질 것 같다.
물론 읽는 재미도 충분하다.
사람들이 흔히 정치판에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더러운 중상모략과 비난이 학문의 전당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에서도 난무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다를 것이 없나 보다.
노무현, 박태준 등 다양한 정치인이나 기업인들과의 만남도 어느 것 하나 범상치 않다.
책의 내용 중에는 비즈니스 전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인들과는 좀 다르게 천천히 서두르지 않는 계획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아우구스투스의 예를 들었지만, 만약에 기업가가 쓴 책이라면 카이사르의 예를 들며 전광석화 같은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것 같다.(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구성원들 모두의 공감을 얻어가면서 일을 하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뭐 어느 쪽이 옳다는 것은 아니고, 저자의 말도 충분히 귀담아 들을 만큼 연륜과 지혜가 묻어난다.
자신의 가족과 가문에 대한 꼼꼼한 해명(!?),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설명을 읽다보면 이분도 전임 총장처럼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정치인의 자질에 관한 이야기도 살짝 나오고, 저자 자신이 정치의 길을 확실히 부정한 적도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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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난과 시련은 후에 내가 총장재직 중에 여러 어려움을 겪을 때에 담대하게 만들어주었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가 고난이 없이 승승장구했더라면 오만해질 수도 있었을 터인데 예방의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시련은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있을 수 있고, 시련을 극복하면서 인간은 더욱 성숙해지고 강해진다.
-p.25
이제 우리의 인재들은 자신의 전공학문의 우물, 자신의 대학의 우물, 자신의 국경의 우물에서 벗어나, 세계로 열린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인정을 받고 세계를 이끄는 세계인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식의 구축에 있어서나, 기업의 능력에 있어서나,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나 모든 면에서 세계수준에 경쟁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벽을 허물고 우물 안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경쟁해야 한다, 무엇을 하든지 간에 자기중심의 사고와 전공지식과 지역을 벗어나,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중요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일에 있어서 사고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p.63
큰 계획을 실현시킬 때에 천천히 서둘러서 한다. 계획에 따라 천천히 시작해서 변화와 개혁의 속도를 늘려가되, 공감하는 구성원의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간다. 다시 말해서 전체 구성원의 수에 해당하는 전체 질량을 가급적 크게 하면서, 변화의 속도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천천히 서둘러라”는 유명한 말은 로마의 절대 권력자이며 달팽이 걸음으로 나아가는 개혁가였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한 말로 알고 있다. 큰 집단일수록 변화의 속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공감하는 구성원의 참여를 늘려나가는, 질량을 크게 하는 것이다.
-p.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