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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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지루하다. 어느 주간지에서 책을 소개한 글. '만약, 늘 콧수염을 기르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콧수염을 확 밀어버렸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놀라겠지? 그런데 아무도 그가 콧수염을 길렀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는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글의 전개는 어떻게 될것인지 사뭇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책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꼭 이러는 것같다. 내가 길을 걷다, 우연히 아는 후배를 만났는데, 그는 생각에 잠겨있었는지 나를 모른채 지나갔다. 그런데 나는 집에 와서 생각한다. 후배가 나를 싫어하는건 아닐까. 그래서 모른체 한건 아닌가.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볼까? 아니야 그 방법은 너무 유치하군. 그냥 한 번 만나자고 해야지. 그래서 한 번 살짝 떠보는거야. 만나서 그 후배의 표정들을 살피고....

문제는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계속 이러한 상황을 반복서술한다는 점이다. 그의 모습을 계속 보고 있노라면 조금은 지루하고 짜증도 난다. 그의 편협된 생각은 계속되고, 시간이 흐륵수록 극단적으로 발전해간다. 우~ 나까지 머리가 복잡해지려고한다. 세련된 겉표지에 혹해 책을 펼쳤던 나는 조금 씁쓸한 느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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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스케치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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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뻬. <속 깊은 이성친구>, <라울 따뷔랭>의 글에서 보여주었던 포근한 삽화와 현대인의 단편을 꼭 집어내는 능력이 이 책에도 담겨있다. 그가 뉴욕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3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늘 활동적인 사람들, 서로를 늘 격력하고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

글을 읽을 때 다 느끼는 것은 그의 놀라운 관찰력(우리의 모습들을 잘 파악하는)이다. 현대인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모습들을 담으면서도 그의 시선은 따스하다.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고 한다.

우리 인간은 너무나 외로운 존재이다. 때로는 남에게 상처받는게 두려워 자신을 감춰야 할대도 있고 말이다. 그런 모습들을 상뻬는 이 글에 담아내었다. 뉴욕의 모습이지만 그리 낯설지는 않다. 우리에게서도 보이는 그런 모습들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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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판토 해전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4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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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늘 흥미로운 이야기다. 불난집 구경하는것처럼 전쟁의 당사자에게는 피를 말리는 공포와 고통이겠지만, 나중에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풍부하고 긴장감넘치는 재미가 아닌가. 전쟁에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죽음이 눈앞에 보이는 그러한 상황들. 때로는 멋진 전술로 상황을 역전하여 승리하는 쾌감을 주기도 하고, 우두한 상황판단으로 쓰라린 패배를 느끼게도 하고 말이다. 전쟁에는 인간사가 집약되는 느낌을 준다. 극단적인 상황들이 인간의 본래 모습들을 드러내게도 하고, 감추기도 하기때문이 아닐까.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좋아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발간된 책을 읽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역사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객관적인 역사에 근거를 둔다. 일반 역사책보다 더 정직하고 풍부한 역사자료가 돋보인다. 또한 시오노나나미의 책은 소설이다. 단순한 역사의 서술이 아닌 풍부한 소설적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시간속에 묻혀져 버렸던 역사들이 생생한 현실감으로 되살아난다.

지금은 쓸쓸한 흔적만이 가득한 베네치아도, '바다의 도시 이야기'라는 책에서는, 조그마한 도시국가가 지중해를 제패하고 터키와 제국국가들의 위협에 대응하고 발전해나가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에 손에 땀을 지고 빠져들게 된다. 전쟁 3부작 레판토해전에서는 터키의 대 함대를 앞에두고 서 있을 베네치아 제독의 긴장과 고독이, 그들의 함성과 사기가 내게도 들려오는 듯 하다.

3편으로 이루어져있는 전쟁 3부작. 많은 분량이 아니니,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읽으면 좋겠다. 역사에는 다양한 인간상이 나타난다. 전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전쟁터에서는 더 집약적이고 다양한 인간상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역사는 늘 변해도 사람은 별로 변하는게 없다. 자신의 임무에 묵묵히 충실해 해내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체를 배신해버리는 사람, 허황된 명분보다 실리를 쫓는 사람, 명분을 위해 그릇된 판단을 하는 사람들. 우리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번 가을, 풍부한 역사와 생동감넘치는 상상력이 가득한 시오노 나나미 전쟁 3부작에 빠져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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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젊은 엄마의 생활 아이디어
배전미 엮음 / 그린비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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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주부를 위한 책!

니트나 가디건은 어떻게 건조하는게 좋으지, 밥은 어떻게 하면 맛있게 짓는지, 튀김을 할 때 온도는 어떻게 맞추는지, 감자나 양배추같은것들은 어떻게 보관하는지 등등등 원로(?)주부님에게서 사사받지 않으면 알기 힘든것들을 빼곡이 적어놓고 있다. 그래서 집에 한권 꽂아 놓고 보면 좋을 듯 싶다.

세탁, 얼룩빼기, 좋은 재료 고리기, 쿠킹 아디어, 수납, 아파트, 청약, 응급처치, 피부손질... 책이 너무 많은 양을 다루다보니 (물론 가끔씩 별로 쓸모없는 내용을 다루기도 하지만), 설명이 부족하고 그림이 부족한 점은 단점이지만, 그 단점을 커버할만큼의 충분한 조언과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책 한권으로 이정도의 지혜를 얻는다면 손해볼 일은 아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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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길
베르나르 포콩 사진, 앙토넹 포토스키 글,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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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어가는 동안 왜 이 책의 제목이 <청춘.길> 일까 고심하게 되었다. 이 글은 풍경에 관한 사진과 글이다. 동남아시아 인지 혹은 아프리카 어느 지방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그저 사막같은 느낌, 황량한 도시의 풍경들. 그곳을 걸어가는 두 청년들이 본것과 느낀 것이 글과 사진으로 담겨 있다.

왜 <청춘.길>일까? 그들이 담아내었던 황량함과 고독한 느낌들이 청춘과 같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렇게 느끼며 걸어가는 길 자체가 우리네 청춘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 자신이 청춘이기 때문에.

여기 담겨져 있는 사진들은 ㅁ장 안되지만, 큼직큼직하다. 일회용 카메라로 찍어서 인지, 조금은 거친면이 보이는 사진들이지만, 양쪽면 가득히 담겨져 있는 사진은 그곳의 소리와 바람내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노파심에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일반 사진집이 아니다. 사진을 보기 위해 이 책을 본다면 조금의 실망감을 얻게 되리니. 오히려 에세이나 여행기정도의 느낌으로 접근해주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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