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밀러 펭귄클래식 27
헨리 제임스 지음, 최인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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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브베라는 마을에서 윈터본은 데이지 밀러라는 아가씨를 알게 된다. 데이지는 미국인 아가씨로 어머니와 남동생, 그리고 안내인을 데리고 여행중이었다. 윈터본은 데이지에게 한눈에 매혹되고 그녀의 제안들에 가슴이 설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가 바람둥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윈터본은 아주머니인 코스텔로 부인에게 데이지를 소개시켜려 하지만 코스텔로 부인은 데이지 밀러 일행이 천박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윈터본의 눈에 비친 데이지는 한편으로는 천진난만하고 순진해 보였지만 안내인 유제니오와 가깝게 지내는 태도는 정숙해보이지 않았다. 윈터본은 시옹성으로 데이지와 함께 구경을 간다. 제네바로 돌아간다는 윈터본의 말에 데이지는 윈터본에게 숨겨진 애인이 있음에 틀림이 없다면서 자신과 더 오래 있지 않는 것을 원망하는 말을 한다.

다음 해 1월말 경 윈터본은 로마로 갔다가 그곳에서 데이지와 재회한다. 데이지는 잘생긴 이탈리아인 조바넬리와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같은 미국인들은 그런 데이지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 조바넬리와 단둘이 산책을 하는 데이지에게 워커 부인이 잘못된 행동이라며 그만 두고 자신의 마차에 오를 것을 권한다. 그러나 데이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에 워커 부인의 권유를 무시한다. 얼마 후 데이지는 워커부인이 주최한 사교계 모임에서 차가운 대접을 받는다.

윈터본이 어느 날 밤 들른 투기장에서 조바넬리와 함께 있는 데이지를 발견한다. 윈터본은 데이지에 대한 고민, 그녀가 순진한 아가씨인지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아가씨인지, 에 대한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데이지에게 열병에 걸릴 수도 있는 행동을 했다며 비난한다. 2,3일이 지나고 그녀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돈다. 호텔을 방문한 윈터본은 데이지가 열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데이지의 어머니는 데이지가 조바넬리와 약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윈터본에게 전한다. 

데이지는 끝내 사망하고 조바넬리는 장례식장에서 윈터본에게 데이지가 자신이 알았던 가장 순진한 아가씨였다고 말한다. 윈터본은 자신이 데이지에 대해 품었던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게 되고 그녀가 누군가의 존중을 고마워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팽귄판은 1879년 맥밀란 출판사가 영국에서 처음 출간한 텍스트를 번역한 것이다. <데이지 밀러>는 크게 두 가지 판본이 있는데 1879년 판본과 1909년 판본이 그것이다. 독자와 평론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1879년 판본이 많은 부분을 생략하여 독자가 판단할 여지를 남겨둔 데 반해 1909년 판본은 작가의 개입과 서술이 1879년 판본에 비해 많다고 한다.

출간 당시 소설 속 데이지의 행동에 대해 독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이에 대한 헨리 제임스의 답변이 엘리자 린 린턴 부인과 주고 받은 서신에 나와 있다. 헨리 제임스는 데이지가 사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조바넬리와의 행각을 이어갔던 이유를 그녀가 단지 너무 순진했고 사람들의 비난을 이해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덧붙여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요점은, 가변고 가녀리고 꾸밈없고 예측하기 힘든 한 존재가 정작 자신과는 별로 관련도 없는 사회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희생당하는 짧은 비극인 셈" 이라고 말한다.

 

어제 군산 선유도로 갔다가 오늘 돌아왔다. 바다 낚시를 할 만한 일기가 아니었으므로 가벼운 산책으로 선유도의 메인 일정은 끝나버렸고, 밤에는 술과 화투와 축구경기 관람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 세가지 모두에 소위 '젬병'이므로 화투판의 물주를 자처하다가 슬그머니 다른 방으로 스며들어 <데이지 밀러>를 읽었다. 왼쪽 방에서는 광을 파는 소리가, 오른쪽 방에서는 섰다를 위해 '학교 가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데이지 밀러>를 읽는 내가, 사실은 이번 행사의 주최자였다. 행사 주최도 나는 '젬병'인 셈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39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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