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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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줄리오 레오니는 책을 팔아먹을 줄 아는 작가이다.

그는 누구나 아는 <신곡>의 작가 단테를 자신의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차용한 후 여기에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유사한 스토리를 엮어 나간다. 의문의 살인이 있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중세와 신학의 음울한 분위기를 믹싱하고, 기득권이 두려워하는 바로 그 문제가 살인의 원인이었음을 말한다.

그러나 왠일인가. 작가의 이러한 뻔뻔스런 마케팅 기법에도 불구하고 책 전반에 걸친 분위기는 맥 빠진 그것이었다.

의문의 살인을 접한 주인공 '단테'는 이성의 힘을 빌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음을 자신하나, 작가의 역량은 이러한 자신감에 미치지 못하는지 '3번째 하늘'의 각 용의자와의 대화는 전혀 이성적이지도, 철학적이지도 못하며 범인을 알게 된 것은 애초의 호언 장담과는 달리 단지 우연히 용의자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는 것 뿐이다. 그 과정은 극적이지도, 긴박하지도 않다.

게다가 연금술과 점성술의 분위기를 가미하기 위해 다윗의 방패를 차용해 오각형을 주구장창 들먹이다 정작 살인의 이유에 가서는 다섯번째 '신대륙' 이라니! 

<장미의 이름>의 윌리엄 대신 단테를 집어넣고, 읽어서는 안되는 이교도의 책(이성을 상징하는) 대신 신대륙을 끼워 맞춘 후 책장사에 나선 그는 자신의 나머지 책에서도 단테를 줄기차게 팔아먹고 있다. 그러나 작가에게는 불운하게도 이탈리아에 이미 움베르토 에코라는 거장이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중세의 신학,철학 등을 너무나 유려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하긴 에코가 있기에 아류인 줄리오 레오니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http://blog.naver.com/rainsky94/8004892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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