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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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이다. 이 책을 보고 흔적을 남기기를 주저하였다. 하지만 나쁜 책이 있기보다는 나와 맞지 않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흔적을 남기기로 하였다.

이 책은 아마도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콤 그래드웰이라는 이름만을 보고 구매하였을 것이다. 그의 전작 '아웃라이어'의 도움을 톡톡히 본 책이다. 그러한 점에서 안철수의 추천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책은 400쪽이 넘으며 일관된 주제를 이루지 못한다. 그의 말처럼 잡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의 그의 장점인 글쓰기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괜한 생각이 든다. 타고난 작가라 하더라도 한순간에 이루지지 않는다.

말콤 글래드웰의 논리는 맞는 것도 같고 틀린 것도 같다는 것이 그의 책을 읽을때 마다 갖는 생각이다. 딱히 틀리다고 할 수 없고 그렇다고 그의 논리에 100% 동감을 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늘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것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웃라이어>를 읽고 말콤에 대한 장단점을 논한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의 장점은 보이지 않고 단점은 더 부각되었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몇몇 챕터에서는 아직도 그의 번뜩이는 장점이 보인다. 이렇게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다음번 그의 책은 절대로 사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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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패러다임 비즈니스 미래지도 시리즈 1
김중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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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보는 가지고 다닐 수 있어도 검색은 가지고 다닐 수 없다." (127쪽)는 이 책중에서 마음에 드는 귀절 중에 하나다. 어쩌면 이 귀절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검색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검색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웹검색과 모바일 검색은 개념부터 다르다.

물론 기존 웹시장에서도 많이 이용해 왔던 것이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좀 더 타켓팅을 할 수 잇는 것이 모바일이다. 저자가 말하는 엡에 삽입된 광고 기법에 관한 이야기다.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않지만 그 논리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광고를 보면 SMS 발송 건수를 주거나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방식은 이미 일상적인 광고 기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특수 계충에는 해당이 되지만 이들은 구매력이 없기때문에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일반인들은 광고를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이 떄문에 최근 등장한 기법은 프로그램안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이다.(271쪽)

저자는 한국 모바일사정의 폐쇄성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나는 편협성이라 말하고 싶다. MP3(? 꼭 음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의 예를 들어 정품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에 관하여 말한다. 하나는 정품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품을 구하는 비용이 복제품을 구하는 비용보다 적게들게 하는 경우이고, 나머지 하나는 서비스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할때이다.(248쪽) 정품을 구입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단계가 많고, 구입한 제품을 손쉽게 활용하기 어려울수록 정품 시장은 줄어든다.(249쪽) 아이폰 앱스토어의 성공요인중에 하나가 간편하고 적은 비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구조가 아니라 개발자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게한 것이다.

엡스토어의 구조상 모든 어플이 다 수익을 낼 수 없다. 궁긍적으로 돈을 버는 것은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한 애플이다. 하지만 그 구조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 통신사의 독과점 구조와는 비교도 안될정도의 수익 배분 방식이 있기때문이다. 우리 통신사들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구조가 되어야 할텐데 눈 앞의 이익만을 쫒아 숲을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저자 김중태는 이에 대하여 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알맹이(Content)만 팔려고 해서는 안 되고 알맹이에 서비스를 입혀서 팔아라. 사람들은 알맹이 자체의 가격보다는 알맹이를 구입하는 비용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249 쪽)"
 
더불어 AT&T의 선택이 아마 통신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주의깊게 생각해야할 전략이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어차피 포기해야 할 것을 좀 더 일찍 포기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고 미래를 대비한 AT&T의 전략에 대하여 말한다.(298쪽)

덧붙임_
저자의 다른 책
내일을 위해 오늘이 불행해서는 안 된다 : 창업력
저자 블로그 : IT 문화원

덧붙임_둘
이 책을 읽고 한줄 단상.
'산업혁명 Ver.2'이라 칭해도 좋을 '모바일 혁명'에 관한 소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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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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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나같은 얼치기는 자신을 'B급'이라고 말한 김규항의 항변은 소위 (잘난)'체'함을 느꼈다. 물론 저자는 그러한 의도가 없다고 믿고싶다.

책을 읽은 후 이 글들이 <씨네21>에 연재되었던 칼럼임을 알게되었다.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창비나 문지 처럼) 문화권력의 한 축이던(? 현재도 영향력이 있나) <씨네21>에 대한 도발적인 글들도 연재분인지가 궁금하다. 문화권력의 한 축에 연재해 호구지책(?)으로 삼았던 그가 또 다른 한 축인 <조선일보>를 욕만할만 자격이 있을까? 이 말은 물론 웃자고 한 말이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어 싸우는 인간들이 있다.

책은 세월이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자유민주주의 가장 큰 미덕은 다양성'임은 말해 무엇하리. 조선일보를 다양성을 반대한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 말한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테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이 시각에 동의하지만 조선일보를 보는 많은 독자에게 명쾌한 답을 말하지 못한다. 저자도 말하듯이 조선일보는 한국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신문보다 볼 게 많고 재미있다. 이것이 딜레마다.

문제는 다른 보수 신문과 다를바 없다고 여기고 그 신문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조선일보의 무서운 점은 정치 사회면은 평소 다른 보수 일간지와 다름없는 얼굴을 하다가 먹이감(?)이 발견되면 월간조선을 내세워 먹이감을 사냥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또 조선일보의 문화면은 '극우조직을 중화'하는 역활을 한다고 말한다. 문화 학술로 포장된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담론들은 신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좌파나 자유주의 인사들에게 기고의 장을 주어 그저 건전한 보수 신문이 된다고 말한다.

조선일보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은 곳곳에 들어난다. 조선일보의 문제점은 (나같은 얼치기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다른 신문보더 볼게많다. 이 점은 누구의 반론의 여지도 없다. 소위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도 그러한지는 의문이지만) 진보를 표방하는 신문의 허접함은 신문을 찢어버리고 싶다. 담론을 만들고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규항의 장점은 이런 간결성에 있다. 하지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다시 조선일보를 빗대어 소위 진보라고 말하는 인사들을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조선일보를 조선일보와 같은 방법으로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처음 말한 것인지는 손 아무개, 김 아무개(손이 누구며 김이 누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의 잡지 집보평론을 말하니 누구인지 대충은...) 하는 강단좌파라고 말한다.

그의 글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캠페인>이란 제목의 글이다. 부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신문에 기고했다가 자기 검열로 게제되지 못한 글이다.

허전함은 또한 우리의 비굴함에서도 온다. 한국 정치가 복구 불능해 보일 만큼 썩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 모든 부분 가운데 유독 정치만 썩었다거나 한국 사회의 모든 불행이 정치에서 온다는 식의 주장은 우리의 비굴함을 드러낼 뿐이다. 그런 비굴함은 우리에게 진실을 주는 게 아니라 값싼 위안을 준다. 정확하게 말해서 한국 정치는 한국 사회에서 유일하게 썩은 부분이 아니라 그 썩음이 가장 도드라져 보일는 부분일 뿐이다.
'민족은 불손하지 않지만 민족주의는 대세 불손하다'고 시작하면서 "통일"을 말하는 부분은 공감이 간다. 장정일의 글에서 통일에 관한 부분을 보고 다시금 생각해 보았는데 여기서 또 다시 생각을 가지게 한다. '통일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사용되는('하는'이 아니고 '되는'이다)가다. ... 분단을 사용해온 세력에게 통일마저 사용하게 한다면 더 이상 이 민족에겐 미래는 없다. 우리는 오직 한 가지 통일만을 지지한다.'

저자의 글에 전부 공감하지는 않는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내 생각과 같다. 김수영을 권한다는 것이다."온갖 책을 다 읽어도 수영을 읽지 않았다면 지식인으로 결격이다. 너에게 수영을 권한다."


덧붙임_
김규항을 비판한 글이다. 비판의 글들이 허무맹랑하지는 않다.
어 느 극좌파가 본 김규항 - 『B급 좌파』, 『나는 왜 불온한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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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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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책은 처음이다. 먼저 사놓았던 <밥벌이의 지겨움>을 드문드문 읽은 것이 전부이다. 두 권으로 그의 글의 변화를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다의 기별>과 같은 투가 더 좋다.

아 버지와의 화해, 30년 김훈의 글을 보면 김훈의 글을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이런 설명보다도 자신의 느끼는 바가 중요하지만 늘 부족한 나로서는 다른 이의 도움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아마도 사놓은 그의 소설을 읽을 것이다. 오래 묵혀 더 이상 미물 수 없는 상황이고, 소설이 눈에 안들어 온다는 핑계는 더이상 하지말자. 벽초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10권이라 부담스럽고 책도 없다.

"칠장사 기행"은 에세이 그중에서 기행문을 어떻게 전개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적어도 나에게는) 모범을 보여준다. 칠장사는 임꺽정의 절이다. 최소한 벽초를 아는 사람은 그렇게 알고있다. 칠장사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임꺽정과 칠장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임꺽정과 해소국사를 느낀다.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고 가다가 벽초에 대한 공경(?)을 빼놓지 않는다. "벽초는 이 먼곳의 골짜기와 마을들과 길과 지리를 어찌 다 알아서 소설안에 들여 앉힌 것인가..."

이 책은 '에세이'다. 에세이는 우리말로 수필이다. 인터넷(네이버)에서 검색하면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생각나는 대로 붓가는 대로 견문이나 체험, 또는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글" 이라 설명한다. 이 설명대로 이 책은 견문, 체험, 의견, 감상 등이 나열되어 있다. 수필에 대하여 인터넷의 내용을 좀 더 본다면 다음과 같다.

흔히 수필을 essay의 역어로 생각하나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써왔다. 중국 남송(南宋) 때 홍매(洪邁)의 《용재수필(容齋隨筆)》(74권 5집)의 서문에 "나는 버릇이 게을러 책을 많이 읽지 못하였으나 뜻하는 바를 따라 앞뒤를 가리지 않고 써 두었으므로 수필이라고 한다"라는 말이 보이고, 한국에서는 박지원(朴趾源)의 연경(燕京) 기행문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일신수필(日新隨筆)〉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보인다.
박경리 선생의 기억을 적은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를 보면서 그의 됨됨이를 엿본다. (연장자의 됨됨이를 논하는 것의 외람됨에 대한 용서를 구하려 한다.) 김지하가 풀려나는 영등포교도소에 나온 박경리 선생에 대한 회상이다. 지하와 백기완 선생, 박경리 선생님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전달하지 않은 김훈, 그날 그 추운 그날에 일어난 일이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김훈의 아내가 울면서 말한 "아기가 추웠겠네요"라는 이 말이 추웠던 그 날, 그 시절을 대변하는 것 같다. 박경리 선생의 추위에 떠는 동동걸음이 떠 올라 안스러움을 더 할길없다.

"회상"은 <칼의 노래>에 대한 회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칼의 노래>부분은 몽상의 우리말 딴죽 - '칼의 노래'에서 먼저 보았다. 뭐 그리 중요하겠냐고 생각했지만 다시 읽어보니 중요하다. '꽃은 피었다. 꽃이 피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라고 하면 당췌...

그의 글을 좋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하여는 좀 더 알 기회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보다는 그의 치열함을 배우고 익히고 싶다. 한 점에 기대어 높이 솟구치는 장대 높이뛰기 선수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 새벽에 나는 때때로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생각했다. 그는 솟구치기 위하여, 오직 지상의 단 한 점 위에 장대를 박는다. 그는 그 점위에 선다. 그는 솟구치기 위하여 장대를 버린다. 지상의 그 한 점과 장대마저 버린후 그는 이름답고 외롭게 솟구쳐 오른다. 보아라, 저 치솟는 도약의 자유를 보아라. 사바의 예토 위에 썩는 검불처럼 내팽개치는 저 장대의 최후를. <문학기행> 서문
덧붙임_
생각의 나무, 2008년 11월 - 초판 1쇄

덧붙임_둘
"밀과 사물"에서 언급한 한국어에 관한 문제는 좀 더 고민중인 복거일의 '영어공용론'와 더불어 생각해야할 것 같다. 그의 말처럼 모국어를 폄하하거나 영어를 지나치게 숭배하거나 하지않다. 단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하여 고민하고자 함이다. 김훈은 (단순히) 말과 사물을 설명하기 위하여 말한 것은 나 혼자 너무 깊게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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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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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김훈을 읽은 책이다. 더구나 당당하게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니 머리를 띵하게 때렸다. 몇 년전에 구매한 이 책을 제목에 해당하는 부분만 읽고 묶혀두고 있었다. 그의 다른 책 <바다의 기별>을 계기로 읽게되었다.

처음 읽은 그의 글은 도발적으로 시작한다. 공감한다. (부언한 글은 김훈의 글이 아니라 나의 허접한 잡담이다.)

아, 밥벌이의 지겨움!!
...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 나는 밥늘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
나는 왜 이것을 이토록 필사적으로 벌어야 하는가.
(그걸 나보고 물어보면 어쩌란 말인가. 책값을 돌려주나. 무슨 답을 구하려고 책을 샀다면 몇 천원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 내가 도둑놈이다. 던진 화두를 받는 것만으로도 돈 값을 충분하리니.)
...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이 글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밥벌이의 지겨움을 알고 있으면서 그의 글에서 무엇을 찾으려는가.)
밥벌이는 밑도 끝도 없다. 그러니 이 글에는 결론이 없어도 좋을 것이다. 나는 근로는 신성하다고 우겨대면서 자꾸만 사람들을 열심히 일하라고 몰아대는 이 근로감독관들의 세계를 증오한다.
(그리 좋으면 니가 해라. 어찌 친구의 장동건 말투가 떠오른다.)
...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 거리로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아무 도리 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또 다시 밥을 넘기고 또 다시 떠 밀려 나가라는 말인가.)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은 '아무 도리 없다'고 맺는다. 맞는 말이지만 허무하고 허전하다. 그냥 푸념하는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을 조롱하는가. '꾸역 꾸역 밥을 벌자'고 외친다. '도리 없다'

김훈은 분노하고 슬퍼한다. 나도 슬퍼하며 분노한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더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덧붙임_
생각의 나무, 2003년 6월 - 초판 1쇄

덧붙임_둘
김훈의 첫번째 리뷰 : 생각 나는 대로 붓가는 대로 : 바다의 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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