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야드 게임
노지마 신지 지음, 금정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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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사고로 죽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스나가 안이라는 여성과, 안을 사랑하게 된 타루토라는 청년의 이야기이다. 타루토는 안과 우연히 만화카페에서 만난다. 처음엔 티격태격하다 헤어지는데 묘하게 여운이 남았다. 

얼마 뒤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갔다가 우연히 그녀와 다시 만난 뒤 타루토는 안에게 빠져들고, 마침내 넌지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안은 자신이 원거리 연애중이라며 거절하고, 타루토는 실의에 빠진다.

그 즈음 할머니가 운영하는 케이크점 '미뇽'에 타루토 또래의 잘생긴 청년이 취직하는데, 이름이 쿠키 나츠히코였다. 나츠히코는 타루토로부터 연애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와닿는 얘기들을 해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데... 과연 타루토와 안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남겨진 사람은 자신의 사랑이 진실이었음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주위 사람들은 외롭고 쓸쓸한 처지에 빠진 사람을 동정하지만, 사실 그 동정은 애도기간 동안에만 유효하다. 남겨진 사람이 새로운 사랑에 빠지면 '헤픈 사람'으로 치부되고, 동정은 거두어지며, 과거의 사랑이 진실이었는지도 의문시된다. 

이러한 것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남겨진 사람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 남겨진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거부하고 과거의 사랑을 미화하기에 이른다. 마치 소설 속의 안처럼. 안은 그래서 자신이 '원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새로운 사랑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대학 후배 중에 일본드라마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드라마 <립스틱>을 그 친구 덕에 봤고, 노지마 신지라는 이름도 그 때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 친구의 별명은 '낙타'였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다.

어쨌든, 그 뒤 2005년 경에 <골든볼>을 본 뒤 노지마 신지와의 인연이 이어지지 않다가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그가 쓴 소설을 발견해서 주문한 뒤 읽게 되었다.

역시나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답게 잘 읽힌다. 단숨에 결말까지 읽었다. 게다가 그의 드라마 특징이 소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티격태격하다가 연애로 발전하는 장면이라든가, 1:1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 작가의 주장을 연설하듯이 설파하는 장면, 극 후반의 반전 등이 그렇다. 그런 이유로 소설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드라마 제작을 염두에 둔 각본이라고 생각하면 봐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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