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부 - 보급판
마리오 푸조 지음, 하정희 옮김 / 늘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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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클레리쿠지오파는 산타디오파와의 대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군소 마피아 조직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오른다. 대부 돈 클레리쿠지오는 비합법적인 마피아 사업을 정리하고 합법적인 세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첫째 아들 지오르지오는 월스트리트를, 둘째인 뻬띠에는 건설 회사를, 막내인 빈센트는 식당 체인점을 운영하게 될 것이었고 조카 조셉 피피 데 레나는 라스베가스의 호텔을 맡아 운영하게 될 것이었다. 말썽 많은 마약 사업은 다른 마피아 조직과 콜롬비아 조직이 관리해도 무방했다. 왜냐면 마약 사업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통해서만 권역을 지킬 수 있었고, 정부의 견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마약 사업을 관리하던 오랜 친구 데이비드 레드켈로우는 이탈리아로 건너가 은행 사업에 뛰어들도록 조치했다.

대부의 최종 목표는 도박의 합법화였다. 라스베가스 뿐만 아니라 전 미국에서 도박이 합법화 된다면 클레리쿠지오파가 그 모든 사업을 관장하며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일 예정이었다.

클레리쿠지오에게는 딸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로즈 마리의 남편은 산타디오파와의 전쟁에서 사망했고, 그 사건으로 정신이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레리쿠지오는 로즈 마리의 아들인 손자 단테를 끔찍히 아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1990년이 되고, 돈 클레리쿠지오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세 아들 모두가 합법적인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조직의 브롤레오네(해결사)인 피피 역시 때때로 손에 피를 묻히긴 했지만 아들인 크로스가 라스베가스의 제너두 호텔의 주식을 51% 물려받게 되어 불만이 없었다. 제너두 호텔의 원 소유주는 산타디오파와 관계 하던 그론벨트라는 노련한 호텔 경영인이었는데 전쟁 이후 클레리쿠지오파에 충성을 맹세했고, 피피가 서부지역으로 온 이후 그의 아들인 크로스와 친해져 자신의 모든 지분을 크로스에게 유산으로 남긴 것이다. 크로스는 그론벨트의 가르침을 충실히 지키며 호텔을 운영한다.

피피는 훌쩍 자란 크로스가 이제 클레리쿠지오가의 인정을 받을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크로스를 테스트한다. 크로스는 별다른 감정 없이 묵묵히 조직의 장애물을 제거했고, 클레리쿠지오가 사람들은 크로스가 아버지 피피를 닮아 타고난 해결사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지오르지오의 뒤를 이어 조직을 맡을 단테는 할아버지인 돈 클레리쿠지오의 바램과 달리 거칠게 성장한다. 15세때 성장을 멈춰 매우 키가 작은 단테는 합법적인 사업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어렸을 적부터 폭행과 강간을 일삼았으며 급기야 학교도 그만두고 만다. 단테는 과거 산타디오파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 쇠망하고 만 것에서 교훈을 얻기는 커녕 그들의 힘이 약했기 때문에 역사 뒤편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또한, 크로스에게 엄청난 질투심을 느꼈다.

 

정부와 관련된 사람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겠다는 마피아 단원 사이의 맹약을 오메르타라고 한다. 클레리쿠지오가의 핵심 인물인 비르지니오 발라죠가 이 오메르타를 어긴 사건이 일어난다. 대부는 피피와 크로스가 그를 제거해주길 원하는데 크로스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과 친했던 아저씨를 제거하는데 거부감을 느껴 임무에서 빼달라고 요청한다. 이 일로 대부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받게 된다. 크로스의 빈 자리를 단테가 맡게 되고 비르지니오 발라죠는 제거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단테가 비르지니오 발라죠를 한껏 농락하고 난도질하며 고통을 준 끝에 제거한 것이다. 이것은 이탈리아 마피아의 방식이 아니었고, 조직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였다. 피피는 대부에게 단테에 관해 '입에서 피비린내가 난다'고 보고한다. 그것은 쓸데없이 잔인하다고 비난하는 표현이었다.

 

크로스는 라스베가스의 호텔 사업을 잘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그의 인생에 큰 전화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테나 아퀴탠과의 만남이다. 이 여배우는 순식간에 크로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고, 크로스는 자신의 멘토인 그론벨트가 당부한 모든 원칙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아테나 아퀴탠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녀는 과거 철부지 시절에 보즈 스카넷이라는 좋은 집안의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를 하나 두었는데 보즈 스카넷의 자격지심이 그를 거칠게 만들었고 폭행이 시작된다. 아테나는 아이를 데리고 그를 떠났고, 얼마간 시간히 흐른 뒤 아이 없는 홀몸으로 영화판에 나타나서 작은 배역부터 시작해 비중 있는 역할까지 연기하며 인기를 얻는다. 그 즈음 보즈 스카넷이 다시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황산을 들이붓겠다며 위협했고 아이에 관해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보즈 스카넷은 경찰도, 경호회사 직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테나는 결국 대작 영화를 포기하고 은퇴를 결심하고 있었다.

크로스는 보즈 스카넷을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자살한 것으로 꾸민다. 하지만 돈 클레리쿠지오는 크로스가 한 일의 전모를 모두 알고 있었다. 처벌을 각오한 크로스는 헐리우드 사업으로 진출하려는 합법적인 계획의 일환이었고, 사후에 대부에게 보고한 후 수익을 나누려 했다고 솔직히 말한다. 대부는 뜻밖에도 크로스를 용서하며 과거 이탈리아로 은행 사업을 위해 떠나 보냈던 데이비드 레드켈로우를 불러들여 헐리우드에서 가장 큰 영화사를 매입하기까지 한다.

 

크로스와 아테나의 관계가 점차 가까워지지만 그들 사이에는 문제가 있었다. 크로스는 아테나가 아이를 죽였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에 괴로워했고, 아테나는 크로스가 보즈 스카넷을 살해한 마피아일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불안했다. 하지만 아이는 자폐증 때문에 병원에 맡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크로스가 한 행동도 이해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오래 가지 못한다. 크로스의 아버지 피피가 살해당한 것이다.

타고난 해결사인 피피가 살해당한 사실을 납득하지 못한 크로스는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치다 과거 대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단테는 산타디오파의 장남과 로즈 마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산타디오파와의 대전쟁을 지휘한 피피는 로즈 마리의 결혼식장에서 산타디오파 조직원을 무참히 학살했고 그 사건으로 로즈 마리는 미치고 만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된 단테는 피피에 대한 증오를 키워오다가 그를 살해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테를 옹호했다. 크로스가 만약 단테를 죽인다면 대부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 될 것이다. 단테를 죽이는 일은 속칭 영성체(시체가 나타나지 않는 것)가 될 것이었다.

 

크로스는 단테를 살해한 후 대부에게 용서를 빌지만 대부는 크로스를 조직으로부터 추방한다. 크로스는 모든 사업을 놓아둔 채 프랑스에서 아테나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대부가 모든 사업을 합법화하기 위한 계획에서 마지막 걸림돌은 단테의 존재였다. 대부는 세심한 계획으로 크로스가 단테를 살해하도록 조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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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푸조의 <대부> 3부작 중 1부는 코를레오네 조직의 이야기이고, 2부는 클레리쿠지오 조직 이야기인데 두 작품의 연관성은 없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소설 1부를 영화화 한 후 인기를 얻자 프리퀼 형식으로 2편을 제작한 것이고 소설 2부는 영화로 제작되지는 않았다. 

1부가 발표된지 27년만에 발표된 <마지막 대부>는 시대 흐름을 반영해 마피아 조직의 합법화 과정과 헐리우드의 추악한 사업 양태를 폭로하고 있는데, '순수익의 10%를 받는다는 계약은 곧 아무런 돈도 주지 않겠다는 계약' 이라든가 소설가를 어떻게 영화판에서 이용한 후 버리는지, 영화제작자들과 배우들의 관계가 어떠한지 등을 매우 자세히 묘파하고 있다. 3부작 소설의 마지막 편은 <오메르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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