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메피스토(Mephisto) 8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임종기 옮김 / 책세상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화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반대쪽에 놓이는 충(opposition) 상태에 접근했을 때, 화성에서 거대한 가스 폭발이 관측된다. 얼마 후 한줄기 불꽃이 윈체스터 동쪽으로 사라진다.

사람들은 유성이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여 떨어진 장소로 몰려갔다가 거대한 원통에서 나온 화성인들에게 공격받아 사망한다. 그들은 문어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고 레이저 광선을 쏘며 사람들을 살해하고 건물을 파괴한다. 화성으로부터 추가로 미사일이 발사되어 지구로 속속 도착하자 군부대가 파견된다.

사람들은 화성인들이 중력에 적응하지 못해 그들이 추락한 구덩이로부터 기어나올 수 조차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틀린 예측이었고, 군부대는 화성인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주인공 '나'는 아내를 사촌의 집으로 피신시킨 후 말을 되돌려주기 위해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거대한 삼각대 모양의 전투기계가 마을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살해하는 와중에 주인공은 아내와 떨어지게 된다. 더 많은 전투 부대가 배치되고 미미한 전과를 올리기도 하지만 화성인들은 독가스를 살포하며 군부대를 괴멸시키고 만다. 이제 정부도, 군부대도 없는 상태가 되고 화성인들이 뿌린 붉은 식물이 물이 있는 곳을 따라 급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한다. 화성인들은 자신들의 혈관에 직접 지구인들의 피를 주사하는 것으로 영양분 공급을 대신했다. 화성인들로부터 피난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도로 곳곳은 아비규환으로 변했고 약탈이 공공연히 자행된다.

'나'는 우연히 만난 목사와 빈집에 몸을 피했다가 그곳에 화성인의 비행선이 착륙하는 바람에 집안에 갖히게 된다. 목사는 굳건한 신앙으로 의연한 자세를 보이기는 커녕 미친사람처럼 횡설수설했고, 그로 인해 화성인에게 발각될 위험에 처한다. 그를 폭력으로 제압한 직후 화성인의 촉수가 집안으로 뻗어들어와 그를 죽인다. 극도의 공포로 집 안에서 기아와 갈증에 시달리던 '나'는 어느날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급속도로 퍼져가던 화성인들의 붉은 식물이 말라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곳곳에 화성인들이 죽어있거나 무기력하게 서서 '올라 올라 올라'하는 신음을 내는 것을 보게된다. 화성인들은 지구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면역체계를 갖게된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죽은 것이었다.

우연히 다시 만난 군인이 장황한 이론을 펼쳐 '나' 역시 처음에는 솔깃했지만 곧 그가 과대망상에 빠져 있음을 깨닫는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 '나'는 그곳에서 아내와 재회한다.

 

1898년 발표된 <우주전쟁>이 쓰여질 당시 영국은 약소국을 침략하여 제국주의적 식민주의를 전세계에 펼치고 있었다. 침략당하는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영국이야말로 화성인과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아무런 필연도 없이 어느 날 무력을 앞세워 자신들을 살해하고 모든 질서를 붕괴시킨 후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영국인이 화성인과 무엇이 달랐을까. 다만 화성인이 박테리아에 의해 자연도태된 반면 영국인들은 피지배 사회 민중의 크나큰 희생 없이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달랐을까?

그런 의미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우주전쟁>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작가가 아닌 노동자로 나오는 점은 우연일까 아니면 감독의 의도일까. 거기서 작업 기준 시간이 끝났다며 톰 크루즈가 크레인 조정을 그만 두는 장면이 생각난다. 화려한 볼거리와 달리 화성인들이 박테리아에 의해 자연소멸되어 버리는 것이 허무했던 이유는 소설과 달리 영화가 '침략과 극복'이라는 단선적인 전개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듯 하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6286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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