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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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소재한 카를로스 4세 대학교의 역사음학학과 교수이다. 어느 날 학과장 두란이 헤수스 마라뇬이라는 대부호의 집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콘서트를 지휘할 사람은 로널드 토마스라는 현대음악이론의 권위자였는데, 놀랍게도 그가 지휘할 음악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었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은 산발적인 스케치 형태로 전해져 올 뿐 실재 완성본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로널드 토마스는 이러한 스케치를 재구성하여 10번 교향곡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으니 그 음악의 완성도에 따라 로널드 토마스는 작곡가로서의 명성도 거머쥘 수 있을 것이었다. 마침내 콘서트 날, 연주되는 음악을 듣던 다니엘은 로널드 토마스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완성본을 로널드 토마스가 입수한 것이 분명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날 밤, 로널드 토마스는 머리가 잘려진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을 담당한 판사 수사나는 발견된 로널드 토마스의 머리에서 악보 문신이 발견되자 역사음학을 가르치는 다니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협조를 요청하고, 다니엘은 악보를 이용한 암호임을 밝혀낸다. 그 문신은 10번 교향곡이 숨겨져 있는 어딘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되었지만 그 이상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새로 발견된 베토벤의 초상화가 또 다른 단서가 된다. 그 초상화를 발견한 사람은 로널드 토마스였는데 정작 초상화를 보관하고 있던 나폴레옹의 후손은 그 초상화가 베토벤을 그린 것이라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로날드 토마스는 초상화를 통해 그의 '불멸의 여인'이 승마 학교 수의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승마학교에서 10번 교향곡을 입수하게 된 것이다.

조셉 젤리네크는 18세기 음악가로 빈에서 벌어진 유명한 음악 경연 대회에서 베토벤에게 참패한 뛰어난 피아니스트라고 한다. 소설의 작가 역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며 베토벤 전문가로 자신의 필명을 조셉 젤리네크로 쓰고 있다.
음악가들 사이에는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것이 있는데 작곡가들이 9번 교향곡을 작곡한 후 곧 사망하였다 해서 회자되는 말이다. 베토벤은 10번 교향곡 스케치 작업 중 폐렴에 걸려 사망하였고, 슈베르트 역시 9번 교향곡 작곡 후 사망했다. 구스타프 말러 역시 이 운명을 피하기 위한 편법을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9번 교향곡 작곡 후 사망했고, 드보르작 역시 마찬가지 운명이었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은 1983년 스코틀랜드의 음악 이론가인 배리 쿠퍼에 의해 베를린의 국립 프러시아 문화재단 도서관에서 스케치 형태로 발견되었는데 약 8,000페이지 정도 분량이었다고 한다. 배리 쿠퍼가 5년간의 재구성 작업을 거쳐 완성 후 1988년에 런던 로얄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런던에서 초연되었는데 실제 베토벤의 완성본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조셉 젤리네크가 약간의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쓴 작품이 <10번 교향곡>이다. 해박한 음악적 지식에 비해 미스터리적 요소는 다소 억지스러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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