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카히로와 미와코는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각기 다른 집에 맡겨져 길러진다. 15년 동안 떨어져 지내는 동안 다카히로는 착실히 공부해서 대학교 연구원이 되었고 미와코는 보험회사에 취직해 일을 하는 한편 틈틈이 시를 쓴다.

성년이 되어 다시 만난 남매는 어릴 적 살던 집에서 15년의 공백을 벌충하기라도 하듯 서로를 아끼며 생활한다. 하지만 서로의 고독감과 상실감이 너무나 닮았다는 점을 발견한 후 서로를 이성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결국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고 만다.

얼마 후 미와코가 쓴 시가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다. 소설가 호다카가 그녀에게 호감을 나타내는데 그는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후 드라마 각본과 영화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 미와코는 다카히로와 계속 관계를 지속시켜 나가선 안된다는 생각에 호다카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결혼 약속을 잡는다.

 

결혼식을 앞둔 날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혼식 준비를 의논한다. 모인 사람은 다카히로와 미와코, 호다카, 그리고 호다카 기획의 실무를 보고 있는 스루가 나오유키, 미와코를 담당하고 있는 편집 담당자 유키자사 가오리 이상 다섯 명이었다. 그들이 담소를 다누고 있을 때 창 밖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그녀의 이름은 나미오카 준코, 호다카에게 버림 받은 여자였다.

사실 호다카는 소설로 돈을 벌어들인 후에 이것 저것 손을 댔다가 재정이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때 미와코의 시가 대 히트를 치자 그녀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호다카는 자신의 아이를 낙태하기까지 한 나미오카 준코가 거치거리자 그녀에게 별다른 설명도 없이 버렸고, 뒤늦게 호다카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된 나미오카 준코가 호다카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호다카는 스루가를 시켜 그녀를 따돌리지만, 결국 그날 나미오카 준코는 다시 호다카의 집을 찾아와 유서를 남긴 채 음독자살하고 만다. 호다카와 스루가는 나미오카 준코의 시체와 유서를 그녀의 맨션으로 옮긴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음 날 결혼식장으로 간다. 하지만 버진 로드를 먼저 걸어가던 호다카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사망하고 만다. 사인은 나미오카 준코와 마찬가지로 초산 스트리크닌 중독, 그가 상용하던 비염약이 바꿔치기 당한 것이 틀림 없었다.

 

비염약을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인물은 다카히로, 미와코, 스루가, 유키자사 이상 네 명이지만 미와코에게는 별다른 동기가 없으니 사실상 셋 중 한 명이 범인이다. 먼저 다카히로는 여동생을 다른 남자, 즉 호다카에게 시집 보낼 것을 괴로워한 것이 동기이다. 스루가의 경우에는 애초에 나미오카 준코와 좋아 지냈으나 그녀가 호다카를 만난 후 그를 사랑하다가 결국 비참하게 버림 받았기 때문에 원한을 품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키자사 가오리는 호다카의 편집 담당이었던 시절에 그와 사귀었으나 역시 버림 받은 전력이 있었다.

 

가가 교이치로는 이들 세 명의 행적을 면밀히 조사해 각각의 동기와 기회가 어떻게 범행으로 이어지려 했는지를 말한다. 나미오카 준코의 집에 시체를 옮기러 간 스루가는 그녀가 만든 초산 스트리크닌 비염약을 훔쳐 냈고, 유키자사 가오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카히로는 우연히 나미오카 준코가 약을 바꿔치기 하는 장면을 발견하고 약을 훔쳐낸다.

스루가는 다카히로가 호다카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음을 알고 그를 협박해 약을 바꿔치기 하도록 강요했고, 유키자사 가오리는 스루가의 증오심을 이용해 그가 약을 바꿔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들이 훔쳐낸 약들은 모두 사용되지 않은 채 다시 발견되었고, 그들 모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가가 교이치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며 범인을 지목한다. 호다카의 필케이스에는 지금 이곳에 없는 사람의 지문이 찍혀 있고, 그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 바로 당신이 범인이다.

 

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시리즈이다. 하지만 용의자들의 1인칭 시점을 교차하며 소설이 전개되기 때문에 다른 가가 시리즈 처럼 가가 형사의 매력이 발산되는 작품은 아니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단서를 제공하고 난 후 독자에게 직접 범인을 맞추어 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고, 니시가미 신타의 <추리 안내서>를 봉인된 부록으로 제공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