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12
플뢰르 이애기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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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플뢰르 이애기는 1940년 7월 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으나, 훗날 로마에 정착하여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쓴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과 친교를 나눴고 배우자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로베르토 칼라소이다. 데뷔작은 <손가락을 입에 물고> 이며, <수호천사>, <물의 형상> 등이 주요 작품이다.

상복이 꽤 많은 편인데 1989년 발표된 <아름다운 나날>은 이탈리아의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문학상인 바구타 상과 유럽 보카치오 상을 수상하였고 수전 손택이 심사하고 <타임>이 뽑은 2003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하늘의 두려움>으로 모라비아 상을, <프롤레테르카 호>로 바일라테 알데리고 살라상과 비아레조 상을 수상했다.


<아름다운 나날>은 14살의 소녀가 기숙학교에서 프레데리크라는 소녀를 만나 우정과 동성애와 경외심 그 어디쯤의 감정을 느끼는 내용이고, <프롤레테르카 호> 역시 14살의 소녀가 자신과 피가 섞이지 않은 아버지와 열나흘 동안 크루즈 여행을 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고 파악된다.


문체는 매우 건조하고, 종종 종잡을 수 없는 서술이 이어진다. 오역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우리는 자살에 집착하면서, 어쩌면 자살에 비균형적인 관심을 두었고,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살 사건들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알고 싶어 했다. 우리 친족들 누구도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보는 것을, 사람들 말로는, 그 남자가 열두 번 종이 치기를 기다렸고, 종소리가 다른 모든 소리를 덮어 버렸다고 했다.


도대체 '비균형적 관심' 이 뭔지도 의문이지만, 쉼표가 만능이라도 되는 양 쉼표를 기준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 문장에 가둬두고 있어서 지독히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라. 이런 문장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종잡을 수 없는 내용이 비문에 다를 바 없는 번역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아름다운 나날>의 번역가는 김은정이며, 임정희가 번역한 <마리 퀴리의 지독한 사랑>, 김연경이 번역한 <악령>, 김준호가 번역한 <불만의 겨울>과 함께 번역이 엉망인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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