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콜하스의 민란 부클래식 Boo Classics 15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지음, 전대호 옮김 / 부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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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덴브루크에 사는 말 장수 미하엘 콜하스가 작센으로 말을 팔러 간다. 도중에 트롱카의 지주 벤첼이 소유한 성을 통과하려 하니 통행증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는다.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 무시하려 했지만 문지기가 완강하게 버텼기에 성주와의 면담을 요구했는데, 성주 역시 검은 말 두 마리를 담보로 맡기라고 명령한다. 미하엘 콜하스는 뭔가 의심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하인에게 돈을 주고 말을 잘 보살피라고 당부한 후 드레스덴으로 간다. 드레스덴에서 미하엘 콜하스는 통행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말을 찾으러 간다. 트롱카로 가 보니 어이 없는 상황이 미하엘 콜하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인은 얼마 전에 매를 맞아 쫓겨났고, 두 마리의 검은 말 역시 지주의 밭일에 동원되어 혹사된 탓에 뼈만 앙상한 폐마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분노한 콜하스는 작센 선제후에게 자세한 사실을 기록하여 고소장을 제출하지만 트롱카의 지주 벤첼의 친척들이 손을 쓴 탓에 고소는 기각되고 만다. 콜하스는 분심을 이기지 못해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하인들을 무장시켜 벤첼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이를 눈치 챈 아내가 콜하스를 잘 설득하여 자신이 다시 한번 고소장을 전달시켜 보겠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내는 고소장을 전달하기도 전에 경비병들의 창에 찍혀 숨지고 만다.

절망한 콜하스는 무장한 하인들을 이끌고 바람 같이 트롱카의 성으로 휘몰아쳐 집들을 불태우고 거주민들을 살해한다. 그가 잡지 못한 것은 벤첼 뿐이었다. 벤첼이 수녀원으로 도망갔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비텐베르크로 추격을 계속했지만 역시 한 발 늦게 도착한다. 비텐베르크에 불을 지른 콜하스가 이제 라이프치히에 입성하리라는 소문이 돈다.

이에 마르틴 루터가 콜하스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콜하스는 자신의 억울함을 루터에게 호소하였고, 루터는 콜하스가 드레스덴의 법원에 다시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도록 안전통행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콜하스는 루터의 제안을 받아들여 무리를 해산시킨다. 하지만 선제후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콜하스는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한다. 

한편 과거 무리들 중 질이 좋지 못한 나겔슈미트는 무리를 다시 규합하여 못된 짓을 일삼고 있었는데 콜하스의 상징적인 지도력이 절실했다. 그래서 나겔슈미트는 콜하스에게 자신이 콜하스를 가택 연금 상태로부터 구해줄 테니 과거 무리를 다시 지도해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하지만 편지는 중도에 검열당하고, 콜하스는 감금되고 만다.

브란덴부르크 선제후의 호의로 콜하스가 즉각 사형에 처해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재판마저 중지시킬 수는 없었다. 트롱카의 지주는 말들을 원상 회복시키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게 되고, 콜하스는 그 사건과 무관하게 인명을 살상한 죄로 사형 판결을 받는다.

판결 즈음 작센 선제후는 콜하스가 자신의 가문의 운명을 점 친 쪽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센 선제후는 콜하스에게 쪽지를 양도해준다면 목숨을 구해주겠다는 제안을 하지만 콜하스는 단호히 거절하며 처형대에서 죽기 전 쪽지를 삼켜버린다. 작센 선제후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1777-1811)는 헤겔과 동시대 사람으로 생전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사후에 재평가 되면서 오늘날의 독일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 받고 있다.

16세기를 배경으로 씌여진 <미하엘 콜하스의 민란>의 주인공 콜하스의 행동은 다소 극단적이다. 사실 콜하스가 받은 피해는 '말 두마리가 비쩍 곯았다'는, 어찌보면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피해를 더욱 확대시킨다. 아내와 충직한 하인이 살해당했고, 아이들이 고통 받았으며, 결국 자신도 죽음을 맞는다. 또 콜하스의 행동으로 트롱카와 비텐베르크의 집들이 전소되고 주민들도 많이 상한다. 

콜하스의 행동에서 어떤 계급적 저항이나 부조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도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다. 콜하스가 원하는 것은 '법적인 정의' 였다. 그는 고소장이 기각되자 법으로부터 자신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스스로 '법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사람들을 끌어 모아 변란을 일으켰고, 루터가 정당한 법적 조치를 약속하자 순진할 정도로 빨리 사람들을 해산시킨다.

그는 정의와 복수에 집착했고, 그 점에 있어서는 뜻을 이룬다. 말 두마리는 다시 살이  올라 정상으로 돌아왔고, 작센 선제후의 운명을 점친 쪽지를 끝내 건내주지 않아 선제후를 쓰러지게 만든다. 그 대가는 자신의 목숨이었지만 콜하스는 고집스러우리만치 자신이 목표로한 '정의와 복수'를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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