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트린 이야기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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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트린이라는 안경을 쓴 한 꼬마 소녀의 이야기에는, 안경을 쓰고 보는 현실의 세계와 안경을 벗고 보는 뽀얀 꿈의 세계가 담겨 있다. 빠리 10구에서 겪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는 그녀가 아버지와 겪었던 일들, 아버지가 조금만 사업을 하셨고, 동업자가 있었고, 친구를 만났으며, 친구의 집에 초대받고등.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속에 풍자와 위트가 숨겨져 있음을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건 장 자끄 상뻬의 따뜻한 수채화 같은 그림이다. 보는 이를 참 편하게 하는, 그리고 따사롭게 하는 그의 그림이 지은의 글을 더욱 밝혀주는 듯 싶다. 따사롭게 햇빛이 비치는날 창가에 앉아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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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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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연어가 있다. 다른 연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따돌림 당한다 생각하기도 하고, 외로움도 느끼는 연어가 있다. 그에게 눈맑은연어라는 한 연어가 친구가 된다. 그들은 여행중이다. 초록강이라는 자기가 태어났던 곳으로 그들은 연어떼와 함께 가고 있는 중이다. 어떤 일이벌어졌을까.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처럼, 한 편의 동화를 읽고 있는 것 같다. 연어를 통해 사람들을 풍자하기도 하고, 은빛연어가 겪는 그 길에는 사춘기와 청소년기를 겪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건 글들이 참 맑다는 것이다. 단어 단어 하나에 담겨져 있는 맑은 언어들은 조금씩 내 마음을 씻겨주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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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여인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7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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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나나미 책이 매력적인 것은 역사적 사신을 이야기할 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풍부하게 제시하는 점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역사를 편집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들려주지만, 읽는 우리들은 더 감동하고 더 많은 걸을 배우게 된다. 또한 매력적인 점은 여러 저서들에서 보이는 일관된 가치관과 주장이다. 바다의 도시이야기, 로마인이야기,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등. 여러권들의 책이 한권의 책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또한 매력적이다.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를 살고간 4명의 여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여자에 대한 글이 거의 없는 르네상스 시대에 그나마 자취를 남기고 간 여인들의 삶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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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1 - 천하제일상 상도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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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책을 끝까지 읽었다. 요즘들어서 소설책에 집중하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기에 이것도 조금보다가 말겠지 했었다. 다섯권이라니. 그저 별 기대없이 읽었는데, 예상외였다.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 역사소설이지만 흥미진진했다. 조선시대 한 거상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조선 제일의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3번의 고비를 겪게 되고 그것을 넘기게 되는 일이 계속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재미있다. 다만 아쉽다면, 책의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는 점이다. 다섯권으로 쓰기 보다는 3권정도로만 썼더라면 더 좋은 책으로 기억남을텐데, 그점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책의 재미는 변함없으니 한 번 <상도>의 재미에 빠져보는 것은 어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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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사람들
르 클레지오 부부 지음, 브뤼노 바르베 사진,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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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사막이 보인다. 저멀리 지평선까지 뻗어 있는 모래 언덕, 희끗 희끗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라도 하듯 모래위로 비줍고 올라온 나무들과 돌. 거친 바람소리. 작열하는 태양. 조금씩 타오르는 갈증. 나는 함께 사막을 거닐었다. 황량한 모래 냄새가 코 주위를 맴돌았다. 그들이 느꼈을 놀라움, 경이로움, 황량함, 침묵을 나 자신도 느꼈다.

사막은 황량하다. 왜 사람들은 그곳에 서면 조용히 말을 잃어만 가는 것일까. 더 이상 황폐할 수 없는 말라버림. 그곳에서 인간은 본래의 자아를 발견해간다. 도시 생활에서 찌들어버린 온갖 탐욕과 욕정, 거짓들을 털어버리고 자신의 원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된다.

문득 사막으로 떠나보고 싶다. 여행이 늘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만은 사막에서만큼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내 본연의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막에서라면.

자신의 조상이 태어났던곳. 이제는 모두다 떠나버려 그 모습마저 희미해져버린 그곳으로의 여행. 자신이 원류를 찾아가는 길은 어떤 느낌일까. 때로는 그 일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현재의 내 모습을 살피는 일이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감추고 보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남에게 보임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이지 알 것이다.
강대국들의 침략과 욕망의 흔적을 살피는 길. 에스파냐와 프랑스의 침공. 맞써 싸운 부족. 하지만 현대식 무기에 이길수 없고. 결국은 강대국들의 승리이다. 소수로 남겨져버린 사람들.

일부는 현대문명에 동화되고, 나머지는 남고. 국제사회에서 우리 자신들도 그런 강대국들의 논리에 동조하고 때로는 그들의 횡포를 묵인하며 살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본다. 그들이 사라지고 있다. 자신만의 문화와 꿈을 가지고 현대 문명에 찌들지 않고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는 이들. 자신들의 조상을 믿고 신을 믿으며 자연앞에 무릎끓을 수 있는 이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팍팍한 삶만이 주위를 감싸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자연과 하나되어버린 삶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자신의 이렇게 찌들어가는 삶을 발보고 있었다. 쾌락과 욕망을 위해 늘 뛰어 다니는 우리들이지만, 정작 무엇을 위해 왜 그렇게 살고 있는지 반문해보지 못했다. 그들의 삶의 본연에 충실한 모습, 그들의 자유스러운 모습이 오늘도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조금이라도 더 지금 책을 들고 있는 이 순간만큼이라도 내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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