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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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이 아버지 참 대단하시다. 키, 덩치는 어느 무리에 속해 있어도 단번에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크며, 생김새 또한 사람들한테 절대 위압감을 주는 외모에다가, 목소리는 또 어떠한가? 기차 화통을 삶아 먹기라도 한 것 마냥 쩌렁쩌렁 울려대니 웬만한 사람은 감히 대적조차 할 수 없다. 이것으로 족하다면 뭐 그리 혀를 내두를 정도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아버지는 자칭 아나키스트를 청하는데 어느 누구도 아버지의 신념과 사상에는 바늘 한개 비집고 들어갈 만한 구멍조차 만들어내지 못한다.한마디로 어느 방면으로나 엄두가 나지 않는 아버지이다. 이 아버지가 일반인한텐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일본 국민임을 포기하고, 아니 일본이라는 나라를 버리고 남쪽으로 향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이 지구 어느 곳이 '나라'라는 집단에 속해 있지 않는 곳이 있을까. 어찌됐든 이 아버지는 남쪽으로 튀었다.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그 남쪽이라고 별 수 있겠는가. 남쪽으로 튄 이 아버지와 그의 아들은 과연 남쪽 섬의 평화로운 날들을 영위할 수 있을까. 책 표지의 아버지를 보라. 어디서곤 호락호락 하지 않을 관상이다. 그래서인지 이 아버지에게 무한한 믿음이 생긴다. 억지스러울 때도 있고, 무자비할 때도 있고, 엉뚱할 때고 있으며, 간혹 혀를 내두를 정도로 무식하고, 상식을 벗어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아버지에게 무한한 믿음이 생기는 것은 이 아버지가 결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기때문이며, 결코 다른 확고한 신념 앞에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결코 아들에게 자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강요하는 것이 있다면 '아버지처럼'이 아닌 '너처럼'을 강요한다. 이러니 이 관상 더러운 아버지에게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궁금해진다. 이 아버지가 찾아 떠난 파라다이스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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