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중년 회사원 아키오는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놀라운 장면을 목격한다. 자기 집 정원에 어린 초등학교 여자아이의 사체가 있는 것이다. 범인은 제멋대로인 중학생 아들 나오미로 자신이 한 짓에 대해 반성의 빛도 보이지 않고 귀찮다고 느낄 뿐이다. 아내 야에코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체를 은폐해 줄 것을 종용하고, 아키오 역시 자신들의 생활이 망가질 것을 두려워 하여 사체를 근처 공원 화장실에 유기한다.

다음 날 사체가 발견되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다. 수사 1과의 마쓰미야는 사촌 형 가가 교이치로와 짝을 이룬다. 교이치로는 마쓰미야의 삼촌 다카마사의 아들로, 삼촌 역시 한때는 경찰에 투신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다. 교이치로는 이상하리만치 아버지에게 냉담하여 단 한번도 병문안을 가지 않는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교이치로는 아키오 집을 주목한다. 아키오와 야에코는 자신들에게 혐의가 집중됨에 따라 치매인 어머니가 아이를 죽인 것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경찰에 연행되기 전 어머니가 구치소에 가져갈 물건으로 가족앨범을 집어 들고, 지팡이에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선물한 명패가 달린 것을 본 아키오는 눈물을 흘리며 범행의 진상을 자백한다.

그리고 아키오는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이 치매에 걸려 여생을 보내다 죽었기 때문에 자신도 그런 병에 걸리면 어떤 기분인지 공감하고 싶기도 했고, 자신을 가혹하게 대하는 아들 내외를 보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 것이다.

사건이 해결되고 다카마사 역시 임종을 맞는다. 교이치로가 병원 입구에 서 있다가 들어와 마쓰미야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자신의 아버지 마쓰미야는 아내가 병 들었을 때 쓸쓸히 홀로 죽도록 내버려 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런 아내에 대한 죄책감을 사죄하고 그 기분을 맛보기 위해 교이치로에게 병문안 오지 말 것을 부탁했던 것이다.

 

범인을 알아 내는 추리는 없지만 반전은 괜찮은 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 등장하는 시리즈 캐릭터로 <탐정 갈릴레오>의 유가와 마나부만큼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4469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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