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풍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
장 지오노 지음, 박인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자는 '폴란드의 풍차'라 불리는 영지를 차지한 조제프라는 사나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들을 했는데, 바로 그 이유로 사람들은 조제프의 배경에 대해 궁금해했고 몇 가지 단서를 기초로 그가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고 판관이나 그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고 지레짐작했다.

그가 차지한 영지 '폴란드의 풍차'는 코스트 가(家)의 영지였다. 코스트는 아내와 두 아들을 차례로 잃은 후 자신을 신이 저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두 딸 아나이스와 클라라를 그런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사내와 결혼시켜야 하고, 그런 처방을 통해 신의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파 오르탕스는 800년 동안 기사령에 살며 농토를 늘리지도, 그렇다고 잃지도 않은 가문의 형제를 중매한다. 하지만 코스트 가(家)의 저주는 그런 처방으로는 비껴갈 수 없는 것인지 아나이스의 딸 마리가 버찌씨가 목에 걸려 죽고 아나이스도 자크를 낳다가 죽는다. 클라라 가족은 불행을 피하기 위해 이주를 결심하지만 기차 사고로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만다.

자크는 조제핀을 만나 결혼하여 장과 쥴리를 낳는다. 비극은 계속 되어 자크는 급사하고 쥴리가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한 끝에 마음에 병이 들어 얼굴의 반쪽이 일그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장 역시 총에 얼굴을 맞아 사망하고 만다.

마을 무도회가 열리는 날 쥴리가 무도회에 등장한다. 그녀는 어떤 파트너도 얻을 수 없었고 홀로 춤을 춘다. 그리고 경품 행사를 맡은 공증인에게 '행복에 당첨될 수 있는지' 묻는다. 사람들은 그녀를 조소한다. 

그날 밤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조소받은 쥴리를 조제프가 신부로 맞아들인다. 더 이상 쥴리는 조소의 대상이 아니었고 '폴란드의 풍차'는 전과 다르게 번창하기 시작한다. 화자인 '나'는 조제프에게 고용되어 전속 변호사 역할을 하며 잃어버린 기사령 영지를 되찾는 지루한 소송을 시작하고 '폴란드의 풍차'의 농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조제프와 쥴리 사이에서 레옹스가 태어난다.  레옹스는 루이즈라는 여자와 결혼하는데 그녀 역시 병에 걸려 반신불수가 된다. 화자는 은퇴하여 인근 마을로 이주한다.

어느 날 쥴리가 미친 여자로 취급받던 때의 옷차림을 하고 화자를 찾아온다. 그녀는 레옹스가 자기와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버리고 어딘가로 떠나려한다고 말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간 화자는 쥴리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다. 레옹스는 '폴란드의 풍차'를 버리고 매춘부와 함께 한 시간 전에 마차를 빌어 타고 떠난 것이다. 

 

장 지오노의 작품은 크게 세 시기로 나뉘는데 1기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천착했다면 2기는 전쟁을 겪은 후 사회 속의 인간, 인간과 운명의 관계에 집중한다고 한다. <폴란드의 풍차>는 출구 없는 미로에 갖힌 코스트 가(家)의 5대에 걸친 비극이다. 비극이 시작된 이후 코스트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수단을 강구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그 후손들, 심지어 우연히 기차에 같이 탄 사람들까지 저주의 손아귀에 사로잡힌다.

그러한 운명에 반발한 인물은 매파 오르탕스와 쥴리를 아내로 맞아들인 조제프이다. 하지만 오르탕스는 자크로부터 '우리 가족이 아니었다'는 평을 받으며 거부되었고, 조제프의 시도 역시 성공하지 못한다. 

5대에 걸쳐 운명의 손아귀에 잔혹하게 할퀴어지는 이 이야기는 반동적인 이야기이며 <폴란드의 풍차>를 집필할 당시 골몰했다는 마키아벨리의 영향이 보인다. 운명은 비극적이고 그것을 인간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조제프와 같은 사람이 등장하여 쥴리와 같은 불행한 사람을 구제하고 영지를 일시적으로나마 번창시킬 수는 있다, 그런 이야기로 읽힌다. 세계대전을 겪은 작가가 인간의 운명에 절망하고 마키아벨리와 같은 군주의 등장을 바랬을지도 모를 일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90148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