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의 전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 자작나무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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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출애굽기에 메노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메노라는 7갈래로 이루어진 촛대인데 하느님을 상징함과 동시에 7일간의 천지창조를 뜻하며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봉헌절)에서 제식용으로 사용된다. 메노라는 유대인들의 손을 떠나 끊임 없이 수난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예루살렘에서 바빌론으로 갔다가 되돌아온 후 로마 황제 티투스의 손에 들어갔다가 반달족에게 약탈 당하며 카르타고에서 벨리사르에 의해 약탈되어 비잔틴으로 옮겨진다.

비잔틴으로 옮겨진 후 유스티니안이 촛대를 예루살렘에 돌려주었다고 하나 예루살렘의 교회에서 촛대는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그 이후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촛대의 전설>은 메노라가 로마에서 반달족에 의해 약탈 당한 후 비잔틴으로 건너간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벤야민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촛대를 되찾기 위해 겪는 시험과 고난을 그리고 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아 망명의 피로함을 뼛속까지 겪었던 슈테판 츠바이크는 메노라의 불빛을 희망으로 삼아 유대민족이 역경을 극복하길 바랬던 것 같다.

레마르크의 소설을 읽다 보면 슈테판 츠바이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내면과 심리작용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체스>와 같은 소설을 비롯하여 전기 분야 등에서 탁월한 두각을 나타냈던 이 불우한 천재는 오랜 망명 생활과 유럽의 붕괴로 우울증을 겪다가 1942년 브라질에서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내와 함께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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