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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한 시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30
박주연 지음, 조미자 그림 / 한솔수북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부터 '밤은 캄캄하다'라는 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야간 활동 인구가 급증하면서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을 비롯하여 대형 마트, 음식점, 스포츠센터 등 심야 영업을 하는 업소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휘황찬란한 색색의 네온사인을 비롯한 온갖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도심 지역에 가보면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눈부시게 환하다.

 
 이 그림책은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Earth Hour (지구촌 불끄기)" 행사의 취지를 알리며 동참을 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7년 3월 31일 7시 30분, 호주 시드니. 노랗거나 푸르스름한 빛으로 밝게 빛나던 도시가 한 시간 동안 깜깜한 어둠 속에 잠겼다. 책장 한 면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포함한 도시의 전경을 담았는데, 책장을 넘기면 같은 장소지만 빛과 어둠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대규모 정전 사태나 큰 사고라도 발생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을 처음으로 실행한 날이다. 일년에 하루, 한 시간 동안 불을 끄는 이 행사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처음에는 시드니의 220만 가정과 기업들이 동참하였다. 이후 이 행사를 지지하는 참가국과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국제적인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 관련 사이트( http://www.earthhourkorea.org/)에 들어가 글을 읽어보니 "Earth Hour"는 세계적인 자연보호단체인 WWF(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에 의해 조직되었으며, "2010년 행사에는 전 세계 128개국 4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이 해에 우리나라도 116개 도시 및 정부기관, 수십 개의 회사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화석 연료와 전기의 발견은 인류의 삶에 큰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지만 그로 인한 빛과 열기, 가스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사람들이 밤이 되면 잠을 자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듯이 지구도 잠시나마 달구어진 몸을 식히고 쉴 시간이 필요한데, 불행하게도 지구는 그런 사이클을 벗어나 끊임없이 가열되고 있다. 밤이 되어도 열이 내리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이마냥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져 헐떡이고 있는 지구에 찾아온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 같은- 재앙은 바로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



 더 늦기 전에, 돌이킬 수 없는 때가 닥치기 전에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시작한 지구촌 불끄기 행사. 이제는 백여 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억 명이 함께하며, 시드니의 하버브릿지를 비롯하여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파리 에펠탑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들- 우리나라의 남산 타워도-도 잠시나마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자리하는 것으로 지구의 미래가 밝아지는 길에 동참하고 있다. 지구를 위한 그 한 시간이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한 한 시간. 우리가 잠시, 그리고 작은 불편을 겪는 동안이나마 지구가 달아오른 몸을 식이며 몰아쉬던 숨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집 전등 두세 개 끄는 것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우리 집'이 점차 많아진다면,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자기 집 전등을 함께 끈다면 하찮은 것이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전등 스위치만 누르면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와 주변이 환해지는 편리함에 너무도 익숙해져 버린 우리들에게 그 한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둡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가끔 정전이 될 때가 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질 때면 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촛불이나 손전등을 켜놓고 아이와 재미있는 그림자놀이도 하고, 작은 불빛에 의지해서 책을 읽거나 밥을 먹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별빛도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작은 스위치를 내리는 아주 간단한 행위이지만 지구가 아파하는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 줄 것이라 여겨진다.
 


   본문 뒤에 실린 정보 페이지에는 지구촌 불끄기 운동의 에 대해 더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몇 가지 꼽아 놓았는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및 분리수거, 계절에 맞는 옷 입기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비교적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다.

 지구촌 불끄기 행사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고, 올해에도 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뉴스 매체를 통해 접하긴 했으나 정확한 날자와 시간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쳐 보냈는데-‘2011년 3월 26일 오후 8시 30분에 시행- 이 책을 보면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잊어버리지 않고 동참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에라도 일정을 등록해 놓을까 싶다. 비단 이 행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엄마의 잔소리가 없더라도 불필요하게 켜놓은 집안 여러 곳의 불끄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행해나갔으면 좋겠다. 자신이 살고 있고, 또 살아가야 할 지구를 위해서, 아니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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